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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저격수' 등판에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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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벌 저격수' 등판에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하나

    • 2017-05-20 10:04

    순환출자 해소 위해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 커져

     

    재벌개혁에 앞장서온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공정거래위원장에 내정되면서 현대자동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말을 아끼고 있지만, 정의선 부회장의 승계 문제까지 얽힌 만큼 조만간 순환출자 해소 방안을 내놓으리라는 것이 시장의 관측이다.

    20일 재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순환출자가 재벌그룹 총수일가의 지배권을 유지·승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그룹은 현대차그룹 하나만 남았다"며 공개 언급했다.

    김 내정자는 "기존 순환출자가 가공자본을 창출한다는 문제의식이 바뀐 것은 아니다"라며 "점진적으로 해소하는 노력을 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기대감으로 18일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의 주가는 일제히 크게 올랐다. 회사가 19일 지주사 전환 추진설을 공식 부인했음에도 강세가 유지됐다.

    현재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의 순환출자로 연결돼 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지분 20.78%, 현대차는 기아차 지분 33.88%를 각각 보유했고 기아차는 현대모비스의 지분 16.88%를 갖고 있다.

    시장에서는 현대차그룹이 이 같은 순환출자 고리를 끊으면서도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는 시나리오로 세 가지가 거론된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 16.88%를 처분해 오너 일가 등 대주주가 되사는 것이다.

    이럴 경우 오너 일가→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로 지배구조가 단순해져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한층 강화된다.

    다만 매입해야 하는 지분 가격을 따지면 4조원이 넘는 막대한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돼 부담이 클 수 있다.

    이 때문에 지주회사 설립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현대모비스를 지주사로 전환하는 방법과 현대차 3형제를 각각 분할·합병해 지주사를 세우는 방식이 가능하다.

    먼저 현대모비스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한다. 이후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오너 일가가 사들이고 현대모비스 사업회사는 지주회사가 매입한다.
    그러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는 오너 일가→현대모비스 지주회사→현대모비스 사업회사→현대차→기아차로 바뀐다.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사들이는 비용은 1조2천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또 다른 방법은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기아차를 각각 계열사 지분 보유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한 뒤 계열사 지분 보유 투자회사를 합병해 지주사를 설립하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현대글로비스와 지주사를 합병하거나 오너 일가가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29.99%를 지주사에 현물 출자해 지배권을 강화하는 절차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순환출자 규제가 강화될 경우 현대차그룹은 순환출자 규모가 커서 계열사 간 지분 매각·매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지주회사 전환이 순환출자를 해소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 동시에 정 부회장의 그룹 지배권을 강화하는 효과도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재벌개혁안에서 자유롭지 않은 만큼 지배구조 개편을 서두를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주주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하므로 사업 효율화, 주주환원정책 강화, 지배구조 투명성 등을 동시에 내세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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