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순시차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반갑게 맞아준 국방부 직원들에게 싸인을 해주고 있다.
국가 방위와 안보를 책임지는 부처로서 늘 중압감이 흐르는 국방부 청사에 모처럼 웃음꽃이 피었다.
17일 오후 2시. 서울 용산에 있는 국방부 청사 로비로 문재인 대통령이 들어서자 검색대 양쪽에서 기다리고 있는 국방부 직원 100여명의 환호성과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대통령 도착을 기다리며 10여분 전부터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는 직원들의 얼굴엔 최근 친근한 소통행보로 국민들에게 적잖은 감동을 주고 있는 대통령을 직접 볼수 있다는 설렘과 기대가 묻어났다.
문 대통령은 웃는 얼굴로 환호와 박수를 보내는 직원들과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일부 여직원들은 감동에 겨운 듯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대통령은 2층 대회의실로 이동하면서도 손을 흔들며 직원들에게 인사했다.
이어진 현안 보고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대통령의 방문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군의 주요 지휘자들이 국민으로부터 신뢰 받는 정예 강군을 육성해서 국가를 보위하고 전쟁을 억제하고 유사시 싸워 승리함으로써 군에 부여된 사명을 다 할 것을 다짐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예, 여러분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한 뒤 "우리 전방과 후방, 그리고 해상과 공중에서 국토 방위에 책임을 다하고 있는 우리 육해공군 장병 여러분. 사랑하고 감사합니다. 대통령으로서 여러분을 사랑하고 전국민을 대표하여 여러분의 노고와 헌신에 감사드립니다"라고 격려했다.
(사진=자료사진)
문 대통령은 이어 강하고 평화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는데 자랑스럽고 믿음직스러운 우리 국군장병들과 함께 할 것이라며 정권은 유한해도 우리가 사는 한 조국은 영원하다고 강조했다.
막바지에 문 대통령은 "여러분과 대통령이 혼연일체가 되어서 우리 국방을 책임지고 우리의 국방력을 키워나갑시다. 여러분 그렇게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했고 국방부 장관과 군 주요 지휘관들은 큰 소리로 "예!"라고 답변한 뒤 박수로 화답했다.
약 30분간에 걸쳐 비공개로 국방부와 군의 업무보고를 받은 대통령은 국방부 청사 옆 200여m 떨어진 곳에 있는 합동참모본부로 가기 위해 다시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왔다.
들어올때 처럼 100여명의 직원들이 또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일부 여직원들이 종이를 내밀자 대통령은 다가가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사인을 해주고 악수했다. 문 대통령이 경호실에 주문한 '낮은 경호'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문 대통령은 한민구 장관, 임종석 비서실장 등과 얘기를 나누며 합참으로 걸어가는 중에도 주차장 등에서 지켜보는 직원들에게 일일이 손을 들어 인사를 했다.
국방부와 합참은 비록 200여m에 불과하지만 대통령이 도보로 이동하는 것 역시 경호 등의 이유로 볼 때 거의 전례가 없는 일이다.
문 대통령은 합참 건물에서 합동 군사지휘본부의 보고를 받은데 이어 작전통제실에서 현장 군 사령관들과 장병들과 화상 통화를 나누며 격려하는 것으로 1시간여에 걸친 국방부와 합참 순시 일정을 마무리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전에도 대통령들이 방문했지만 경호를 이유로 현관 로비에는 장관과 실국장들만 나와 있었고 일반 직원들은 멀리서 지켜보거나 사무실에서 있었다"며 "직원들이 저렇게 좋아하고 환호하는 걸 보니 신기하고 또 감동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