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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공약 통신비 진짜 내릴까?…업계는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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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 공약 통신비 진짜 내릴까?…업계는 난색

    기본료 폐지·분리공시제 추진…실현가능성 낮아

    (사진=자료사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면서 그가 공약했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이 실현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통신 기본료 폐지 등을 골자로 한 가계통신비 절감 8대 정책을 내걸었다. 실생활과 직결되는 통신비 문제를 정부가 적극적으로 해결에 나서, 서민들의 가계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이에 통신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 대통령의 통신비 절감 대책이 통신사 수익은 물론 향후 통신 산업 발전을 위한 투자에 발목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 통신 기본료 '1만 1000원' 진짜 없어질까?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 기본료 폐지 ▲ 단말기 가격 분리 공시제 도입 ▲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 ▲ 통신사 통신비 인하 유도 ▲ 데이터 요금 체계 전환 ▲공공와이파이 설치 확대 ▲ 취약계층 위한 무선인터넷 요금제 도입 ▲한·중·일 로밍요금 폐지 등을 공약했다.

    먼저 문 대통령은 가입자 당 매달 1만 1000원에 달하는 통신 기본료를 완전히 없애 "가계 통신비 부담을 덜어주고 기업에 들어가는 비용을 사회 취약계층에 쓰겠다"는 계획이다.

    통신 기본료는 통신망을 깔고 중계기, 기지국 등 각종 통신 설비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을 명목으로 받는 요금인데 "통신망과 관련 설비투자는 이미 끝난 상태"라는 게 문 대통령 공약의 근거다.

    그는 지난 2014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도입 때부터 논란이 계속됐던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도 대폭 손보겠다고도 약속했다.

    우선 33만원으로 정해진 단말기 지원금상한제를 조기 폐지하기로 했다.

    또 단통법 도입 당시 제안됐지만 삼성전자 등 휴대전화 제조사들의 반대로 무산된 단말기 가격 분리 공시제 시행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고객에게 지급되는 단말기 지원금 가운데 제조사 장려금과 통신사 지원금을 별도로 표시해 소비자 차별을 막고 고가 단말기의 거품을 빼 구매 비용을 낮추겠다는 게 기본 골자다.

    또 이통사로부터 주파수 경매 신청을 받을 때 주파수 이용계획서에 통신비 인하 방법도 포함하도록 해 이통사 스스로 통신비를 낮출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공공시설에 공공와이파이 설치를 의무화하는 '국민 인터넷 보장권'도 약속했다. 취약계층을 위한 무선인터넷 요금제 도입 등 소득과 지역에 따른 디지털 격차 해소에도 나선다. 누구나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쓰고 남은 데이터는 이월하거나 가족끼리 공유하는 등 데이터 요금 체계도 다양하게 확대 개편하겠다고도 약속했다. 한·중·일 세 나라 간 로밍요금 폐지도 추진한다는 방침도 마련했다.

    ◇ 기본료 폐지에 통신업계 '난색'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 수도

    이에 통신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공약이 시행되면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통신 기본료 폐지에 대해서는 "망을 설치했다고 해서 월정액 1만 1000원을 기본료 폐지 명목으로 일괄 인하한다면 망을 유지·보수하고 발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통신 시장에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월정액 1만 1000원을 인하하면 통신사들의 수입 감소액은 지난해 기준 7조 9000억원"이라면서 "이는 이통3사의 영업이익 3조 6000억원의 두 배"라고 강조했다. 결국 통신사들이 일제히 적자로 돌아서 기본적인 투자조차 힘들 것이란 주장이다.

    또 이렇게 되면 이통사는 적자를 메우기 위해 마케팅비는 물론 단말 지원금과 유통망 장려금도 대폭 줄여 이 부담이 고스란히 이용자에게 전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객들이 결국 휴대전화를 비싸게 사게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해 5세대(5G) 통신 조기 상용화를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통신사 입장에서는 문 대통령의 통신 공약에 부담과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다.

    단말기 분리 공시제 역시 현실은 문 대통령의 취지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휴대전화 제조사와 이통사의 지원금이 따로 공개되면 오히려 서로 눈치를 보며 지원금을 덜 책정하려 해 소비자들이 단말기를 더 비싸게 구매해 가계통신비가 오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제조사가 출고가를 부풀린 뒤 지원금으로 할인해주는 전략을 펼 가능성도 제기됐다. 예를 들어 제조사가 50원짜리 단말기를 80만원에 출시한 뒤 지원금 명목으로 할인, 판매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료 폐지 등 통신비 인하 공약은 단기적으로는 성과를 거둘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정부는 통신사와 협의 하에 통신비 개념을 새로 산정하고 단위당 통신비 요금 인하를 추진할 수 있는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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