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수조에서 작업하던 외국인 근로자 2명이 질식해 숨진 경북 군위 양돈장이 작업 전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대구고용노동청에 따르면 해당 사업장은 집수조 작업 당시 유해가스 농도를 사전에 측정하지 않았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정화조·집수조 등 밀폐 공간에 들어가 작업하는 경우 사전에 산소와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해야 한다.
측정 결과 적정한 공기 상태가 확인된 경우에만 작업이 가능하다.
고용노동청이 사고 장소인 집수조의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한 결과 황화수소 농도가 25ppm으로 일반 작업장 노출기준인 10ppm보다 높게 나타났다.
노동청 관계자는 "사고 발생 이후 상당 시간이 흐른 뒤에 측정했음에도 이 정도 농도가 나타났다"며 "사고 당시 유해가스 농도는 이보다 훨씬 높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황화수소는 달걀 썩는 냄새가 나는 자극성 가스로 정화조와 폐수처리장 등에서 유기물이 부패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고농도의 황화수소를 흡입할 경우 폐 조직이 손상돼 산소 배분 기능이 떨어져 질식사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대구고용노동청은 사고가 난 양돈장에 대해 특별감독을 실시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 외에 추가 위반사항이 있는지 확인하고 사업주 구속 등 엄중 조치할 계획이다.
이태희 고용노동청장은 "날씨가 더워지면서 정화조 등 밀폐 공간의 질식 사고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양돈농가는 축사 분뇨 공간의 황화수소 농도를 반드시 측정해 안전 상태를 확인한 뒤 작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12일 오후 2시 20분쯤 경북 군위군의 한 양돈장에서 네팔 국적의 20대 외국인 근로자 2명이 집수조에서 작업을 하다 황화수소에 질식해 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