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신의 테일러 심슨은 2015~2016시즌에 이어 V-리그 여자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을 통해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었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테일러요? 가장 잘해서 뽑을 수밖에 없었어요”
흥국생명은 한국배구연맹(KOVO)이 외국인 선수 선발 방식을 기존의 자유계약에서 트라이아웃으로 변경한 첫해였던 2015~2016시즌 테일러 심슨을 영입했다.
190cm, 78kg의 당당한 체구의 테일러는 큰 기대만큼 흥국생명에서 21경기에 출전해 506득점하며 주포 역할을 했다. 하지만 시즌 도중 발생한 족저근막염이 문제였다. 결국 시즌 도중 테일러는 낙마했고, 알렉시스 올가드로 외국인 선수를 교체한 흥국생명은 정규리그를 3위로 마쳤지만 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2경기 만에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테일러의 중도 이탈은 흥국생명에 매우 아쉬운 결과였다. 더욱이 테일러가 팀을 떠나는 과정도 매끄럽지 않았던 탓에 좋은 기억으로 남지 않았다. 하지만 박미희 감독과 흥국생명은 지난 12일 열린 2017 KOVO 여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다시 한번 테일러를 선택했다.
이번 트라이아웃에 초청된 24명의 선수 가운데 사전 평가에서 23위에 불과했던 테일러지만 3일간 치러진 실전에서는 단연 눈에 띄었다. 전체 1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지명된 이바나 네소비치와 함께 적극적으로 트라이아웃에 임하는 모습이 두드러졌다.
드래프트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V-리그에 복귀해 명예회복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테일러였다. 어느 팀도 좋지만 2년 전 자신을 데려갔던 흥국생명이라면 더욱 좋겠다는 속내도 감추지 않았던 그는 자신이 희망한 대로 다시 한번 V-리그 우승에 도전할 기회를 얻었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2년 전 부상으로 중도하차했던 테일러 심슨이지만 트라이아웃에서 단연 눈에 띄는 기량을 보여준 만큼 다시 한번 지명했다고 밝혔다.(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2년 전에도 테일러를 선택해 아쉬운 결과를 얻었던 박미희 감독은 고심 끝에 테일러를 선택했다. 그렇다면 왜 박미희 감독은 또다시 테일러에게 손을 내밀었을까.
박미희 감독의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그는 “트라이아웃에 나온 선수 중에 가장 잘해서 뽑을 수밖에 없었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부상의 위험부담은 있지만 뛰어난 기량으로 현장을 찾은 많은 관계자로부터 호평을 받은 테일러라는 점에서 박미희 감독은 다시 한번 손을 내밀었다.
테일러는 “2년 전 시즌 도중 팀을 떠났던 위험부담을 안고 다시 나를 지명해준 흥국생명에 감사하다. 코트에서 내가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분명한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