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 간에 오간 소위 '돈 봉투 만찬 사건'에 대해 공개적으로 감찰을 지시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이영렬 검사장과 안태근 검찰국장에 대한 감찰을 법무부와 대검찰청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언론에서도 많이 보도됐지만 여러가지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고 의혹도 많지만 해명이 부적절해 보인다는 지적들이 있어서 우선적으로 진상조사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고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이 문제에 대해 매우 단호하게 말씀하신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만약 법무부와 검찰이 자체적으로 감찰에 착수했다면 대통령께서 굳이 그런 말씀(감찰 지시)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안태근 검찰국장, 이영렬 서울지검장.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자료사진)
문 대통령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아니라 공개적으로 돈봉투 만찬 사건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이유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업무지시를) 공개적으로 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이 문제에 대한) 의지가 있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외부에 공개할 (대통령의) 업무지시라고 보여진다"고 강조했다.
'이 사건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관련이 있느냐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이것이 우병우 수사와 관련이 있다, 없다 이야기할 필요는 없는 것"이라며 "공직기강 차원에서 감찰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영렬 서울지검장은 국정농단 사건 특별수사본부장을 맡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안태근 검찰국장과 1000회 이상 통화한 사실을 포함한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했지만 별다른 결론 없이 수사를 종결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과 우 전 수석을 각각 구속, 불구속 기소한 지 나흘 만인 지난달 21일 서울 서초동에서 부하 직원들을 대동해 술을 곁들인 만찬을 하며 격려금 차원의 '돈봉투'까지 주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수사 최종 책임자와 사실상의 피조사자가 수사 종결 직후 대가성 술파티를 벌인 게 아니냐는 의혹이 당장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