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전경.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청와대가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문서 결재시스템인 '이지원'의 재도입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권 출범 이후 청와대 컴퓨터 내에 전 정권 자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다는 논란과 별개로 대통령에 대한 정책보고 시스템에 책임감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비서진들로부터 업무보고를 박고 문서 결재를 하면서 참여정부 시절 익숙했던 '이지원'과 전혀 다른 현재의 대통령 업무보고 시스템에 대한 고충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여정부 출범과 동시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강력한 요구로 체계가 갖춰진 '이지원'은 청와대 내 행정관부터 수석 비서관까지 정책 입안 단계별로 대통령이 실시간 확인할 수 있어 정책 책임감과 추진력을 높였다.
청와대 말단 행정관이라도 대통령에 보고를 올리면 선임 행정관과 해당 비서관, 수석비서관을 거치며 내용이 추가되거나 보고 과정에서 정책 방향이 바뀌는 것을 대통령이 개괄할 수 있어 정책 흐름에 대한 이해도도 높일 수 있었다.
'국정과제별 분류체계'와 '정책이력시스템'을 도입해 청와대 초기 정책이 언제 시작됐고, 내용들이 어떻게 추가됐으며 최종 정책이 발현되는 과정까지 정책과제별 확인도
가능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가 활용한 청와대 보고 시스템은 각 분야 수석이나 비서실장이 보고하는 최종 결과만 대통령이 확인할 수 있어, 청와대 비서진들 사이에 소통을 강조한 문 대통령이 다소 답답함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당장 대통령 보고시스템을 바꾸는 것은 아니지만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참여정부 시절 활용했던 이지원 시스템 재도입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원은 이명박 정부로 정권이 교체된 뒤부터 사용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소멸됐다.
하지만 지난 2010년 충남도지사에 당선된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지원 시스템을 개발했던 청와대 기술진들과 이를 사용했던 참여정부 인사들을 불러모아 이지원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한 시스템인 충남포털행정을 개발해 현재까지 사용 중이다.
장훈 충남도청 미디어센터장은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안희정 지사가 충남도청에 온 뒤 이지원을 초기에 입안했던 참여정부 행정관들을 다 초빙해서 기술적인 부분들을 듣고 이지원이 업그레이드 된 결재시스템을 충남도정에 적용해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센터장은 "아직 청와대에서 이지원 시스템에 대한 문의가 오지는 않았지만 혹시 온다면 적극 도와드리겠다"고 덧붙였다. {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