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을 상대한 20세 이하 월드컵 출정식에서 세트피스 상황에서 내준 두 차례 실점은 신태용 감독이 일부러 흘린 '미끼'였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세네갈에 내준 세트피스에서의 허무한 2실점. 하지만 이는 철저하게 계산된 결과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14일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프리카의 강호’ 세네갈과 평가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오는 20일 저녁 8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기니와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공식 개막전을 치르는 ‘신태용호’는 아프리카 지역예선을 2위로 통과한 강호 세네갈을 상대로 기니전을 준비했다. 세네갈은 아프리카 예선 준결승에서 기니를 1-0으로 꺾었던 만큼 기니전을 대비하는 최상의 상대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개막을 일주일도 남기지 않은 가운데 열린 이 경기는 ‘신태용호’가 치르는 마지막 평가전이었다. 앞서 ‘신태용호’는 사우디아라비아(3-1승)에 이어 ‘우승후보’ 우루과이(2-0승)까지 연파하며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이 경기에서 침착했던 조영욱의 선제골과 개인기가 빛난 백승호의 추가골로 상대 수비를 괴롭힌 장면은 분명 기분 좋은 성과다. 하지만 오히려 전반과 후반에 상대의 세트피스에 실점하는 장면이 쉽게 잊히지 않을 장면이다.
1-0으로 앞선 전반 31분에는 상대 프리킥 상황에서 두 차례 공중볼 다툼에서 패하며 실점을 허용했다. 2-1로 앞선 후반 40분에도 코너킥 상황에서 많은 선수 교체로 다소 느슨해진 집중력이 실점으로 이어졌다.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수비가 아쉬웠다.
신태용 감독은 조별예선 첫 상대인 기니를 세네갈과 흡사한 팀이라고 분석하며 세트피스에 강점을 가졌다고 소개했다.(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하지만 경기 후 만난 신태용 감독은 이 두 장면이 철저하게 계산된 실점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신태용 감독은 “기니는 세네갈과 흡사하다고 보면 된다. 빌드업보다는 최전방 공격수 두 명이 수비 뒷공간을 노리며 모든 것을 해결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기니도 세네갈처럼 큰 선수들의 기량이 좋다. 헤딩이나 세트피스에서 위력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세네갈을 상대로 수비조직을 보여줘서 상대가 미리 읽고 대비책을 만들게 하고 싶지 않았다. 우리가 잘하는 것을 보여주지 않아야 한다고 판단해 선수들에게 알아서 해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신태용호'의 대표 공격수 이승우 역시 “상대가 우리를 분석해 집중견제할 수 있기 때문에 (세네갈전은) 최대한 숨기고 했다. 세트피스나 우리가 하려는 경기를 최대한 숨겼다”고 말했다.
기니는 8강 이상의 성적을 원하는 ‘신태용호’가 반드시 잡아야 하는 상대다. 그런 만큼 최대한 수를 읽히지 않아야 한다는 부담을 반대로 ‘미끼’로 만든 신태용 감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