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유가족 천막농성장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기간제 교사 신분으로 희생된 故 김초원씨의 아버지 김성욱씨가 딸의 영정사진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 유족이 정교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망보험금을 받지 못하게 한 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19일 수원지법 등에 따르면 고(故) 김초원(당시26세‧여) 교사 유족은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을 상대로 5000만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지난달 중순에 제기했다.
안산 단원고 2학년 3반 담임을 맡았던 김 교사는 비교적 탈출이 쉬운 5층에 머물렀지만, 학생들이 있는 4층으로 내려가 제자들에게 구명조끼를 입히는 등 구조를 돕다 목숨을 잃었다.
김 교사와 이지혜(당시31세‧여) 교사 등 2명은 당시 기간제라는 이유로 사망보험금을 받지 못했다.
경기도교육청은 공무원의 질병‧상해사망 보험 등 단체보험가입(필수항목)과 그 외 건강관리‧자기계발‧여가활동(자율항목) 등을 일정 금액 내에서 지원하는 맞춤형 복지제도를 운용했지만 적용 대상에서 기간제 교사를 제외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이러한 차별 대우가 논란이 되자 국가인권위원회는 "기간제교사에게도 맞춤형 복지를 적용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후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한 시‧도 교육청은 기간제교사를 맞춤형 복지 대상에 포함했지만 김 교사 등에게는 소급적용이 되지 않았다.
결국 이들 교사 유족은 다른 숨진 정교사들이 받은 5000만~2억 원의 사망보험금을 받지 못했다.
김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59) 씨는 "같은 일을 하고 함께 학생들을 구하다 세상을 떠났는데 기간제라는 지위 때문에 사망보험금이 나오지 않았다"며 "수학여행 당시 교육청에서 보험을 들어야 한다고 공지를 해주지 않은 것도 기간제 교사에 대한 차별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그러면서 "교육청에 책임을 묻고 싶은 것도 있지만, 기간제교사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이 남아 있다면 고쳐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스승의 날인 지난 15일 고(故) 김초원‧이지혜 교사에 대해 순직을 인정하는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두 교사는 기간제교사라는 이유로 아직 순직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