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춘천 평화의 소녀상 추진…"건립 자체보다 시민 참여 과정에 초점"



강원

    춘천 평화의 소녀상 추진…"건립 자체보다 시민 참여 과정에 초점"

    "평화의 소녀상 건립,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의 철학적 기초를 세우는 일"

    -소녀상 건립, 인권·평화 상징… "이념으로 바라보는 시각 버려야"
    -위안부 문제는 한·일만의 문제 아닌, 동아시아 전체 나아가 세계 평화의 문제
    -2015 한·일 합의, 돈 주고받는 저급한 방식 합의 폐지돼야
    -역사·사회 문제 관심 확산 계기, 젊은층 역할 중요

     

    ■ 방송 : 강원CBS<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최원순PD 13:30~14:00)
    ■ 진행 : 박윤경 ANN
    ■ 정리 : 홍수경 작가
    ■ 대담 : 춘천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 준비위원회 관계자 - 한강생명포럼 이헌수 대표, 춘천시민연대 권오덕 정책참여위원장, 춘천평화나비 강희태 전 회장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군 위안부 합의 재협상 의지를 드러내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또다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지만 현실에선 일본 정부의 진심어린 사과 한마디 없다.
    오히려 일본은 망언을 일삼는가하면, 소녀상 철거에 집착하고 있다. 하지만 평화의 소녀상 건립은 오히려 더 탄력을 받는 분위기. 강원도 내에서도 강릉과 원주에 이어 춘천에서 지금 본격적인 건립운동이 점화되고 있다. 시사포커스에선 춘천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 준비위원회 관계자 세 명(한강생명포럼 이헌수 대표, 춘천시민연대 권오덕 정책참여위원장, 춘천평화나비 강희태 전 회장)과 함께 춘천 평화의 소녀상 추진 배경과 앞으로 활동 방향에 대해 이야기 나눠봤다.

    ◇박윤경>평화의 소녀상이 처음 건립된 곳이 서울 종로 일본대사관 앞이죠?

    ◆강희태>2011년 12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1000차 수요집회 때 처음 세워졌다. 사실 이때 한국정신대문제 대책 협의회에서 위안부 문제를 상징하는 비석 제작을 계획하던 중 김무성 작가님이 우연히 지나다가 정대협에 연락하면서 평화비를 기획하게 됐다. 그러던 중 일본 정부에서도 말이 많고 보수단체에서도 말이 많아 비석 가지고는 안 되겠다. 소녀상을 세우자라고 기획하게 돼 전국각지에서 제작하게 됐다. 국내에 대략 80군데, 해외에는 15군데가 세워졌고, 올해는 독일에 유럽 최초의 소녀상이 건립됐다.

    ◇박윤경>강원도내에선 이미 원주와 강릉에 세워져 있죠?

    ◆강희태>원주에는 2015년 8월, 강릉은 그것보다 조금 앞섰던 것으로 안다.

    ◇박윤경>이런 가운데 춘천에서도 평화의 소녀상 건립이 시작됐다.

    ◆권오덕>원주와 강릉에 2015년 건립되면서 지역에 영향을 미쳤고, 작년 4월경 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소녀상 건립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지역내 보수 입장을 띄는 단체까지 포함하자라는 뜻으로 그런 단체와 접촉했다. 같이 얘기하며 진행되는 듯하다 어느 순간 보수 단체가 참여를 주저하면서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래서 시민사회네트워크 소속 단체와 세월호 시민행동을 중심으로 다시 준비하다 탄핵국면을 맞아 활동을 중단했다. 다시 해보자는 얘기 나오며 한강생명포럼까지 적극 참여하고 학계 의료계 법조계 각 대학 동문 등 여러 기관 단체 만나면서 준비하고 있다.

    원주시청공원에 건립된 원주평화의소녀상. (사진=박정민 기자)

     

    ◇박윤경>지금까지 준비위원회는 대략 몇 분인가?

    ◆권오덕>1차적으로 준비위를 구성하면서 발기인 형태로 200여분 모시고 있다. 그 분들을 중심으로 전개할 생각이다.

