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혼모도 아이 잘 키울 수 있는 사회 만들자
- 공식 통계 2만 4천여 명…실제로는 훨씬 많을 것
- 미혼 임신은 부도덕? 성적으로 문란? 인식 바뀌어야
- 저출산 시대…해외입양보다 누구든 자기 아이 잘 키울 수 있도록 지원 필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7년 5월 12일 (금) 오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최형숙 대표 (미혼모협회 人트리)
◇ 정관용> 5월 11일은 보건복지부가 정한 입양의 날이었습니다. 해외 입양이 워낙 많기 때문에 국내 입양을 활성화하자, 이런 취지로 만든 날이에요. 그런데 이 입양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똑같은 5월 11일을 ‘싱글맘의 날’로 정해서 미혼모들이 모여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날이 있다는 것 아마 여러분 모르셨겠죠. 바로 그런 미혼모들의 이야기 오늘 한번 들어보기 위해서 ‘변화된 미래를 만드는 미혼모협회 인트리’의 최형숙 대표를 스튜디오에 초대했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최형숙> 안녕하세요.
◇ 정관용> 입양의 날을 정하니까 일종의 ‘맞상대’를 하기 위해서 이날을 싱글맘의 날로 하자, 이렇게 한 게 맞죠?
◆ 최형숙> 네, 취지는 그렇게 시작된 게 맞죠.
◇ 정관용> 그러니까 미혼모들의 자녀들이 대부분 입양이 되니까. 그렇죠?
◆ 최형숙> 90% 이상이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입양 보내지 말고 그냥 미혼모도 다 아이 키우고 살도록 하자, 이런 취지인 거죠?
◆ 최형숙> 그동안에 우리 사회는, 60년대부터 입양을 가기 시작했는데요. 입양절차라는 게 공정하게 진행된 건 아니었어요. 아이를 고아로 만든다든가, 부모가 있는 아이를..
그런 식으로 보냈기 때문에 입양을 반대하기보다는 일단 우선적으로는 원가족 보호를 해야 된다, 친부모가 아이를 키울 수 있게 해야 하고 그리고 나서도 보호가 안 되면 국가에서 모든 지원을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에 보호가 필요한 아동이 생긴다면 입양도 나쁜 건 아니죠. 그런 절차들이 좀 더 아이에 맞춰서 또 엄마들에게 평등하게 그렇게 만들어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최우선적으로는 미혼모도 그냥 직접 아이를 키우도록 하자.
◆ 최형숙> 네, 맞습니다.
◇ 정관용> 변화된 미래를 만드는 미혼모협회 인트리. 인트리가 무슨 뜻이에요?
◆ 최형숙> 인트리는 사람 인(人)자에 나무 트리(tree)를 쓰고 있습니다. '인트리'라는 이름은 미혼모 당사자분들이 지으셨고요. "한 사람이 한 아이를 큰 나무로 성장시키고 또 미혼 엄마들도 아이로 인해서 큰 나무로 성장하자"라는 뜻으로 만든 이름입니다.
◇ 정관용> 전국에 이런 미혼모 당사자들의 모임이 또 있어요?
◆ 최형숙> 네, 3개가 있는데요. 저희가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고요. 그리고 서울에 있는 한국미혼모가족협회가 있고 그다음에 대구에도 미혼모가족협회가 있습니다. 전체 3개가 있습니다.
◇ 정관용> 최형숙 대표도 미혼모이신 거죠?
◆ 최형숙> 네, 저는 미혼모로 아이를 쭉 키우다가 2년 전에 결혼을 했습니다.
◇ 정관용> 지금 아이는 몇 살이에요?
◆ 최형숙> 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13살.
◇ 정관용> 그러면 그러니까 2년 전까지 아이는 혼자서 계속 키우셨던 거네요.
◆ 최형숙> 맞습니다.
◇ 정관용> 많이 힘드셨죠? 어떤 점이 제일 힘들어요?
◆ 최형숙> 힘들었죠. 제가 2005년도에 아이를 낳았거든요. 그런데 그때는 정부 지원이 0원이었어요. 하나도 없는 상황이고 그리고 또 저는 나이가 있어서 아이를 임신을 했는데 그러면 조금 벌어놓은 돈은 있었거든요. 그런데 아이를 양육하다 보니까 그 돈은 하루아침에 정말 1년 사이에 많은 돈이 나가더라고요. 그래서 경제적인 것도 굉장히 힘들었고 일단은 제가 모든 걸 책임져야 하니까.
