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8주기를 추모하기 위해 20일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시민문화제는 문재인 정부와 맞물려 환호와 눈물이 교차하는 자리였다.
노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자 친구인 문재인 대통령이 노무현 정부를 이어받아 각종 개혁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고있는 가운데 문화제에 참석한 지지자들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추모 분위기를 새 정부에 대한 희망과 기대로 승화하는 모습이었다.
대선 경선의 경쟁자이자 '포스트 문재인'을 꿈꾸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도 가세해 문재인 정부에 대한 성공을 기원하면서 현장을 더욱 뜨겁게 달궜다.
노무현재단의 주최로 열린 문화제에는 오후 8시 기준 1만3천명(경찰 추산)의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이 자리에서 안 지사와 이 시장은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사회로 토크쇼를 열었다.
안 지사는 "문 대통령이 이 시대의 상쾌한 공기처럼 모든 사람에게 더 환한 웃음과 잘 될 거라는 기대로 곳곳에 활력을 주는 것 같다"면서 "문재인 시대가 대한민국의 새 시대를 만들 것이라는 기대를 크게 갖게 된다"고 말했다.
이 시장도 "요새 제가 청와대에 앉아있는 것 같다. 제가 하고 싶은 것을 다하고 있다"면서 "조직된 깨어있는 국민의 행동하는 힘이 세상을 바꾸는 현장을 직접 봤기 때문에 정말 감동"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지난 대선 경선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한바탕 웃기도 했다.
안 지사는 "내가 더 잘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더 솔직하고 분명하게 했어야 했다"면서 "준비가 부족해서 더 정확히 말을 못했고, 저 사람의 마음이 다칠까 두려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두가지를 뛰어넘어 용기있게 이야기를 했어야 한다"면서 "많은 공부가 됐던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좀 살살할걸. 하지만 나름 검투사가 아닌가"라면서 "진 쪽이 지원하기로 약속하고 한 게임인데 과정이 격렬해지고 맞으면서 성질이 났다. 절제를 좀 못했던 것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론) 정말 내 얘기만 해야겠다. 상대가 상처를 입는다고 해서 좋아지는건 아니다"면서 "용서하시라. 첫 경험이라서 그랬다. 경험치곤 가혹한 경험을 한거죠"라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안 지사는 문 대통령의 당선확정 직후 광화문 광장의 '볼뽀뽀 사건'에 대해 '해명 아닌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충남도지사로 하도 많이 다니면서 타서 그런거다. 그런 중대 자리에 술을 먹고 올라왔을 리 없다는 설이 있다. 그에 못지 않게 많은 분들이 술을 먹은게 분명하다고 말한다"면서 "(어쨌든)문 대통령이 그렇게 예뻐 보이더라. 옛날 경쟁 전 우리가 만났을 때처럼 굉장히 예쁘고 좋았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을 묻자 안 지사는 "생활현장의 작은 정부인 시장·군수·구청장·시도지사들이 현장에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줘야한다. 지방자치 분권시대로 대한민국을 이끌어가야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당장 고쳐야할 일들은 법을 고치지 않고 대통령의 결단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라면서 "특히 원가 이하로 주는 전기요금을 기업에서 제대로 받아야 한다. 전기세 정상화를 부탁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가수 안치환씨와 조PD, 크라잉넛, 장필순 등이 출연해 축제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시인인 도종환 의원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헌시를 낭송하면서 슬픔과 감격이 섞인 듯 눈물을 쏟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