    ◇박윤경>모금을 비롯해서 시민들의 참여방식 등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이헌수>각계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방식이다. 현재 발기인을 모으는 과정이고, 정식으로 건립추진위원회가 6월초 발족하면 그때부터 3개월간 집중 모금활동을 할 생각이다. 춘천에서는 소녀상 만드는 것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과정이 중요하다. 과정적 목표를 잘 세워 충실하게 과정을 해나가며 그 결과로서 소녀상이 만들어지면 되지 않겠나. 2,30대를 중심으로 중고생들까지 참여해, 젊은 세대들이 역사와 사회 문제에 관심을 깊이 갖는 계기 만들었으면 한다. 젊은 사람들이 주된 활동을 하고 어른들은 예쁘고 아름답게 만드는 자금이나 장소를 만드는 일을 하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춘천지역에 소녀상 문제를 중심으로 민족·사회·역사 문제에 깊이있는 관심과 각성된 의식들이 많이 번져나갔으면 좋겠다.

    ◇박윤경>건립과정과 함께, 체계적인 관리와 어떤 유산으로 만들어갈 것인지 이 부분에 대한 좀 더 진지한 성찰과 논의도 필요할 것 같다. 사실 교과서를 통해 막연하게 배워온 역사를 어떻게 다시 끄집어내고, 우리의 살아있는 역사의 교훈으로 만들어낼 것인지가 중요하지 않나. 특히 청년들의 역할이 중요해보인다.

    ◆강희태>먼저 평화나비에 대한 소개를 안 한 것 같은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대학생 동아리다. 2017년 2월1일부로 정대협 수요시위에서 위안부라는 말이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사람들이고 안 좋게 활용되는 경우 있어 '일본군 성노예제'로 언급하기로 했다. 춘천이라는 곳이 강원대, 춘천교대, 한림대, 성심대 등 많은 대학생들이 있는데, 그 대학생들이 모여 만들어낸 어떤 결과가 없더라. 앞으로의 우리 미래와 춘천발전을 위해서 소녀상을 건립하고 이 곳이 평화와 평등을 이야기하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형태로 유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박윤경>그런데 평화의 소녀상 건립 붐과 달리 소녀상이 고초도 많이 겪고 있다.

    ◆권오덕>이것을 역사의 문제로, 슬픔의 역사로 바라보는 분들도 있지만 이념의 문제로 바라보는 잘못된 시각도 있다. 물론 일제 강점기에 있었던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의 문제 해결이 1차적이지만, 그 이후 세대 여성인권의 문제도 포함돼 있다.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문제로 봐야한다. 앞으로 전 세계가 평화의 상징으로 인식해야 한다. 외국에서도 소녀상 세우는 것 역시 평화의 문제로 인지했기 때문이다. 지역에서도 준비 과정에서 이념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음을 느꼈다. 앞으로는 그런 인식을 버렸으면 한다. 우리 민족이 안고가야 할 아픔임과 동시에 전쟁을 반대하고 인권을 옹호하는 평화의 밑거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강원CBS <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에 출연한 '춘천 평화의소녀상' 건립 추진위 준비위원회. (왼쪽부터 춘천평화나비 강희태 전 회장, 한강생명포럼 이헌수 대표, 춘천시민연대 권오덕 정책참여위원장)(사진=강원CBS 제공)

     

    ◇박윤경>과거사에 대한 통렬한 반성 없는 미래가 과연 가능할까싶은 생각이 드는데, 그런 점에서 2015년 한일위안부합의, 이 부분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뜨겁다. 새 정부가 들어섰는데, 뭔가 변화를 예상해볼 수 있을지?