그리고 사회의 편견, 저를 바라보는 '미혼모'라는 것. 그런데 사실은 저 같은 경우는 저한테 그런 편견은 참을 수 있겠다,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도 똑같은. 저 아이는 미혼모의 아이다..
사실 제가 결혼하기 전에, 아이가 초등학교 들어갔을 때예요. 그때도 저희 아이가 학교에서 제가 활동을 하다 보니까 미혼모인 게, 영화도 찍고 이러다 보니까 소문이 났는데 아이들한테 “너희 엄마 미혼모냐”라는 그런 초등학교 1학년 때 많은 얘기를 들어서 아이가 정신과 치료도 받고 그런 일도 있었고요.
아직까지도 미혼모에 대한 편견도 심하고 또 한부모에 대한 편견도 심하고 사회가 그렇더라고요. 그래서 경제적인 것 못지않게 사회의 편견이 엄마들에게 굉장히 많은 스트레스를 주고 있는 것 같아요.
◇ 정관용> 어쩌다가 또 이 단체의 대표를 맡게 되셨어요, 그러면?
◆ 최형숙> 인트리는 2013년도에 만들었습니다. 미혼모 당사자들이 교육을 받는 모임이 좀 있었고요. 거기 교육을 받으시는 엄마들이 여성학 강좌를 듣다가 이렇게 좋은 교육은 지금 이제 막 미혼모가 되시는 분들에게도 좋겠다..
그래서 우리가 교육을 통해서 엄마들이 자기의 삶도 좀 질을 높일 수 있고 또 자기 스스로 할 수 있게끔 그런 교육을 할 수 있는 모임을 좀 만들어보자라고 시작한 게 지금 4년차까지 왔고요. 이제는 조금 회원들도 늘었고 또 여기에 같은 취지로 이렇게 활동하시는 미혼모 당사자분들도 꽤 많이 늘었습니다.
◇ 정관용> 아까 2005년에 아이를 낳았다고 하셨는데 그때는 정부 지원이 0원이었다고 하셨잖아요. 지금은 그래도 지원이 있어요?
◆ 최형숙> 지금은 그때보다는 좀 나아졌죠. 예를 들면 아동양육비를 준다든가.
◇ 정관용> 미혼모라 하더라도?
◆ 최형숙> 네.
◇ 정관용> 부부가 다 같이 있는 그런 가정과 똑같이 양육비를 줍니까?
◆ 최형숙> 아닙니다. 미혼모는 별도로 한부모 가정 지원법에서 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데요, 아동 양육비를. 그러니까 최저생계비 130% 이하이면 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데 그게 12만 원이에요, 한 달에. 그리고 청소년 미혼모는 거기에다 5만 원을 더 줍니다. 24세 미만의 미혼모들에게는 17만 원을 주고 있고요.
그 외에도 임산부는 누구나 다 받을 수 있는 고운맘카드들이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혼모들은 열악환 환경에 있는 거거든요. 사각지대에 놓이신 분들도 굉장히 많고. 그래서 지원체계는 아직은 많이 미비한 상황입니다.
◇ 정관용> 직장을 다니다가 결혼을 안 했는데 임신을 했어요. 출산을 하게 되면 출산휴가 주나요?
◆ 최형숙> 법적으로는 주게 되어 있죠. 그런데. . .
◇ 정관용> 육아휴직도 되나요?
◆ 최형숙> 네, 법적으로는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육아휴직을 받거나 출산휴가를 쓰시는 분들이 100명 중에 2명?
◇ 정관용> 왜 그럴까요?
◆ 최형숙> 아무래도 인식 때문에 그럴 수도 있죠. 보통 그냥 결혼하고 임신하시는 분들도 회사에서는 눈치를 많이 보게 되잖아요. 그런데 임신을 한 경우, 미혼으로 임신한 경우는 부도덕하다. 그냥 그런 인식들이 있어요. 성적으로 문란하다, 이런 생각이 있고 그리고 부도덕한 여성으로 낙인이 찍히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출산휴가는 받을 수도 없을 뿐더러 본인이 신청하는 것도 회사 내에서는 잘 안 되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만난 분들 중에서는 육아휴직을 받으신 분을 딱 한 분을 봤어요. 그분은 사별을 하셨다고. 결혼을 앞두고 사별하셨다라고 하고 은행 다니시는 분이셨는데.
◇ 정관용> 거짓말을 하고?
