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사진=윤창원 기자)
바른정당은 16일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를 통해 6월말까지 새 당 대표를 선출하기로 결정했다. 겸직 중인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은 새 지도부가 구성되면 원내대표직을 계속 맡는다.
바른정당은 15~16일 1박2일 일정으로 강원도 고성 국회연수원에서 연찬회를 열고, 연석회의를 통해 이 같이 결정했다. 당초 지도부 선출 시점을 6월 중순으로 정했었으나, 시일이 촉박하다는 지적에 따라 '6월 중'으로 바뀌었다.
김세연 사무총장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 구성 방식에 대해 "전(全)당원 투표로 선출하는 방식이 있고, 방식에 있어서는 추후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최고위원회의에서 논의하게 된다. 최고위는 지난 탈당 사태를 거친 뒤 주 원내대표와 이종구 정책위의장, 오세훈‧이혜훈‧정운천 최고위원 등 5인이 남아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 비상대위원회를 꾸리자는 주장이 일부 있었으나, 극소수였다는 설명이다. 사실상 비대위 주장은 일축된 것으로 보인다.
바른정당 입장에서 당 대표를 정상적으로 선출하는 것과 비대위를 꾸리는 것은 자강(自强) 등 독자노선으로 가느냐, 자유한국당‧국민의당 등과의 당 대 당 통합의 길로 가느냐의 갈림길과 관련된다. 당 대표를 새로 뽑기로 한 것은 자강론이 우세했다는 얘기와 같다.
앞서 바른정당은 연찬회 결과물로 '설악 결의문'을 채택하고 독자노선을 천명했다. 결의문에는 △소속 의원 20명과 당협위원장 전원은 어떤 어려움에도 흔들림 없이 국민을 바라보며 개혁 보수의 길로 나아간다 △이번 대선에서 국민이 주신 희망의 불씨를 살려서 국민을 위한 생활정책 정당, 소통 정당, 청년의 미래를 책임질 정당으로 거듭날 것을 다짐한다 △2017년 6월 중순까지 당헌‧당규와 민주적 절차 따라 새로운 지도부 선출하기로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첫 항목 중 '흔들림 없이 개혁 보수의 길로 나아간다'는 대목은 이른바 '자강론(自强論)'을 채택한 결과다. 앞서 당 일각에선 자유한국당 혹은 국민의당 등과의 통합 혹은 연대 요구가 있었으나, 이번 연찬회를 통해 주류의 의지가 독자노선으로 확인됐다.
대선패배 후 백의종군을 선언한 유승민 의원은 전날 "내년 지방선거와 3년 뒤 총선에서 어려움이 많을 것 같다"며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독자노선을 강조했다.
유 의원은 "어려움이 있다고 피해간다고 해서 없어지지도 않고, 우리가 우리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할 때 우리의 피가 되고 살이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어 공개발언 순서에서도 자강론을 강조하는 발언이 공개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한때 통합론을 주장했던 황영철 의원의 경우 "연대와 합당이라는 악마와 같은 주술에 걸리지 말아야 한다"며 "이 주술에 걸리면 바른정당은 국민들에게 잊혀지는, 갈팡질팡 정당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