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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렬-안태근, 차기 검찰 총장 '내통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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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렬-안태근, 차기 검찰 총장 '내통 의혹'

    이영렬 검사장…안태근 통화내역 조사 덮고 술자리 만찬 회동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브리핑실에서 최순실과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는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간 '술판 사건'은 차기 검찰총장을 두고 서로 내통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법조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이 후배 검사들 앞에서 수십만 원씩 든 돈봉투를 주고 받은 사실도 드러남에 따라 감찰조사는 물론 전면적인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국정농단 사건 수사 책임자인 이영렬 검사장과 법무부내 대표적 '우병우 라인'으로 지목돼 온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은 4월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앞 모 복집에서 후배 검사들을 데리고 만찬을 벌였다.

    이 자리에는 이 검사장과 국정농단 사건을 담당했던 노승권 1차장을 비롯해 부장검사 5명 그리고 법무부에서는 안 국장과 검찰국 1, 2과장 등 모두 10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선 폭탄주가 꽤 돈 것으로 알려졌고 안국장은 수사팀 간부들 개개인에게 50만~100만 원가량씩 들어 있는 돈봉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 검사장도 검찰국 과장에게 각각 격려금을 답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술판을 가진 것은 서울중앙지검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우병우 전 수석을 각각 구속, 불구속 기소한 지 나흘만이었다.

    검찰 특수본(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은 보도가 나가자 "이영렬 검사장이 검찰 후배 격려 차원에서 법무부 각 실, 국 모임을 해오면서 그 일환(one of them)으로 검찰국 관계자들과 저녁 모임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검찰 내 핵심 요직에 있는 서울중앙지검장과 법무부 검찰국간 만찬 회동이 법무부 장관이 공석이고 차기 대통령 선거로 정권 교체가 되는 시점에서 이뤄진 점을 감안할때 단순히 '격려성 만찬'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검찰 내 핵심인 두 세력간 술자리 회동을 '격려성 만참 모임'이라 하면 '지나가던 새도 웃을 일'"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술자리 회동에는 검찰을 망쳐 놓은 '우병우 세력'이 여전히 '검찰 엘리트'라는 자의식에 빠져 차기 검찰총장 선임에도 영향력을 펼치갰다는 오만이 뿌리 깊게 녹아 있다"고 단언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 이영렬, 우병우 통화내역 받고도 안태근 통화 내역 조사 안했다

    특검조사에 따르면 안태근 검찰국장은 검찰 특별수사팀이 이석수 전 감찰관 사무실 등의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작년 8월 25∼28일을 포함해 같은 해 7∼10월 우 전 수석 및 윤장석(47·25기) 대통령 민정비서관과 1000차례 이상 통화했다.

    특검은 이같은 수사내용을 검찰 특수본에 넘겼다. 그러나 검찰 특수본은 안 국장 통화 내역을 곧바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조사해야 하는데도 덮어 버렸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민정수석실 핵심인 두 사람이 안태근 검찰국장에게 전화했다면 안 국장이 그 다음에 누구랑 통화했는지가 제일 중요하다"며 "그렇게해야 우병우 전 수석의 국정농단 실체를 파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검찰 관계자도 "이석수 전 특별검찰관 수사때 우 전 수석이 안 국장에게 전화를 했다면 안 국장이 그 전화를 받은 뒤 누구와 통화했는지 추적하면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 실체가 드러났을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사진=자료사진)

     

    ◇ 이영렬-안태근 차기 검찰총장 내통 의혹…수사 필요

    이 때문에 이영렬 검사장과 안태근 국장간 술자리는 '격려성'이 아니고 서로에 대한 '보은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안 국장은 우병우 수사에서 자신을 포함해 검찰내 우병우 라인 수사를 막아준 것에 대한 고마움이 있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반대로 이영렬 검사장 입장에서는 차기 검찰총장 후보 추천에서 실무를 담당하게 되는 핵심 검찰국 식구를 자기 사람으로 만드는 망외의 소득이 있었다는 것이다.

    검찰의 또 다른 관계자는 "두 그룹간 만찬회동은 미래를 위한 '짬짜미'로 봐도 할 말이 없게 됐다"며 "공교롭게도 그 당시 새 정부가 들어서면 참여정부에서 사정 비서관을 지낸 이영렬 검사장이 검찰총장에 내정될 것이라는 '설'이 돌았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검찰내 우병우 사단 수사룰 뭉개버리고 그에 대한 감사와 자축의 자리를 겸하면서 차기 검찰총장까지 염두해두고 은밀하게 내통했다는 의혹이다.

    법무부 검찰국장은 총장후보추천위에서 '당연직'을 맡는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후보 추천위는 모두 9명으로 구성되는데 당연직 5명과 비당연직 4명 등 총 9명이다. 이 가운데 당연직에는 법무부 검찰국장, 법원행정처 차장,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법학교수회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이 포함된다.

    특히 검찰국 1,2 과장은 검찰국장 지시를 받아 추천위를 실무적으로 운영.보좌한다.

    검찰 관계자는 "새정부에서 장관인사를 하면 검찰총장을 선출해야하는데 검찰총장을 대통령이 마음대로 임명할 수 있는 게 아니고 '검찰총장후보추천위'를 거쳐야 한다. 그러므로 추천위에서 '검찰국장'의 역할은 막중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검찰내부에서 이같은 '내통'의혹이 제기됨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이 사표를 내는 것으로 사태를 빨리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법조계 안팎에서는 '4.21 만찬' 에 대한 감찰 조사는 물론 김영란법 위반죄 조사를 필두로 전면적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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