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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에 1호서신 스텔라데이지 "7시간 의혹, 여기도"

정치 일반

    文에 1호서신 스텔라데이지 "7시간 의혹, 여기도"

    - 실종자 가족, 선사 앞 천막농성중
    - 외교부 "수색방법변경"? 사실상 종료상태
    - 사고 접수부터 조치까지 '난맥상'
    - 文에 '수색 지속해달라' 서신보내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허경주(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

     

    문재인 대통령, 대통령이 된 뒤에 받아본 첫 번째 서한은 뜻밖에도 스텔라데이지호 선원 가족들의 것이었습니다. 국민들에게는 이제 이름조차 가물가물한 그 배, 스텔라데이지호. 지난 3월 31일 남대서양에서 침몰했는데요. 한국인 8명, 필리핀인 14명으로 이루어진 22명의 선원은 여전히 실종 상태입니다. 하지만 어제 사실상 수색이 종료됐습니다. 가족들이 일주일째 선사 사무실 앞 인도에서 천막을 치고 있다는데요. 이들이 대통령에게 서한까지 보내게 된 이유, 직접 들어보죠.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선원 가족의 대표세요. 허경주 씨 연결합니다. 허경주 씨, 나와계세요?

    ◆ 허경주> 네.

    ◇ 김현정> 가족 중에 어떤 분이 실종 상태입니까?

    ◆ 허경주> 저한테는 막내동생이고요. 배에서 포지션은 2등 항해사였습니다.

    ◇ 김현정> 지금도 선사 앞에서 천막에 계시는 거예요?



    ◆ 허경주>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솔직히 많은 국민들이 ‘스텔라데이지호 사건’이 뭐였지 그 자체가 가물가물한 분들도 계실 거예요.

    ◆ 허경주> 대부분 많이 모르시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죠. 그래서 대체 서한은 왜 보내셨는지 이것부터 얘기를 좀 해 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어떤 편지입니까?

    ◆ 허경주> 대통령께 부탁을 드리고 싶었어요. 나라에서 좀 수색을 지속해 주시고 국민들이 나라를 믿게 해 달라고 그런 내용을 담았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수색을 지금 중단할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좀 할 수 있도록 정부도 좀 도와주시라 이 말씀이시군요, 한마디로.

    ◆ 허경주> 네, 맞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외교부에서 여기에 대한 반박이 나왔습니다. 뭐냐 하면 장기 수색을 위해서 해당 지점을 통과하는 선박에게 수색 요청하는 어떤 ‘수색 방법’을 바꾼 거지 수색을 종료한 게 절대 아니다. 수색 종료가 아니라는 입장인데요?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낸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들의 편지 (사진=허경주 씨 제공)

     

    ◆ 허경주> 그런데 그게 정말 말이 안 되는게요. 이미 추가로 투입돼 있던 선박들 다 뺐어요. 복귀하라, 항구로. 그런 식으로 명령이 나왔고요. 그 상황에서 지나가는 선박이 있을 때만 둘러보다가 있으면 신고하라 이런 식으로 나오는 건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 사실상의 수색 종료이지. 통항수색을 하니까 현장수색을 안 해도 된다는 건 핑계다,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말장난이라고 보시는 거예요?

    ◆ 허경주> 그렇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스텔라데이지호가 지난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게 지난 3월 31일이죠?

    ◆ 허경주> 네.

    ◇ 김현정> 그러면 오늘로 실종된 지가 42일째. 들으시는 분 중에 참 안타깝지만 희망을 갖기에는 너무 오래된 거 아니냐. 가족들 마음은 이해해도 이제는 좀 놓을 때가 아니냐 이런 분들 계실 것 같거든요.

    ◆ 허경주> 물론 사람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이 한계가 있죠. 그런데 배에 실려 있었던 구명뗏목 한 척이 아직 발견이 안 됐습니다. 그 뗏목 속에는 이런저런 낚시도구 같은 생존을 위한 도구들이 구비돼 있었어요. 현지에는 계속 비가 왔고 2-3일마다 충분하게 비가 내렸거든요. 비가 계속 왔고 그리고 일반인이 아니라 훈련받은 선원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구명벌에 타고 있다면 충분히 생존할 수 있다고 저희는 믿는 거죠.

    ◇ 김현정> 그런데 아마 42일간 최선을 다해서 선사나 정부나 수색을 했다면 아마도 수색종료한다고 할 때 가족들이 수긍을 하셨을 거예요.

    ◆ 허경주>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이렇게까지 분노하고 서한까지 보내시는 이유는 그동안 뭔가가 좀 안 됐던 모양이죠?

    ◆ 허경주> 조금 안 된 게 아니라 거의 안 됐었습니다. 처음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 어떤 종류의 사고든지간에 구조 골든타임이라는 게 있잖아요. 초동대처가 중요하다는 건 다들 아실 거예요. 그런데 선사는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는데 12시간이나 늦게 신고를 했습니다.

