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오리온 담철곤 회장 등이 한국방송공사(KBS)를 상대로 낸 '추적 60분' 방송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일부 받아들였다.
서울남부지법은 오리온 측이 담 회장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다룬 추적 60분 방송을 금지해달라고 신청한 사안에 대해 일부 인용 결정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추적 60분에서는 이날 방송에서 담 회장의 고가 가구·미술품 횡령 의혹, 아이팩 주식 소유 관계, 임원 급여를 통한 비자금 조성 의혹, 파텍필립 시계 밀수 의혹, 양평연수원 차명 구입 의혹, 마리아페르게이 침대 및 은쟁반 구입대금 미지급 의혹 등을 방송할 예정이었다.
재판부는 각 의혹에서 민사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사실과, 담 회장의 반론을 담지 않은 채 방송하는 것을 금지했다.
재판부는 "해당 임원의 경력이나 이해 관계가 담 회장과 대립되는 입장에 있다는 사실을 균형있게 언급하지 않는 경우 시청자들이 해당 임원의 진술이나 이에 기초한 의혹을 그대로 사실로 받아들이거나 인식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항목별로는 우선 고가 가구 및 미술품 횡령 의혹, 아이팩 주식의 소유관계 관련 의혹, 임원 급여 통한 비자금 조성 및 횡령 의혹과 관련해선 시민단체의 고소·고발로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언급하도록 했다.
파텍필립 시계 밀수 의혹과 관련해서는 담 회장이 이를 '회사 자금으로' 구입했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다는 이유에서 방송을 금지했다.
양평 연수원 차명 구입 의혹과 관련해서는 담 회장이 최초 차명으로 이를 구입했다가 이후 회사 명의로 환원했다는 점과, 담 회장은 이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주장하는 점을 언급하도록 했다.
마리아페르게이 침대 및 은쟁반 구입대금 미지급 의혹 부분은 방송 자체를 금지했다.
공적 활동과 관련됐거나 공적 관심사에 해당하는 부분이 아니고, 가구 대금과 관련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방송 사업자는 공적 사안에 대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위 한 방송 편성의 자유를 가지고 있다"며 "담 회장은 이미 회사 자금을 횡령하는 등의 범죄 행위로 인해 징역형을 선고받고 집행유예 기간 중임을 고려한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되는 사안으로 보기 충분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