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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통합총회, 연세대 이사 추천권한 스스로 포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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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장통합총회, 연세대 이사 추천권한 스스로 포기했나?

    연세대학교 언더우드관(사진=연세대학교 홈페이지)

     

    ◇ 연세대 이사 연임 이성희 목사..교단에 이사 파송권한 없음 증명

    연세대학교 이사회가 23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성희 이사에 대해 연임을 결정했다. 연세대 이사회는 지난 달 25일 회의를 열고 이성희 이사를 비롯해 임기 만료를 앞둔 이사 2명의 연임을 결의했다.

    이성희 이사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이하 예장통합)교단의 총회장으로, 12명으로 구성된 연세대 이사 중 '기독교계' 이사에 해당된다. 현재 정관에 명시된 연세대 이사회 구성을 보면 기독교계 2인, 연세대학교 동문회 2인, 총장1인, 사회유지 4인, 개방이사 3인으로 돼있다. 이사의 임기는 4년이다.

    문제는 예장통합총회 연합사업위원회가 23일 임기가 만료될 이성희 목사의 후임이사로 한소망교회 류영모 목사를 선정했었다는 것이다. 교단이 선정한 인사를 제쳐두고 현 총회장인 이성희 목사가 연세대 이사회의 연임 결정을 받아들이면서, 연세대 이사 파송을 주장해온 예장통합 교단은 이사 파송권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 됐다.

    ◇ 연세대 “교단 이사 파송 받지 않는다” 정관개정..기독교계와 갈등 빚어

    연세대학교는 2011년 10월, '교단 파송 이사를 받지 않기로' 이사회 정관을 개정했다.

    연세대 이사회가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대한성공회 등 4개 교단 파송이사와 협력교단 교계인사 2명을 이사로 선임한다.’는 조항을 단순히 "기독교계 이사 2명"으로 개정한 것이다.

    그러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회원교단들과 함께 ‘연세대 설립정신 회복을 위한 기독교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기독교계는 “1885년 의료선교사 알렌과 복음선교사 언더우드로 시작된 연세대학교는 선교사들의 건학이념을 이어가기 위해 한국의 기독교계로부터 이사를 파송 받아 재단을 운영해왔다”며 교단의 이사 파송권한을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사회 결의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고, 기독교계는 대법원까지 소송을 이어갔지만 결국 패소했다. 결국 교단에게는 이사를 파송할 권한이 없게 됐다.

    때문에 연세대 이사회가 이성희 목사의 이사 연임을 결정한 것은 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성희 목사는 선교사에 의해 설립된 연세대학교가 한국교회로부터 벗어나려는 정관개정에 대항해 싸웠던 예장통합 교단의 수장이라는 점에서, 교단 구성원들의 비난을 면하기는 어렵게 됐다.

    ◇ 예장통합 연합사업위원회, 교단 이사 추천권 주장하며 내부 절차 밟아

    연세대 정관시행세칙에는 ‘기독교계 이사에 대해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와 연희전문학교의 창립에 크게 공헌한 교단에 소속된 목사로 하되, 이 법인의 설립정신을 존중하고 그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자로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있다.

    이 같은 시행세칙에 따라 학교 설립에 기여한 예장통합(언더우드 선교사-장로교, 연희전문학교 건립)과 기독교대한감리회(애비슨 선교사-감리교, 세브란스 병원 건립)는 교단의 이사 추천권을 주장하며 연세대 이사 파송 절차를 교단 내부적으로 밟아왔다. 예장통합은 교단 내 연합사업위원회를 통해, 감리교는 감독회장을 통해 연세대 이사를 추천해 온 것이다.

    예장통합총회는 연세대가 이사회 정관을 개정한 2011년 이후부터 더 이상 교단 파송 이사를 추천받지 않고 있지만 2013년 연합사업위원회를 통해 이성희 목사를 연세대 이사로 추천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이성희 목사의 후임으로 류영모 목사를 추천했다.

    예장통합 연합사업위원회는 지난해 8월, 당시 위원장인 정영택 목사와 손달익 목사, 이성희 목사 등 3인에게 연세대 후임 이사 선정을 위임하기로 했고, 그 다음 달에 열린 교단 정기총회에서 3인 위원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위임받은 3명은 같은 해 12월 류영모 목사를 연대 이사로 추천했다.

    ◇ 이성희 총회장, “연세대 이사 추천권 교단에게 없다”

    이성희 목사는 자신의 연세대 후임이사를 추천한 당사자다. 하지만 그 결정을 연세대 이사회에 전달하지 않고 본인이 이사를 연임하는 길을 선택했다.

    논란이 일자, 이성희 목사는 “연세대의 정관개정 이후 교단의 연세대 이사 추천권은 없어졌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예장통합 교단이 이사 파송권을 주장한다 하더라도 류영모 목사를 연세대 후임 이사로 확정지은 것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교단측 실무 책임자도 “위임 받은 3명의 목회자가 특정인을 연세대 이사로 정했다 하더라도 이는 추천권에 불과할 뿐 결정권이 있는 것은 아니”라며, “3명의 목회자가 추천한 특정인을 정기총회 현장에서 인준을 받았어야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9월 정기총회에는 연세대 이사가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보고가 됐고, 만약 그 이후 류영모 목사를 추천했다면 새 회기의 임원회에서 이를 확정지어야하는 사항”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예장통합 임원회는 이성희 목사의 임기 만료를 앞둔 시점에서 연세대 이사 파송과 관련해 어떤 논의나 결정을 내린 적이 없었다.

    ◇ “연세대 이사회와 상관없이 교단은 이사 추천권 주장해야”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류영모 목사는 “한국교회의 중요한 유산 중 하나인 연세대학교를 지키지 못한 것은 한국교회와 연세대학교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라며, 연세대학교가 교단파송 이사를 받지 않겠다고 변경한 정관을 고집하더라도 예장통합 교단은 이사 추천권을 끝가지 고집했어야 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류 목사는 또, "자신과 이성희 목사 모두 연세대 이사로 가지 말아야하고, 제3의 인물을 연세대 이사로 추천해야 예장통합총회의 이사 추천권을 계속 주장할 수 있다"고 밝히고, "더 나아가 연세대가 설립 교단들로부터 이사를 파송 받도록 정관 개정도 이뤄져야한다"고 덧붙였다.

    5년 전 한국교회는 공 교단의 파송 이사를 받지 않겠다는 연세대의 정관개정에 기독교계는 우려를 표했다. 연세대는 설립교단과 선을 그었고, 이번 예장통합총회의 연세대 이사 추천 논란은 그 선을 더욱 분명하게 만들었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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