    ◇ 김현정> 알고 나서도, 인지하고 나서도?

    ◆ 허경주> 네. ‘3월 30일 밤 23시 20분에 최초로 배가 침몰하고 있다’라는, 침수되고 있다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받고 인지를 했고요. 그로부터 12시간이 딱 지나고 나서 다음 날 오전 11시가 넘어서야 정부에 최초 신고를 했어요.

    ◇ 김현정> 왜 그랬다고 해요?

    ◆ 허경주> 이유가 없습니다. 미처 생각을 못 했대요. 정부에다 신고해야 되는 걸 생각 못했다고 합니다.

    ◇ 김현정> 일단 거기서부터 늦었고. 그 다음에요?

    ◆ 허경주> 그리고 정부에다 신고한 뒤에 최초에 해경에서 신고를 접수하고 해수부를 통해서 외교부에서 그날 오후 1시 정도에 대책반이 만들어지고 나서 그날 저녁 7시에 저희 가족이 외교부로 찾아가서 물어봤어요. 뭐 하고 있냐고. ‘지금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그랬더니 거기서 나온 답이 ‘침몰한 선박을 찾고 있다’고 그랬어요. 그럼 지금까지 7시간 동안 도대체 뭘 했느냐. 어이없게도 대통령 권한대행한테 보고할 문서를 만들었다. 그리고 언론에 뿌릴 보도자료를 만들었다. 7시간 동안. 그냥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거예요. 저희가 그때 물어봤어요. 아니, 그러면 그 배에 구명정이 몇 척이 있냐. 몇 인승이냐. 그 안에는 식수나 식량이 얼마나 들어 있냐. 모르는 겁니다. 그걸 파악을 안 하고 있었던 거예요.

    ◇ 김현정> 그 후로는?

    ◆ 허경주> 그 후로도 비슷합니다. 사건 발생 후 22시간이 지나서야 우루과이 쪽에다가 침몰한 선박이 아니라 ‘구명정을 찾으라’ 지시가 내려갔고요. 그 후에도 사건 발생 4일 후부터 저희가 계속 요청을 했던 게 인공위성으로 수색지역을 찍어 달라. 그런데 안 찍었어요.

    ◇ 김현정> 아니, 인공위성이 지금 있잖아요. 있는 거 가지고 찍어달라고 하는 건데 그게 왜 안 됐죠?

    ◆ 허경주> 그러니까요. 찍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저희한테는 말을 안 해 줬었는데 저희가 4월 21일 정도 됐을 때 인공위성으로 찍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그래서 정부에 물어봤죠. 왜 안 찍었냐. 그랬더니 외교부 담당 국장의 말이 가관이었죠.

    ◇ 김현정> 뭐라고요?

    ◆ 허경주> 생각을 못했답니다, 거기까지는 미처.

    ◇ 김현정>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했다?

    ◆ 허경주> 그런데 더 웃겼던 건 본인이 자랑스럽게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뭐라고요?

    ◆ 허경주> 본인이 페루에 영사로 있었을 때 페루 고산지대에서 조난사고가 있었대요. 그때 페루 정부의 요청으로 우리나라 위성이 페루 산악지대를 찍어줬고 그 덕분에 구조가 잘 이루어져서 페루 정부로부터 정말 많은 감사를 받았다고 해요.

    ◇ 김현정> 그 경험이 있는 분이 왜 이번에 생각을 못하셨을까?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되는 스텔라데이지호 (자료사진)

     

    ◆ 허경주> 그러니까요. 왜 그러면 안 했냐고 그랬더니 육지는 찍었는데 바다는 찍을 걸 생각을 못 했답니다. 제가 그래서 물었어요. 아니, 보통 개인이 그렇게 놓치는 곳이 있을 수 있으니 그럴 때 어떤 타임에 무엇을 해야 될지 정확하게 규정돼 있는 것이 매뉴얼 아니냐. ‘위기대응 매뉴얼 없냐’ 제가 물었더니 외교부에서 ‘선박사고에 관한 건 아마 해경에 있을 겁니다’ 이랬고요. 바로 옆에 계시던 해경분한테 물어봤죠. 그분은 ‘이거는 해수부에서 관리하는 사항입니다’라고 하고요. 해수부에 다시 물어봤죠. ‘이거는 해외에서 일어난 사고이기 때문에 외교부의 매뉴얼이 있어야’ 한답니다.

    ◇ 김현정> 도대체 어디 있는 거예요, 그 매뉴얼이라는 건.

    ◆ 허경주> 없어요.

    ◇ 김현정> 어떻게 없습니까? 이게 처음 일어나는 사고가 아닐 텐데.

    ◆ 허경주> 그러니까 저희가 답답한 겁니다.

    ◇ 김현정> 그러면 그동안 한 달여 기간 동안 계속 그런 식으로 그냥 우왕좌왕하면서 지나간 거예요?