◆ 최형숙> 거짓말을 하고 육아휴직을 쓰시고 복귀는 하셨어요. 제가 만난 분들 중에서는 복직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 정관용> 최형숙 대표는 그때 아기 낳을 때 직장생활 안 하고 계셨어요?
◆ 최형숙> 저는 7개월까지 일을 했고요. 그리고 아이 낳고 돌 전까지는 다시 직장으로 복귀는 하지 않았고요. 돌 이후로는 다시 일을 시작했는데.
◇ 정관용> 그러니까 7개월 때까지 직장 다니시다가 그만두신 거죠?
◆ 최형숙> 그만둔 거죠.
◇ 정관용> 출산휴가 신청을 못 하신 거고?
◆ 최형숙> 네.
◇ 정관용> 그렇게 되는군요.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했다, 그럼 바로 그냥 회사를 그만두는 게 대부분이다?
◆ 최형숙> 그렇죠. 거의 대부분이고 많이 눈치들을 보시더라고요. 볼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래서 어떤 분이 본인은 미혼으로 임신을 했는데 말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다른 분은 결혼을 하신 분이 임신을 하셨대요. 그런데 나중에 본인도 얘기를 하셨어요. 나도 임신을 했다라고 하니까 그분은 다 챙기는 거예요, 결혼하신 분은. 힘들지? 하면서..
◇ 정관용> 같은 직장에서.
◆ 최형숙> 힘들지, 오늘 좀 일찍 퇴근해 그러는데 이분은 그런 배려가 전혀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스스로 그만두셨다고 얘기를 하셨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그러면 양육비를 지원해 줄 남편도 없고.
◆ 최형숙> 그렇죠. 결혼을 하지 않았으니까.
◇ 정관용> 본인도 직장을 그만두고.
◆ 최형숙> 네.
◇ 정관용> 그러면 수입도 없이 아이를 키우고.
◆ 최형숙> 맞습니다.
◇ 정관용> 절망적이군요.
◆ 최형숙> 네. 그게 현실입니다, 지금은.
◇ 정관용> 이 모임에 오시는 분들이 제일 많이 하소연 하는 게 그런 건가요?
최형숙 대표 (사진=시사자키팀)
◆ 최형숙> 네, 일단은 경제적인 부분이 가장 크시고요. 그리고 이제 아무래도 청소년 미혼모인 경우는 더 크겠죠. 왜냐하면 청소년 미혼모들은 취업이 안 돼요. 미성년자는 부모 동의가 있어야만 취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경제적인 부분을 가장 많이 호소하시고 그다음에 아이가 좀 큰 분들은 조금 달라지는 거죠. 아이들이 차별받는 거. 그리고 경력단절 여성이 될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다시 일을 시작하기가 힘드시잖아요. 요즘같이 이 사회가 취업하기 너무 힘든 사회에서는. 그래서 일자리 부분도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시고.
◇ 정관용> 그렇게 힘들다 보니까 직접 키울 생각을 못하고 입양을 생각하시게 되는 거 아닌가요?
◆ 최형숙> 그렇죠. 일단은 본인이 미혼모가 되고 나면 이제 현실을 바로 보면서 우리 사회의 미혼모가 어떤가를 이제 찾아보는 거죠. 저도 그런 상황이었고. 그런데 너무 힘들더라고요.
일단은 내가 임신을 했는데 내가 미혼모가 됐구나.. 인터넷이 제게 알려줬거든요. 저는 남자친구 없이 임신을 했다 그러면 미혼모라는 단어가 떠요. 그런데 그 미혼모에 대한 편견은 그냥 내가 미혼모 되기 전에도 일단 있었을 수 있잖아요, 본인도. 내가 될지 몰랐으니까.
그런데 편견은 일단은 미혼모가 되면 아, 미혼모는 우리 사회에서 이렇다라는 게 느껴져요. 그래서 내가 아빠 없는 애를 어떻게 키우지. 그리고 그렇게 얘기를 해요. 아빠 없이 크는 아이는 불행하다라고 얘기를 하고 또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미혼모는 부도덕하다라든가 그리고 또 연령이 어리면 이렇게 학교에서 문제아라든가 이렇게 생각을 하니까 그러니까 그게 힘든 거죠. 양육을 선택하기까지는.
◇ 정관용> 혹시 최형숙 대표도 아기 어렸을 때 입양 보낼까, 이런 생각 하셨어요?
◆ 최형숙> 네, 저는 34살에 임신을 했거든요. 그러면 어린 나이는 아니잖아요. 굉장히 좀. 제가 임신했을 때 병원 가니까 노산이라고 얘기를 했으니까.
