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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간 학생들과 함께한 '또치쌤'…1127일 만에 가족품으로



사회 일반

    마지막 순간 학생들과 함께한 '또치쌤'…1127일 만에 가족품으로

    미수습자 9명 가운데 단원고 고창석 교사 DNA 확인

    (사진=자료사진)

     

    세월호가 침몰한지 1127일 만인 17일 296번째 희생자로 확인된 안산 단원고등학교 고창석 교사는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했다.

    체육교사였던 그는 세월호 참사 당일 침몰하는 배에서도 비교적 탈출이 쉬운 곳에 있었지만, 학생들에게 구명조끼를 챙겨주며 정작 자신은 빠져나오지 못했다.

    단원고 동료교사들은 고 교사를 두고 '그럴 사람'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 동료교사는 "고 선생님은 수상인명구조 자격증이 있었다"며 "수영이라면 자신 있었을 테니까 틀림없이 그 분 성격에 마지막까지 아이들을 챙겨서 데리고 나오려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2년 전 근무지였던 중학교에서 불이 났을 때도 아이들을 대피시킨 뒤 혼자서 소화기를 들고 화재를 진압했던 고 교사였다.

    동료교사들은 평소 자상하고 따뜻한 성품의 그를 제자들이 많이 그리워한다고 말했다.

    고 교사는 체육을 가르쳤지만 학생들에게 무섭거나 엄하게 대하지 않았다. 학생들을 나무랄 때도 오히려 잘 다독거리며 인간적으로 대해 특히 말썽을 피웠던 아이들이 고 교사를 많이 따랐다.

    머리가 고슴도치처럼 짧아 '또치쌤'으로 불렸던 고 교사. 그는 가정에도 충실한 자상한 아버지였다.

    동료교사들은 "고 교사가 아이들 육아에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가정적이었다"며 "회식자리에서도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며 일찍 가는 등 헌신적인 아버지였다"고 기억했다.

    그런 고 교사는 2014년 3월 단원고로 부임한 지 한 달 만에 사고를 당해 많은 이들이 슬퍼했다.

    고 교사의 유해 수습 소식이 알려지자 단원고에서도 '다행이다'는 분위기가 전해지고 있다.

    이틀 전 스승의 날에도 학생들과 교사들이 기억교실에 찾아가 희생된 교사들과 미수습자인 고창석, 양승진 교사에게 편지와 꽃, 초상화를 전달했었다.

    단원고 양동영 교감은 "두 선생님을 찾지 못해 안타까웠는데 신체 일부라도 가족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돼 다행이다"며 "단원고 구성원 모두는 미수습자 모두 하루빨리 수습이 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세월호 현장수습본부는 17일 세월호 침몰해역에서 발견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DNA 분석을 의뢰한 뼈 1점이 고창석 교사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유골이 발견된 곳은 침몰된 세월호 바닥(좌현)이 해저면과 접한 특별수색구역이다.

    세월호 선체 인양 이후 미수습자의 신원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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