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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만든 AI '알파고'의 비밀은 '블랙박스'



IT/과학

    인간이 만든 AI '알파고'의 비밀은 '블랙박스'

    인공지능이 왜 특정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알 수 없어

     

    23일 인류의 시선은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 2.0과 커제 9단의 바둑의 미래 서밋' 행사 1차전이 열리는 중국 저장성 우전에 쏠렸다. 기계가 과연 또다시 인간을 뛰어넘을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그러나 인간에겐 비관적이었다.

    이미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첫 대국은 중반부터 커제는 패색이 짙어지면서 1집 반만에 완패했다. '신의 한수'가 아닌 이상 인간은 승리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다. 4000년 역사의 인간계 바둑을 단숨에 뛰어넘은 알파고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 것일까.

    알파고는 1년 전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서 5전 4승이라는 압승을 거두며 인간의 마음에 강한 두려움을 심었다. 알파고는 그러나 멈추지 않았다. 최고의 인간 기사와의 대국 1년여 만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모두에서 상당한 진화를 이루며 더욱 강력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간보다 똑똑해진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고, 지능화된 로봇과 기계가 인간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는 인간에게는 여전히 두려움의 대상이다.

    구글은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연례개발자회의 I/O'서 AI용 칩인 TPU(TensorFlow Processing Unit) 2세대를 전격 공개했다. 앞서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알파고는 TPU 기반의 서버를 사용해 엔디비아 등의 칩을 쓰는 하드웨어보다 몇십배 이상 빠른 연산속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2세대 TPU 칩이 알파고 2.0에 탑재되었을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1세대 TPU가 추론 처리에 한정된 디자인이었다면 2세대 TPU는 학습과 추론에 모두 최적화되어 최대 180테라플롭(Teraflops 1초에 180조번의 연산처리)에 달하는 부동 소수점 연산 성능을 제공한다. TPU 2세대에는 맞춤 고속 네트워크가 포함돼 64개의 TPU로 구성된 'TPU 팟(TPU Pod)'이라는 최대 11.5페타플롭(petaflop 1초당 1만1500조번의 연산처리)의 연상 성능을 제공하는 클라우드 방식의 머신러닝 슈퍼 컴퓨터를 구축할 수 있다.

    (사진=스마트이미지)

     

    현재 인공지능 기술은 이미 인간의 연산 능력을 뛰어넘었고, 추론 능력에 집중되고 있다. 다만 인간의 또다른 영역인 감정이나 상상력에는 미치지 못하고 연산처리 능력 기반의 과학적 추론(논리)에 한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공지능 로봇이 SF 영화 '채피(Chappie)'처럼 사람과 같이 스스로 학습하고 기쁨이나 두려움 따위의 감정을 느끼는 것은 '복제'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논리가 기저에 깔린 주장이다.

    영화에서 주인공 휴 잭맨(빈센트 역)은 "인공지능의 문제는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인간이 만든 인공지능이 이세돌과의 대국에서 검은 돌을 특정한 위치에 두었는지에 대해서는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인간의 연산 추론 능력을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프로그래머는 결과물을 도출하도록 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인간의 뉴런을 복제한 인공 신경망은 그 결과물을 도출해낸다. 인공지능이 어떻게 연산하고 왜 그런 결과를 내놨는지는 '블랙박스(Black Box)'에 남아 있을 뿐 인간도 아직 그 블랙박스를 해독할 수 없다고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알 필요가 없고 알려고 하는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말한다. 현재로서는 그 이유를 아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의도된 선의적 결과만 만들어내면 된다는 주장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지난 달 24일 <컴퓨터의 창조=""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이러한 진보에도 불구하고 컴퓨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알파고가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딥러닝 학습에 집중하지만 프로그래머들은 시스템이 특정 동작을 수행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들은 다층 네트워크의 많은 디지털 뉴런에서 어떤 의미를 확인하려고 하지만 정보의 대부분은 신경망의 넓은 범위에 걸쳐 분포되어 있고, 이 과정에서 왜 특정한 동작이 선택되었는지는 합리적인 주장으로 정리될 수 없었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도 지난 4월 11일 <인공지능 심장에="" 있는="" 어두운="" 비밀="">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지난해 칩 메이커인 엔비디아가 개발한 향상된 인공지능 기술의 시험용 자율주행차가 각종 센서로부터 들어오는 정보 데이터를 처리하고 핸들과 브레이크, 다양한 시스템을 작동시키는데 필요한 명령을 전달하는 거대한 인공신경망으로 바로 연결되어 인간이 운전자에게 기대한 반응과 일치하는 결과물을 내놓았다"면서 "하지만 예기치 못하게 나무에 부딪히거나 녹색 신호등에도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 발생해도 설계자가 그 원인을 찾아내기 힘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공지능 시스템에게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 물어볼 수도 없다. 아직 그런 시스템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세돌 9단이 알파고와의 대국에서 왜 패했는지, 다섯 번의 대국 중 네번째 대국에서는 승리했는지 기보를 통해 복기하는 경험적 과정을 거치지만 알파고가 왜 그러한 수를 두며 이겼는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역설적으로 이 '블랙박스'를 해독할 수 있다면 인공지능을 획기적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인공지능 시각화 연구 그룹인 구글의 빅피처 연구소가 지난해 4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데이터 시각화 컨퍼런스 ‘오픈비즈(OPENVIZ)’에서 발표한 '기계의 생각을 보다(Seeing Machines Think)'를 통해 ‘t-SNE’ 알고리즘을 이용한 고차원 데이터를 저차원으로 시각화하는 연구를 진행해왔다고 밝혔다.

    인공지능이 기계가 학습을 통해 어떤 기준으로 숫자 0과 9를 구분하는지 시각화해 지난해 11월 구글 'AI 실험(Experiments)' 프로젝트를 통해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기계가 학습 > 분류 > 판단하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다면 '두려움'은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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