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신임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취임 축하차 방문한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으로부터 문재인 대통령이 보낸 축하 난을 전달받고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9년여 만에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야당과의 '협치'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이 대선 기간 동안 국민에게 약속한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야당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 때문에 우 원내대표의 무거운 짐 중 하나가 야당과의 관계 설정이다. 우 원내대표는 취임 다음날인 17일에는 각 당 원내대표를 잇따라 만나 여당이 '을(乙)'이라며 갑(甲)인 야당의 목소리를 많이 듣겠다고 몸을 낮췄다.
우원식 원내대표의 '협치'를 위한 복안은 각 당의 '공통 공약'을 중심으로 법안을 처리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당선 이후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면 야당의 어떤 정책도 과감히 수용할 것"이라면서 "여야의 공통 공약을 중심으로 개혁 입법을 폭넓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책위도 전날에 이어 이날 장시간 회의를 갖고 여·야의 공통공약을 점검 했다.
복지정책 등은 대체로 공통 공약이 많아 이견이 크게 없을 것으로 보이는 반면 재벌 개혁·검찰 개혁 등과 관련된 법안은 상당 부분 조율이 필요해 보인다.
어르신 빈곤 완화를 위한 기초연금 인상, 치매 지원과 보육과 관련한 아동보육 수당 인상 등은 큰 틀에서 각 대선주자 들의 공약이 비슷해 입법 추진이 가능할 것 전망된다.
하지만 재벌개혁·검찰개혁 등에서는 이견이 상당부분 있기 때문에 '개혁 방향은 같되 방법이 다른' 공약부터 손을 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권력형 비리를 전담 수사하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에 대해서는 자유한국당이 반대하고 있고 바른정당도 유보적인 입장이라 당장의 추진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민주당도 검찰 개혁과 관련해서는 당장은 공수처 설치보다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방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원내 관계자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서는 자유한국당도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공통 공약에 포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벌개혁과 관련해서는 집단소송제도·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이 공통 공약으로 꼽힌다.
김상조 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에 임명되면서 '전속고발권 폐지'를 내세웠는데, 이에 대해서는 한국당은 폐지보다는 완화된 전속고발권 확대를 주장하고 있어서 세부 조정이 필요하다.
이외에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국가정보원 개혁, 일감 몰아주기 규제 확대와 쌀생산조정제, 청년농업직불제 도입 등도 공통공약으로 꼽힌다.
당 관계자는 "야당들이 대선과정에서 주장했던 공약을 가지고, 같이 추진하자고 하면 야당도 반대할 명분을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걸 고리로 협치의 틀을 만들 수 있지 않겠나"라며 "이견이 있는 공약들의 미세조정을 하는 것이 우 원내대표식 협치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