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보자~' 15일 인천 하버파크호텔에서 열린 2017 한국배구연맹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이 팀의 선택을 받은 바로티에 모자를 씌워주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현대캐피탈의 최태웅 감독은 지난해 V리그 남자부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과감한 선택을 내렸다. 대부분의 팀이 공격에 무게중심을 두고 선수를 선발했지만 최 감독은 수비에 눈을 돌렸다. 그리고 리시브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톤 밴 랭크벨트(33·캐나다)를 데려왔다.
그러나 최 감독의 선택은 큰 빛을 보지 못했다. 당초 수비 능력을 믿고 데려온 선수였기 때문에 공격적인 부분은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톤은 시즌을 치르면서 믿었던 수비마저 흔들렸고 결국 최 감독은 지난 2월 다니엘 갈리치(29·크로아티아·등록명 대니)로 외국인 선수를 대체하고 챔피언 결정전까지 치렀다.
1년 만에 다시 찾아온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최 감독은 이번에도 깜짝 카드를 꺼냈다. 지난 시즌까지 한국전력에서 뛴 아르파드 바로티를 지명한 것.
15일 인천 하버파크호텔에서는 2017 한국배구연맹(KOVO)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가 열렸다. 남자부 7개 구단 가운데 재계약을 마친 우리카드(크리스티안 파다르), 삼성화재(타이스 덜 호스트), 대한한공(밋차 가스파리니)를 제외한 나머지 4개 구단이 새 얼굴 찾기에 나섰다. 현대캐피탈은 이 중 가장 늦은 지명 순번을 받았다.
지난 시즌 우승팀인 현대캐피탈이 어떤 선수를 데려갈지 많은 이목이 쏠렸다. 단상에 오른 최태웅 감독이 바로티를 호명하자 예상 밖의 선택이었다는 듯 장내는 웅성댔다.
한국전력도 재계약을 포기한 바로티를 지명한 과감한 선택. 최 감독은 '경험'과 '높이'를 이유로 꼽았다.
지난 시즌 한국전력에서 활약한 외국인 선수 바로티가 2017~2018시즌에는 현대캐피탈에서 뛰게 됐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제공)
최 감독은 "V리그에서 두 번이나 뛰었다. 세 번째는 적응이 빠르지 않을까 싶다"며 "블로킹 능력은 이번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들 가운데 단연 최고로 봤다"고 밝혔다.
솔직히 바로티는 최 감독이 원한 최적의 카드는 아니었다. 그러나 눈여겨봤던 레프트 자원인 안렉산드리 페레이라(26·포르투갈)를 2순위 KB손해보험이 데려가자 바로티로 마음을 굳혔다.
바로티의 합류로 문성민의 포지션 이동도 불가피해졌다. 이에 최 감독은 "문성민이 1라운드부터 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수술 후 재활이 길어질 수 있다고 설명하고 "문성민이 돌아올 때까지는 바로티를 라이트로 활용하면 된다. 서로 번갈아서 라이트로 나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 감독의 깜짝 선택은 바로티 본인 역시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바로티는 "현대캐피탈에서 레프트 위주로 뽑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호명됐을 때 정말 깜짝 놀랐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감독님이 가능성을 보고 지명했다고 말했다. 그 점에 대해 감사하고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현대캐피탈이 자랑하는 '스피드 배구' 적응에도 문제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바로티는 "원래 빠른 스타일의 배구를 좋아한다"며 "팀 동료들과 함께 훈련한다면 문제없이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바로티의 경험을 믿은 현대캐피탈. 최 감독의 선택에 대한 평가는 아직 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