    ◆ 허경주> 네, 우왕좌왕만 했고요. 정부에서 먼저 이런 장비를 투입해 보겠다 혹은 이렇게 수색을 해보겠다라고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고요. 저희들이 먼저 인공위성 투입이 가능하다는데 찍어주세요. 또는 심해수색장비로 가능하다는데 혹시 그 위치에 구명벌이 빠져나오지 못하고 배에 걸려서 침몰 같이 한 거 아닌지 확인 좀 해 주세요.

    혹은 국가 소유의 선박이 그 근처에 있는 걸 나중에 알게 됐어요, 4월 28일에서야 좀 수색을 해 달라. 그랬더니 이거는 구조용이 아니고 연구목적 선박이라 어렵다. 그런데 저희가 또 찾아냈어요. 그 배가 구조 역할을 했던 적이 있었던 걸. 신문기사 통해 찾아냈어요. 저희가 얘기를 했죠. 아니, 예전에 러시아 선박 구조한 적이 있지 않냐. 며칠 뒤에 한국 어선이 침몰을 또 한 일이 있어서 그때도 찾아가서 구조 다해 주고 며칠 동안 연구 일정 다 미뤄줘 가면서 기다려주고 다 했더라고요. 저희한테는 안 해 줘요.

    ◇ 김현정> 아니, 그러면... 저는 지금 들으면서 일부러 안 해 줄 이유는 없잖아요. 다른 나라 것도 해 주는데. 도대체 왜라고 생각하세요, 왜?

    ◆ 허경주> 저희는 알 수가 없죠. 설명을 안 해 주고 그저 연구 일정이 잡혀 있어서 불가능하다라고만 해요. 그 연구 일정은 5월에 있는 게 아니고 6월에 있는 겁니다.

    ◇ 김현정> 혹시, 혹시 수가 적다 보니까 국민적인 관심도 떨어지다 보니까 목소리가 힘이 없다 보니까 이게 좀 밀리고 있는 것 아닌가. 아쉬운 생각도 드시는 거예요?

    ◆ 허경주> 그럼요. 그 정도만 아쉬운 게 아니라 대선 정국이기 때문에도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못 받았고요. 그리고 세월호가 인양되던 날 스텔라데이지호가 침몰됐습니다. 그래서 인터넷 기사 메인으로 계속 올라오고 있는데 저희는 당장 살아 있는 선원들이 바다에 빠진 지 하루, 이틀, 삼일 지났는데 전혀 묻혀버리더라고요. 지금도 어머님들이 이런 말씀들을 하세요. 수색이 여기서 종료돼버리면 나중에 나중에 우연하게 구명벌을 찾았는데 그 안에 선원들이 타고 있었고 이 사람들이 구조를 기다리다가 너무 오래 지나가서 돌아오지 못하는 상태로 발견되면 어떻게 하냐고. 그런 걱정을 제일 많이 하시거든요. 그래서 저희가 계속 수색을 조금만 더 해 달라고 하는 건데 선사도 안 해 주지만 정부에서 나 몰라라 하고요. 정부가 개입할 일이 아니고 민간의 일은 민간이 알아서 해야 된다라고 하면서 그냥 버려요. 그게 제일 서운하고 서럽고 그래요.

    ◇ 김현정> 참 야속한 말인지 모르겠습니다마는, 누님. 어떤 분들은 그러세요. 아니, 어떻게 나라가 모든 사고 하나 하나를 한도 끝도 없이 책임을 지냐. 가족으로서는 좀 안타까워도 이제는 좀 포기하셔야 되는 거 아니냐.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 이렇게 묻는다면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 허경주> 정부가 모든 책임을 다 지라고 요청한 적이 저희가 없었어요. 일단 선사가 기본적인 책임을 져야 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책임이 선사에 있는 건 맞습니다. 그런데 선사가 그 책임을 다하지 않을 때는 그럴 때 국가가 나서주는 것이 국가의 존재 이유잖아요.

    ◇ 김현정> 물론이죠.

    ◆ 허경주> 그런데 선사가 제대로 수색을 하지 않고 혹은 가족들에게 도리어 폭언을 하거나 아니면 연락이 두절돼서 수색을 아예 안 한다거나 정말 말도 안 되는 일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그런 선사를 관리 감독이라도 해 달라고 저희가 부탁을 한 거거든요. 그런데 그것조차 안 해 줬었고.

    ◇ 김현정> 그것조차.

    ◆ 허경주>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안 하고 있는 거거든요, 지금.

    ◇ 김현정> 알겠습니다. 문재인 새 대통령에게 보내는 첫 번째 서한의 주인공이 될 거라고 상상도 못하셨죠?

    ◆ 허경주> 이런 일을 겪을 거라는 상상 자체를 안 하고 살았죠.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힘내시고요. 누님. 끝까지 관심 가지고 지켜보겠습니다.

    ◆ 허경주>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지난 3월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에서 실종된 선원 가족 허경주 씨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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