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터질까?' KIA 타이거즈의 김주찬이 올 시즌 극도의 타격 부진을 보이고 있다. 최근 6경기에서 무안타에 그치며 타율은 0.165까지 내려갔다. (사진=KIA 제공)
선발 김진우가 부활을 예고했다. 잠잠했던 이범호도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덕분에 KIA 타이거즈는 단독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하지만 털어내지 못한 고민이 있다. 김주찬의 침묵이 그것이다.
16일 1위 KIA와 2위 LG 트윈스의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가 열린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김진우는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상대 선발 차우찬(6이닝 2실점)과 맞대결에 밀리지 않았다. 비록 시즌 첫 승 기회는 다음으로 미뤘지만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KIA 선발진의 무게감을 더했다.
김진우가 이날의 감각을 계속 유지한다면 KIA는 1선발부터 5선발까지 쉬어갈 틈이 없는 막강 선발진을 구축하게 된다. 원투펀치 양현종(7승)과 헥터 노에시(6승)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고 팻딘(2승2패 평균자책점 2.93)과 임기영(4승2패 평균자책점 1.94)도 무시 못 할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이범호가 타격감을 찾아가는 부분도 KIA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9일 kt전에서 마수걸이 홈런을 터트린 이범호는 이날 1-2로 끌려가던 6회말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는 시즌 2호 홈런을 쏘아 올렸다.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연장 11회말 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는 끝내기 안타를 때려냈다. 이 안타로 KIA는 LG를 3-2로 꺾고 3연전의 첫 단추를 잘 뀄다.
하지만 기대를 모은 김주찬의 방망이는 끝내 터지지 않았다. 3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벌써 6경기 무안타 침묵이다. 이 기간 김주찬이 1루 베이스를 밟은 것은 두 차례에 불과하다. 11일 kt전에서 볼넷 1개, 이날 경기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것이 고작이다.
'아~ 옛날이여' KIA 타이거즈 김주찬이 지난 2016년 4월 1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8회말 구단 최초로 사이클링 히트(1루타·2루타·3루타·홈런을 한 경기서 모두 달성)를 완성하는 2루타를 때려내고 기뻐하는 모습. (사진=KIA 제공)
4월 타율 0.183(82타수 15안타)에 그쳤던 김주찬은 5월에 타율 0.122(41타수 5안타)로 페이스가 더 떨어졌다. 시즌 타율은 0.165다. 좀처럼 부진을 떨쳐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KIA로 이적해 맞이한 2013시즌을 포함해 지난 시즌까지 단 한 차례도 3할 이하의 타율을 기록하지 않았던 김주찬이 올해는 이 기록이 깨질 위기에 몰렸다.
김기태 감독은 "책임은 감독이 지는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김주찬을 기용했지만 그는 믿음에 보답하지 못했다. 이범호 역시 김주찬의 부진을 두고 "분명히 잘하는 선수인데 왜 이렇게 안 풀리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남겼다는 후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답답한 것은 김주찬 자신이다. 팀은 승승장구하는데 보여준 것이 없어 속을 더 타들어 갈 수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스스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2000년 삼성 라이온즈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한 김주찬은 벌써 16번째 시즌을 맞이한 베테랑이다. 산전수전을 다 겪은 선수이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벗어나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아직 모른다. 그러나 김주찬은 늘 믿음에 보답했던 선수다. 구단 최초로 사이클링 히트(1루타·2루타·3루타·홈런을 한 경기서 모두 달성)를 달성한 선수 역시 김주찬이었다. 김 감독의 믿음 역시 이런 배경이 깔려있기 때문이다.
잘나가는 집안의 유일한 고민 김주찬. KIA가 이 고민마저 털어낸다면 상승세는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