    ◆이헌수>당연히 변화가 있어야 한다. 위안부 문제는 한국과 일본만의 문제 아니고, 동아시아 전체 나아가 세계적인 문제다. 위안부 문제를 현재 시점에서 남북 분단 문제로 다가와야 한다. 남북 분단의 문제는 일제 침탈에서 시작돼 분단 전쟁에서 현대까지 오는 100년이 넘은 문제다. 현재 시점에서 해석할 수밖에 없고 그래야 제대로 볼 수 있다.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시점에서 바라보려면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보고 그게 어떻게 남아있는지,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생각해야 한다. 또 우리와 일본 중국의 미래는 무엇이고 동아시아의 미래는 무엇인지, 그런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몇몇 할머니들의 문제 아니라 우리가 지향해야 할 아시아 평화의 문제, 남북 통일의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 일본도 문화적으로 선진국 되려면 과거에 솔직해야 한다. 경제력·군사력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전 세계에서 군사적으로 가장 강한 나라가 한반도 주변에 포진돼 있다. 한반도가 균형을 잡는 역할을 잘하면 서로의 긴장관계를 조절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면 서로 간섭하려 싸움이 일어난다. 우리가 힘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평화가 이뤄진다. 일본이 전향적 태도를 가져야 하지만 스스로 그러기가 쉽지 않다. 어떻게 하면 일본이 솔직히 인정하게 할 것인가를 이성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제국주의에 희생당했던 나라들이 아시아 평화를 위해서 과거를 청산하라는 내용의 논의를 활발히 이뤄간다면 그 과정에서 해결되지 않을까. 지난 정부에서는 국가 입장이 명확치 않았기 때문에 돈 몇 푼으로 해결하는 식으로 접근해 일반 국민이 봐도 황당한 합의가 됐었다. 좀 더 합리적으로 바라보면서 해결점을 찾아야 한다.

    ◆권오덕>위안부 문제뿐만 아니라 베트남 전쟁 때 한국군이 가서 저질렀던 만행에 대해 지난번 김운성 작가가 하시더라. 그쪽에 학살당한 베트남 민중을 추모하는 비를 건립하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것이 전세계적으로 평화의 관점에서 확대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2015년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서는 새 대통령이 재논의하겠다고 밝혔고,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부에서는 국가간 합의 아니냐 고 주장하는데, 소녀상 건립을 집요하게 방해하는 일본의 행태를 볼 때 일본의 의도나 정책들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논의가 돼야 하고 돈을 주고받는 저급한 방식의 합의는 폐지돼야 한다고 본다.

    ◇박윤경>우리의 역사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 기대해본다. 자, 춘천 평화의 소녀상은 언제 건립이 되는지?

    ◆권오덕>내년초를 예상했었는데 과정이 빨라지다보면 당겨질 수도 있다. 날짜를 특정하지는 않고 있다. 시민들의 의지를 어떻게 모아 가느냐, 그에 대한 결과물로 소녀상이 건립돼야 한다. 소녀상 건립을 얘기하다보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어디에 세울거냐?'라는 거다. 새로 건립되는 춘천시청 신청사 앞 공원, 캠프페이지 부지, 의암공원, 도청 앞 광장 등 의견을 주는 분들이 많은데, 사람들이 관심이 있다는 방증이라고 본다. 많은 시민들의 의견 들어보고 가장 합리적으로 선택돼야 한다. 준비위의 일방적 결정은 옳지 않다.

    ◇박윤경>끝으로 당부, 혹은 전하고 싶은 말씀?

    ◆이헌수>평화나비를 중심으로 한 청년 학생들이 열심히 해주길 바라고 춘천시민 여러분들도 관심 가져주시길, 많은 참여 있기를 부탁드린다.

    ◆권오덕>지난 역사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살아갈 미래에 대한 문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의 철학적 기초를 세우는 문제이기도 하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고, 모금에 동참하는 분들은 이름을 다 새겨드릴 생각이다. 아이들 교육에도 좋고 두고두고 가정에서 자부심으로 남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다.

    ◆강희태>아직도 일본에서는 위안부 문제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지난 한일합의는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악화시켰다고 본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할머니 몇 분의 활동, 몇몇 단체의 활동이 아니라 많은 국민들의 관심과 활동을 통해 만들어진 정부를 압박할 수 있는 의지라고 생각한다. 이제 피해 할머니 38분이 남으셨다. 한 분이라도 더, 살아계실 때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 세계에서도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가 보편기억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 절대로 한반도와 세계전역에 일어나지 않게끔 하는 관심이 필요할 것 같다.

    ◇박윤경>단순히 보기에 예쁜 조형물을 세우는 일이 아니라 민족의 아픔을 치유하고 역사를 바로잡고 다시 출발하자는 의미있는 일이라 본다. 많은 분들이 함께한다면 춘천에서 빠른 시일내에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세 분의 역할 앞으로도 기대하겠다. 춘천 평화의 소녀상 건립 추진위 준비위원회 관계자 세 분 만나봤다. 한강생명포럼 이헌수 대표, 춘천시민연대 권오덕 정책참여위원장, 춘천평화나비 강희태 전 회장이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