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의 전설 삼성 가드 주희정이 20시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 사진은 지난해 말 안양 KGC인삼공사 원정에서 열린 통산 1000경기 시상식에서 자녀들과 함께 한 모습.(자료사진=KBL)
'프로농구의 전설' 서울 삼성 가드 주희정(40 · 181cm)이 20년 프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한다.
삼성 농구단은 16일 주희정의 은퇴 소식을 알렸다. 주희정은 오는 18일 오전 11시 서울 논현동 KBL센터 5층 교육장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갖는다. 향후 구단과 협의, 지도자 연수에 나설 계획이다.
주희정은 고려대를 중퇴한 뒤 연습생 신분으로 지난 1997년 원주 나래(현 동부)에 입단했다. 1997-1998시즌 사상 첫 신인왕에 오른 주희정은 2016-2017시즌까지 총 20시즌 동안 1029경기에 출전했다. 20시즌 정규리그 기준 총 1044경기 중 단 15경기만을 결장할 만큼 '철인'으로 불렸다.
역대 최다 경기 출전 외에도 신기록은 다수 있다. 도움(5381개), 가로채기(1505개), 국내선수 트리플 더블 최다 기록(8회), 3점슛 성공 2위(1152개), 리바운드 5위(3439개), 득점 5위(8564점) 등이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정규리그 MVP, 플레이오프 MVP, BEST 5 4회, 수비 5걸상 2회, 우수후보 선수상 1회, 모범선수상 2회를 수상했다. 2000-2001 삼성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2008-2009시즌 주희정은 당시 소속팀인 안양 KT&G(현 KGC인삼공사)가 정규시즌 7위로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했음에도 정규리그 MVP에 올랐다. 당시 주희정은 전 경기 평균 38분37초를 뛰며 15.06점 4.76리바운드 8.33도움(1위) 2.28가로채기(1위)를 기록했다.
주희정은 구단을 통해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해온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는 것이 아직 실감나진 않는다"고 은퇴 소감의 운을 뗐다. 이어 "건강하게 은퇴할 수 있어서 팬들, KBL 구단 관계자 모든 분들께 감사한다"면서 "최명룡 나래 감독님을 비롯하여 김동광(삼성), 유도훈(KT&G), 김진, 문경은(이상 서울 SK), 이상민(삼성) 감독님께도 감사드린다"며 옛 은사에 대한 고마움도 있지 않았다.
어려운 어린 시절의 버팀목이 된 할머니에 대해 "어려서부터 단둘이 함께 지내왔던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도 많이 난다"면서 "누구보다도 힘들 때마다 나를 잘 잡아준 아내와 아이 넷을 잘 돌봐주신 장모님께 고맙고 또 고맙다"며 애틋한 가족 사랑도 드러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1000경기를 넘게 뛰어오면서 겪었던 나만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후배들에게 전수해줄 수 있도록 지도자 공부도 열심히 하는 꾸준한 주희정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