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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화 "기회 기다려본 적 있는 사람으로서 은호원에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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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선화 "기회 기다려본 적 있는 사람으로서 은호원에 공감"

    [노컷 인터뷰] '자체발광 오피스' 하지나 역 배우 한선화 ①

    MBC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에서 하지나 역을 맡은 배우 한선화 (사진=화이브라더스 제공)

     

    한선화는 2006년 SBS '슈퍼스타 서바이벌'로 데뷔, 2009년 걸그룹 시크릿으로 가수 활동을 시작해 '매직', '마돈나', '샤이보이', '별빛달빛' 등 많은 히트곡을 남겼다. 특유의 센스로 '청춘불패', '우리 결혼했어요' 등 예능에서도 활약했던 그는, 지난해 시크릿을 탈퇴했다.

    2013년 KBS2 월화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으로 발을 딛은 '연기'에 전념하기 위해서였다. 한선화는 SBS '신의 선물'(2014), tvN '연애 말고 결혼'(2014), MBC 주말드라마 '장미빛 연인들'(2015) 등 꾸준히 드라마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왔지만, 예고도 없이 찾아온 공백기는 2년이나 지속됐다. 올해 초 MBC 단막극 '빙구'를 통해 기지개를 켠 한선화는 MBC 수목드라마 '자체발광 오피스'에서 점차 당당한 커리어우먼으로 성장하는 하지나 역을 맡아 호연을 펼쳤다.

    12일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 CBS 사옥에서 '배우' 한선화를 만났다. 지난 4일 종영한 '자체발광 오피스'뿐 아니라 연기에 임하는 자세와 앞으로의 계획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 '이름'부터 마음에 들었던 '하지나'

    한선화는 '자체발광 오피스'에서 가구회사 하우라인의 마케팅팀 대리 하지나 역을 맡았다. 초반에는 사무실에서 화장 고치는 것이 일상이고, 잔머리로 최대한 일을 거저먹으려고 하는 얄미운 캐릭터로 그려졌다.

    첫 방송에서 가난한 고시생 남자친구 도기택(이동휘 분)에게 쏘아붙인 "선물 사줄 때마다 12개월 할부 끊는 것도 지겹고 여름이면 열무국수 겨울이면 우동 아니면 김밥 그것도 신물나! 아직 취업도 못하고 근근이 알바로 그것도 희망없는 오빠 인생에 내 인생까지 걸어야 돼?"라는 대사는, 하지나의 캐릭터와 오랜 연인의 상황 두 가지를 잘 보여줬다.

    하지나 캐릭터를 하게 된 이유를 묻자 한선화는 "이름이 좋았다"고 답했다. "하지나라는 이름 석 자에 캐릭터가 잘 녹아있다고 봤다. 보자마자 이름이 좋았다"는 설명이다.

    지상파에서 첫 주연을 맡았던 '장미빛 연인들'에서의 인연도 하지나와의 만남을 도왔다. 한선화는 "('자체발광 오피스'가) 장미빛 연인들 1팀 감독님의 입봉작(첫 메인 연출작)이었다. 제게 한 번 더 기회를 주셨던 덕분에 이런 좋은 역할을 맡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철없고 사치를 좋아하는 캐릭터로만 비쳐졌던 하지나는 극이 전개되면서 조금씩 달라지는 인물이다. 툭하면 "여자가~" 레퍼토리를 쏟아내며 회사 정치질에 능한 이용재(오대환 분)에게 '사이다'를 날리기도 하고, 30대 미혼 여성 직장인이 겪는 애환을 보여주기도 하며 보다 '인간적인' 캐릭터로 다가온다.

    하지나의 이런 '성장'이 인상적이었다고 하자, 이내 "작가님이 잘 써 주셨다"는 겸손한 답이 돌아왔다. 오히려 한선화는 본인의 등장씬이 그리 많지 않아 혹시 하지나의 감정 변화가 시청자들에게 오롯이 전달되지 못할까봐 우려했다고.

    "매 순간 감정이 변했던 것은 맞다. 그러나 하지나는 (드라마에서) 많은 장면이 나온 캐릭터는 아니었다. 띄엄띄엄 나왔기 때문에 조심스러웠다. (제가) '어떤 감정이 생겼다'는 것을 분명히 표현해야 오해 없이 전달할 수 있겠더라. 극 후반에는 하지나 주변 환경이 초반과 달라지지 않았나. 현장에서는 감독님과 상의를 많이 했고 도움을 많이 받았다."

    '자체발광 오피스'는 연출, 작가가 모두 여성이었고 주인공 은호원을 비롯해 극중에도 다양한 여성 캐릭터가 나오는 드라마였다. 제작발표회 당시 정지인 PD는 '여성 계약직을 주인공으로 해 특히 여성 직장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성이 좀 더 많은 현장의 분위기는 뭔가 달랐을까.

