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구글의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AlphaGo)와 세계랭킹 1위 바둑기사 커제 9단과의 대국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해 3월 이세돌 9단을 4:1로 꺾은 알파고가 올해 얼마나 더 강력하게 진화한 모습을 보일지 전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구글 자회사로 알파고를 개발한 딥마인드는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바둑의 미래 서밋(Future of Go Summit)'을 개최한다.
알파고는 먼저 커제 9단과 23·25·27일 세 차례 일대일로 대결한다. 24일에는 9단 기사 5명이 상의하면서 알파고와 겨루는 '상담기'가 열리고, 26일에는 구리 9단과 롄샤오 8단이 각각 알파고와 팀을 이뤄 탁구의 복식처럼 번갈아 두는 '페어 대국'이 진행된다.
이번 알파고의 대국은 지난해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처럼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이란 점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지만, 그때와 달리 인간의 승리를 점치는 전망은 적다. 승패를 떠나, 모든 면에서 달라진 알파고 2.0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중국에서도 커제 9단의 승리에 회의적인 전망이 흘러나오고 있다. 중국신문사는 "커제 9단은 작년 3월에는 알파고가 자신을 이길 수 없을 것으로 확신했다. 그러나 지금 커제 9단의 지지자들은 이전보다는 확실히 자신감이 줄었다. 행운을 빌고 있다"고 전했다.
이창호 9단의 맞수로 유명한 창하오 9단도 중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처음 알파고가 이세돌 9단에게 도전했을 때 인간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바둑은 기계가 따라올 수 없는 인간 지능의 성역으로 여겼다. 하지만 알파고의 등장에 인간은 두려움과 실망을 느꼈다"고 밝혔다.
이같은 비관적인 전망은 더 강력해진 알파고에 대한 두려움 때문으로 풀이된다. 알파고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인터넷 바둑 사이트에 '마스터'라는 이름으로 등장해, 프로 기사들과의 대결을 펼쳐 60전 '전승'이라는 기록을 냈다. 이 가운데는 커 9단과의 대결에서 거둔 3승도 포함돼 있다.
23일 중국에서 선보일 알파고는 이 마스터보다도 더 강해진 것은 물론 지금까지 본 적 없는 형태의 바둑을 구사할 전망이다.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독일 강연에서 "(마스터와는 다르게) 인간의 기보를 참조하지 않고 스스로 학습한 알파고의 두 번째 버전(2.0)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또한 새 알파고는 지난해보다 컴퓨터 크기와 에너지 사용량을 대폭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사비스 CEO는 지난 4월 자신의 블로그에 "기존 알파고를 비롯한 인공지능 시스템은 엄청난 에너지를 사용하는 문제가 있었다. 우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