지금 13년이 됐는데, 저도 다 고민을 했습니다. 미혼모 하면 짝꿍처럼 따라오는 게 있어요. 낙태, 입양. 이게 짝꿍처럼 따라오거든요.
◇ 정관용> 베이비박스.
◆ 최형숙> 베이비박스. 그게 따라오는데 저도 똑같이 낙태도 고민을 했었고요. 그리고 입양도 고민을 했습니다. 저는 사실 입양기관에 아이를 맡겼다가 다시 찾아왔어요. 그러니까 아직까지도. . .
◇ 정관용> 얼마 만에요?
◆ 최형숙> 저는 맡기고 그다음 날 찾아오겠다고 했는데 입양기관에서 절차상의 문제, 어떤 문제로 2주 정도 걸렸어요. 그래서 아직까지 13살이 됐는데도 그때의 2주가 가장 아이한테 미안한 마음이 들어요.
◇ 정관용> 가슴이 찢어지셨겠네요.
◆ 최형숙> 네, 아이 생일날 가장 저한테는 힘든 날이더라고요.
◇ 정관용> 프랑스나 이런 나라는 결혼하지 않고 동거 상태에서 아이를 낳거나 아니면 미혼으로 혼자 아이를 낳거나 다 똑같이 대접한다면서요? 그러면서 출산율이 올라갔잖아요.
◆ 최형숙> 네, 네, 그렇죠.
◇ 정관용> 우리도 그렇게 가야 되는 거 아니에요, 이제?
◆ 최형숙> 저희가 바라는 게 그런 겁니다. 이제는 아동수당이 문제가 아니라 기본소득이 논의가 되고 있잖아요. 그래서 사실은 아이를 국가에서 키워줘야 되는 게 맞는 게 지금 저출산, 저출산이라는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서 수십 조씩 계속 국가에서는 거기다가 대책을 세우느라고 돈을 쓰고 있지만 출산율이 제가 알기로는 100만에서 40만으로 떨어졌다고 들었습니다. 올해 40만으로 떨어졌다고 들었거든요.
그럼 그런 대책들은 효과가 없는 거잖아요. 그럼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되겠죠. 아이는 국가에서 키워야 되는 게 맞습니다. 왜냐하면 아이가 앞으로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일꾼들인 거잖아요.
◇ 정관용> 물론이죠. 물론이죠.
◆ 최형숙> 이걸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지금 OECD에, 국가의 경제소득이 얼마에, 이렇게 얘기하고 있지만 매년 1000명 가까이 해외로 입양 가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800명 가까운 아이들이 나갔고요. 이거는 굉장히 창피한 일이거든요. 그 아이들을 이렇게 경제적으로 부유한 나라라고 하는 우리나라가 1년에 1000명 가까운 아이를 해외로 보낸다는 건 우리 나라에서도 부끄럽게 생각해야 되고요. 그 아이들을 우리가 지켜야 되는 거거든요.
◇ 정관용> 아주 극히 일각에서, 일부입니다마는 미혼모를 지원하는 정책, 이거는 가족제도를 위험에 빠뜨린다, 이런 식의 시각도 있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최형숙> 이제는 너무 다양한 가족들이 있고요. 이제는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혼율도 제가 알기로는 40%를 육박한다고 들었거든요. 이제는 이 가정이 정상이다, 이런 가정 비정상이다 라고 논할 수 없을 것 같고요.
미혼모. 저희는 미혼부도 있습니다마는. 홀로 아이를 키우는 가정은 미완성인 가족이다라는 이런 사고는 이제 버려져야 하고요. 그런 게 시작이 되어야만 출산율도 극복이 될 거고. 그리고 이제는 여성들이 아이를 안 낳으려고 하잖아요. 그러면 근본적으로는 결혼을 했든 안 했든 그냥 여성이 아이를 안전하게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사회. 그런 사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결혼 여부와 전혀 상관없이.
◇ 정관용> 제도적으로 미혼모가 자기 아이를 양육할 때 제일 절실히 필요한 것들이 뭐뭐입니까?
◆ 최형숙> 일단 사회적 편견. 이런 걸 제외하고 현실적인 건 경제적인 부분이 가장 큰데요. 청소년 미혼모를 우선 예를 들면 제가 여기 오기 전에도 17살 미혼모를 만나고 왔는데 아이가 이제 3개월된 엄마였어요. 본인이 키우려는 의지도 강하고. 그런데 미성년자이다 보니까 국가에서 기초생활 수급이나 이런 부분을 신청을 하게 되면 부양의무제에서 걸리는 거예요.