    한선화는 "특별히 다른 점은 사실 없다. (현장은) 힘든 것도 행복한 것도 비슷비슷하다"면서도 "'빙구'와 이번 작품에서 여자 감독님과 해 봤는데 편한 건 있다"고 말했다. 또, "예를 들어 모니터하다가 머리카락 한 올이 삐져나와 있는 것까지 잘 체크하셔서 그런 부분이 감사하기도 했고, 같은 여자로서 공감갈 수 있는 감정들을 공유하면서 연기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 처음부터 헤어지며 시작했던 이동휘와의 로맨스

    극 초반, 자신이 일하는 하우라인에 입사 면접을 보러 온 것조차 싫어했던 하지나는 순정남 도기택의 진심을 받아들여 사내 커플이 된다. (사진='자체발광 오피스' 캡처)

     

    하지나는 극 초반부터 러브라인이 설정돼 있었다. 고시공부에만 매달리느라 구제 불가능한 '최저 스펙'과 '적지 않은 나이'만을 가진 도기택(이동휘)이 그 상대였다. 도기택은 얄궂은 인연으로 하필 하지나가 상사로 있는 하우라인에 계약직 신입으로 입사한다.

    하지나는 오랜 고시 준비에도 나아질 조짐이 보이지 않는 가난한 남자친구에게 다소 매몰찬 이별을 전했지만, 이별하는 순간까지도 감기 걸릴까봐 자신에게 목도리를 챙겨주는 '순정남' 도기택의 진심을 서서히 받아들이게 된다. 나중에는 사무실 사람들에게 먼저 도기택이 자신의 애인이라고 밝힐 정도로 그를 자랑스러워 한다.

    한선화는 여러 배우들의 도움으로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면서도 그 중에서 이동휘를 첫 손에 꼽았다. 그는 "다 좋았지만 동휘 선배님하고 가장 많은 씬을 찍어서인지 얘기를 제일 많이 했다. 제일 많이 챙겨주셨다. 그런 부분이 큰 도움이 됐다"고 부연했다.

    한선화는 방송 초반부터 '헤어지고 시작하는 연인'을 표현하는 것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첫 회부터 (두 사람의) 첫 장면이 헤어지는 장면이었다. 서로의 관계가 쌓인 다음에 헤어지면 시청자들 입장에선 이해하기 쉬울 텐데 저희는 초반부터 헤어지니까. 3년이나 사귀었던 설정이라 (시청자들이 모르는) 과거가 이미 있는 상태였다. 그래서 그 씬을 찍을 때 고민을 많이 했다."

    길어야 6개월도 남지 않은 '시한부'의 주인공이 은호원이 아닌 도기택이라는 사실이 밝혀진 결말에 대해서는 어떻게 볼까.

    한선화는 "결말 마지막 씬이 되게 슬퍼서 보시는 분들이 되게 슬프게만 생각하시는데, 찍을 당시에 감독님, 작가님이 해피엔딩으로 찍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셔서 동휘오빠랑 저랑은 해피엔딩으로 생각하고 찍었다"고 말했다.

    ◇ "저도 기회를 기다려 본 적 있는 사람… 은호원에 공감"

    (사진=화이브라더스 제공)

     

    '자체발광 오피스'는 직장생활을 중심으로 한 타 드라마에 비해 눈물겨운 구직생활을 섬세하게 그린 작품이다. 학자금 대출을 갚고 생활비를 버느라 쉴 새 없이 아르바이트를 해 이렇다 할 스펙을 쌓지 못한 은호원은, 어마어마한 취업난이 만들어 낸 평범한 '청춘'의 모습이었다. 그래서인지 취업준비생이나 직장인들의 마음을 울리는 대사가 유난히 많았다.

    기억에 남는 대사를 물으니 한선화는 "어떤 대사 하나가 딱 생각나기보다는 장면들이 지나간다"며 "저는 하지나를 연기했지만 은호원을 보면서도 되게 공감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청춘이지 않나. 제가 직장생활이나 취업준비를 해 보진 않았지만, 저 또한 어떤 기회를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으로서 공통의 경험을 공유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은호원이 (자신의 처지에 대해) 독백하는 장면에 공감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다층적인 면을 지닌 캐릭터, 러브라인, 공감 가는 상황과 설정 모두를 갖추고 있었던 '자체발광 오피스'는 한선화에게도 뜻깊은 드라마였다.

    그는 "이번 드라마는 너무 행복했다. '아, 내가 이렇게 밝게 촬영장을 갈 수 있구나' 하는 걸 느꼈다.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유쾌한 감독님과 출연진 덕에. 학교 다니듯이 즐겁게 다녔다. 빨리 촬영장에 가서 감독님과 배우들을 보고 싶었다.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돼서 다행이었고 감사했다"고 전했다.

    (노컷 인터뷰 ② 한선화 "자존감 떨어졌을 때 '과거의 나'를 보며 힘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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