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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마켓'에 웃지 못하는 투자자들…'삼성 바라기' 한국 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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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마켓'에 웃지 못하는 투자자들…'삼성 바라기' 한국 증시

    코스피의 상승국면은 당분간 유지될 듯…다른 대형주로도 온기 점차 확산

    (사진=자료사진)

     

    코스피가 2,300선을 돌파하며 연일 사상최고치 행진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 대형주들의 장세로 중소형주는 철저히 소외돼 있다. 이른바 주가의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코스피가 길고 긴 박스권을 돌파해 사상최고치 행진을 계속하고 있지만 여의도 증권가의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못하는 이유이다.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들어 23일까지 14.08%가 오르면서 2,300선을 돌파해 사상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전체 종목 2,545개 가운데 코스피의 상승폭 만큼 상승한 종목은 4분의 1에도 못미치는 601개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40.8%에 이르는 1,040개 종목은 이 기간에 주가가 하락하기까지 했다.

    이렇게 된 것은 코스피의 상승장을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주가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시가총액이 많은 대형주의 상승폭이 클 경우 코스피는 오를 가능성이 높다. 시가총액 상위 20위에 속한 종목 가운데 이 기간에 주가가 떨어진 종목은 한국전력 하나 뿐이고 12개 종목은 10% 이상 올랐다.

    특히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체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 이르고 있는데(23일 현재, 19.59%) 이 기간에 25.61%가 오르면서 사상최고가 행진을 펼치기도 했다.

    코스피의 사상최고치 행진과 삼성전자의 사상최고가 행진이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 기간에 대형주가 15.77% 오른 반면 중형주는 8.71%, 소형주는 2.49% 오르는데 그쳤다.

    중소형주가 많은 코스닥시장이 코스피의 사상최고치 행진을 남의 집 일을 구경하는 식으로 지켜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스닥지수는 이 기간에 2.1% 오르는데 그쳤다.

    주가의 양극화는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고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가의 양극화는 세계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결과물로서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삼성전자가 장을 이끌고 있는 것처럼 미국에서는 애플과 구글이 잘 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양극화의 구조는 당분간 깨지지 않고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대기업이 이익을 많이 취하고 그 밑에 있는 기업의 이익을 훼손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비즈니스현상의 일반적인 모습이다. 이런 구조는 당분간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다. 현재 주도하고 있는 주식군의 수익이 그렇지 않은 주식군보다 더 많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고 양극화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정용택 팀장은 말했다.

    문제는 이런 양극화 구조는 굉장히 취약하다는 점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양극화가 글로벌한 현상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의 양극화는 상대적으로 훨씬 심한 편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삼성전자 한 개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이 높은 나라는 우리 같은 경제규모에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런 구조에서는 삼성전자가 삐끗하면 전체 주식시장도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행인 것은 양극화 구조 속에서도 현재의 코스피 상승국면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정용택 팀장은 "삼성전자를 필두로 한 IT(정보기술)기업은 제품에 대한 수요도 있고 나름대로 경쟁력도 탄탄하다. 여기에 경쟁기업도 줄어들어 당분간 잘 나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여기에 올들어 다른 대형주로도 온기가 점차 확산되는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황세운 실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삼성전자만이 홀로 주식시장을 지지하는 구조였는데 올해부터는 다른 대형주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이것은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해당 종목의 실적 개선이 반영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조짐이 심화되고 있는 주가 양극화 해소로 연결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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