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MSNBC 영상 캡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후 첫 해외순방에 나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 중인 가운데서도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 순방 소식보다 코미 전 FBI국장 해임 사태와 관련한 뉴스가 더 많이 다뤄지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핵심 외교안보라인들이 뉴욕타임즈가 폭로한 트럼프의 발언을 정면으로 부인하지 않아, 의혹은 외려 더 증폭되는 모양새다.
뉴욕타임즈는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내가 FBI 국장을 해임했다. 그는 미쳤다. 또라이같다"고 비난했으며, "러시아 수사 때문에 커다란 압박에 직면했는데 이제 그 짐을 내려놨다…이제 나는 더 이상 수사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19일 보도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은 미국 현지시간으로 21일 A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정확히 뭐라고 발언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녹취록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그대로 옮겨놓은 형식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가 했다고 하는 문제의 발언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다만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요지는 (러시아 의혹) 보도가 너무 많이 나와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와 협력할 분야를 찾으려는 노력이 방해를 받았다고 느낀다는 점이었다"고 설명했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도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국내의 모든 이슈들에 의해 방해받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러시아 측에 납득시키려고 노력한 것"이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뉴욕타임즈에 소개된 발언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았다. 이는 보도직후 백악관이 대변인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19일 백악관은 "제임스 코미 전 국장은 대통령이 시리아나 우크라이나 이슬람국가(IS) 등의 문제를 놓고 러시아와 외교활동을 하는데 있어서 불필요하게 압박을 가해왔다"며 "코미 해임으로 수사가 끝난 것이 아니고, 수사는 계속 될 것"이라고만 밝혔다.
이 때문에 논란은 가라앉기는커녕 더욱 증폭되는 모양새다.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한 공화당 소속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FBI국장을 그런 부정적 용어로 비난한 것에 대해 "할 말을 잃었다"고 표면했다.
매케인 위원장은 "코미는 많은 존경을 받는 인물"이라며 "(트럼프의 발언은) 지혜롭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도 "대통령이 수사에 개입하려고 한다면 그것이 누구든 문제가 된다. 단순히 문제가 되는 것뿐만 아니라 분명히 사법 방해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화당의 제이슨 샤페즈 하원 정부감독위원장은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2일(현지시간)에 코미 전 국장을 만나 면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미국 언론은 코미 국장이 샤페즈 위원장을 만나 어떤 말을 할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수사중단을 요청했는지 또 관련 메모를 건네 줄 것인지 등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