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대통령 취임사에서 "한미동맹을 강화하겠다. 필요하다면 곧바로 워싱턴으로 날아가겠다"며 방미 구상을 강조함에 따라, 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이 언제 이뤄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미 대북·경제정책 등 우리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정책들이 틀을 갖춰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입장을 미국의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인식에 따른 것이다.
또 지난 5개월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보내는 가운데 한국이 각종 주요 외교안보 정책에서 소외받는 '코리아 패싱' 논란이 불거지면서, 이를 진정시키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이미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마라라고의 개인 소유 리조트에 초대받아 정상회의를 했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이 이르면 다음달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외교부 당국자는 "한시라도 빨리 미국과 정상회의를 해서 우리나라의 입장을 전달하고 외교전에 나서는 것이 옳다. 미중 정상회의에서의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는 발언이 나왔다는 논란이 일었던 것만 보아도, 우리가 우리 역사와 정책, 방향에 대해 미국에 1:1로 설명하는 기회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무선에서 준비하는 것은 크게 어렵지 않다. 중요한 것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라고 덧붙였다.
현지시간으로 7월 7~8일 독일에서 열리는 G20 회의 계기로 한미 정상회의가 이뤄지는 안도 제기됐지만, 현재 북한문제나 한미 FTA 등 여러가지 사안이 한꺼번에 몰려있는 중대한 상황임을 감안할 때 문 대통령은 단독 정상회담을 추진해 우리의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외교안보 라인 각료 인선이나 대북정책에 대한 충분한 검토 뒤 미국과 정상회담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또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만일 충분한 준비가 안된 채 만날 경우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우리 내부를 먼저 정돈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본다"고 다른 의견을 내놨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도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총리 인선 후 외교안보 라인을 지명하고 국회 청문회를 거친다고 볼 때 사실상 6월에 한미 정상회담을 하기에는 촉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급적 빨리 한미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 좋지만, G20전까지 미국 측과 통화를 수시로 하고 특사도 파견하면서 협의 채널을 강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좀더 준비를 해서 회담을 갖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