그러면 부모님 도움은 못 받냐라고 물어보니 어머님, 아버님은 이혼하셨고 엄마는 다른 분하고 재혼을 하셔서 안 만나고 그리고 아버지도 다른 결혼하실, 재혼하실 분이 계시니까 도움을 받기는 힘든 거예요. 그래서 주민센터에 가서 이렇게 알아봐라라고 했더니 본인은 도움 받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거예요. 아버지 앞으로 되어 있고, 밑으로 되어 있고 의료보험료나 이런 게 다 아버지 앞으로 다 내고 있기 때문에.
그런데 실질적으로는 부모가 아무것도 도와주지 않아요. 제가 아버지하고 다시 한 번 얘기를 해 보시는 게 어때요라고 했더니 “선생님, 선생님 같으면 제가 17살인데 아이를 낳는데 아버지가 저를 도와줄까요”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이런 분들에게는 최소한 24개월까지는 집중해서 아이를 키울 수 있게 국가에서 양육비 이외의 생활비 정도는 정말 지원이 돼야 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 부양의무제에서 일단은 막히고요.
또 지금 아동양육비로 12만 원을 주고 있어요, 국가에서. 최저생계비 130% 이하면, 한 달에 120만 원, 130만 원 이하.. 그 이상의 돈을 벌면 그조차도 못 받아요. 그런데 사실은 항상 이런 식으로 비교를 하는 건 좀 그렇지만 입양을 한 가족들은 재산, 소득 수준을 보지 않고 아이가 15세 될 때까지 양육비를 그냥 줍니다.
◇ 정관용> 얼마씩이요?
◆ 최형숙> 15만 원으로 알고 있는데, 소득과는 상관 없이 지급합니다. 그러면 입양한 가족에게는 소득 보지 않고 아이 의료보험도 무료로 해 주고 양육비도 그냥 주는 거예요. 그런데 왜 미혼모는 홀로 키우는데 그런 소득기준을. 사실 힘든 건 미혼모가 더 힘들거든요. 이런 기본적인 제도들이 바뀌어야 하고.
◇ 정관용> 최소한 입양했을 경우 주는 여러 가지 혜택 정도는 똑같이 줘야 되는 거 아닌가.
◆ 최형숙> 똑같이 줘야 되는 거죠. 그걸 계속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잘 안 되더라고요, 그런 부분이.
출산율도 높일 수 있는 게 그런 부분인 것 같아요. 이건 육아휴직이나 이런 부분은 모든 여성이 다 해당되는 거, 일을 하고 있는 여성이라면. 이런 말을 많이 쓰는 건 제가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어쨌든 사회적 약자, 소외되어 있는 여성들이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정말 법적으로 강화를 아주 강하게 해서 아니면 이런 한부모나 미혼모 분들에게 취업을 하게 해 주거나 아니면 육아휴직이나 이런 걸 잘 주는 그런 회사들에게는 좀 인센티브를 준다든가 이런 제도들이 있으면 엄마들의 생활이 좀 펴지겠죠.
◇ 정관용> 혹시 통계자료가 있나요?
◆ 최형숙> 원래는 인구센서스에서 5년마다 한번씩 조사를 하는데 작년에 2015년도에 처음으로 미혼모 통계를 할 수 있게 됐어요. 그래서 전국에 2만 4000명의 미혼모가 있다고 통계는 나왔어요. 그런데 사실 인구센서스 조사 안 하는 분들 되게 많으시거든요.
◇ 정관용> 잘 안 하겠죠.
◆ 최형숙> 그보다 훨씬 많겠죠.
◇ 정관용> 분명한 우리의 현실입니다.
◆ 최형숙> 맞습니다.
◇ 정관용> 저출산 해결의 하나의 방법일 수 있어요. 그럼 해야죠.
◆ 최형숙> 그래야죠.
◇ 정관용> 새 정부가 이런 부분에까지 좀 신경을 써서 정책을 펴주기를 기대하고 우리도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것, 그 노력 시작할 때 된 것 같습니다.
◆ 최형숙> 네, 맞습니다.
◇ 정관용>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 최형숙> 감사합니다.
◇ 정관용> ‘변화된 미래를 만드는 미혼모협회 인트리’의 최형숙 대표였습니다.
[CBS 시사자키 홈페이지 바로 가기][CBS 시사자키 페이스북 페이지 바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