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23일 왼쪽 옷깃에 수인번호 '503번'을 달고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첫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을 당시 가슴에 달았던 배지에 붉은색 글씨로 적힌 '나대블츠'의 의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미결수들은 구치소를 벗어나 법원 등으로 이동할 때 사복을 입을 수 있고 이 경우 가슴에 배지를 붙인다.
이 배지에는 수감번호와 구치소 기호가 적혀있다. 박 전 대통령의 배지에도 수감번호인 '503'과 서울구치소를 뜻하는 '서울(구)'가 검은색으로 새겨져 있다.
특히 붉은색 글씨로 적힌 '나대블츠'는 구치소에서 수감자들을 호송할 때 공범과 격리시키기 위해 임의로 기호를 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는 국정농단 피고인들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국정농단 사건 피고인들은 모두 '나' 기호가 적혀있다.
'대'는 대기업 관련 뇌물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배지에 '나대'가 씌어있다.
'블'은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련자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배지에는 모두 '나블'이 적혀있다.
'츠'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관련자를 의미한다. 최순실씨 조카 장시호씨의 배지에 '나츠'가 씌어있다.
결국 박 전 대통령의 '나대블츠'는 국정농단 피고인 가운데 대기업 뇌물과 문화계 블랙리스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모두 관련된 공범이라는 뜻이다.
또 최 씨 딸 정유라 씨의 이화여대 입학‧학사 특혜 관련자들의 식별부호는 '이'다. 남궁곤 전 이화여대 입학처장 등은 '나이'라고 적힌 배지를 달고 있다.
한편 남부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최 씨의 배지에는 남부구치소를 의미하는 '남부(구)'와 수감번호만 적혀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