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이 화두다. 누구도 명쾌한 답을 제시하지는 못하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급격한 사회 변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생각에는 대체로 동의한다. 낯선 개념과 용어, 여기에 당장이라도 4차 산업혁명이 현실이 될 것 같은 일부 호들갑스런 반응들에 당황하고 혼란스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기술 발전과는 별도로 4차 산업이 우리 생활에 깊숙이 스며들기 위해서는 경제성부터 윤리와 신뢰, 사회적 합의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게 사실. 4차 산업이 무엇인지,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아이들에게는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CBS가 차분하고 쉽게 짚어봤다. [편집자 주]<글 싣는="" 순서="">글>[4차 산업이란]
1. 4차 산업 어렵다고?…핵심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2. 4차 산업은 어떻게 서비스 되나…플랫폼 생태계 전쟁
[기대와 두려움 그리고 선결조건]3. 상상은 어떻게 장밋빛 현실이 될까
4. 자율주행의 딜레마…AI, 믿을 수 있을까
5. 로봇세? 자본세?…사회적 합의 없이 혁명도 없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6. 일자리 대체? 보완?…사람이 답이다
7. 저출산 고령화와 4차 산업…어떤 직업 뜰까
8. 코딩과 메이커 교육 그리고 협업하는 괴짜예루살렘 히브리대학 유발 하라리 교수는 저서 <사피엔스(sapiens)>에서 "지금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배운 것을 사회에서 써먹지 못하는 첫 번째 세대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4년 백악관에서 열린 제1회 메이커 페어(Maker Faire)에서 "오늘의 D.I.Y가 내일의 USA"라며 메이크 운동(Make movement)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현대 사회에서 중요시 여겨지는 '스펙'은 앞으로 인공지능의 영역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4차 산업시대를 살아가야 할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 코딩과 3D프린터 그리고 오픈 소스 = 코딩은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분석, 인공지능 등 4차 산업과 관련된 모든 것의 밑바탕이다.
영국과 일본 등이 코딩을 정규 교육과정에 편입시켰고 우리나라도 내년부터 전국 초·중·고교의 소프트웨어교육(코딩 교육)을 의무화하고 있다.
코딩은 3D 프린터의 활용으로 이어진다. 그 동안 비싼 돈을 투자해 시제품을 만들고 제품화하는 과정을 생략한 채 3D 프린터를 통해 각자의 아이디어를 곧바로 현실로 구현하고 인터넷을 통해 세계 곳곳에 판매도 할 수 있다.
종이와 고무는 물론 플라스틱이나 폴리우레탄, 금속, 세포 등 다양한 소재를 활용할 수 있고, 의학이나 패션, 건축 등 진출 분야도 제한이 없다.
오픈 소스(Open Source)란 말 그대로 자료를 공개하는 것. 제조 방법이나 회로도, 부품 리스트와 디자인 파일 등을 공개해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와 더 빠른 혁신을 가능케하는 것이 목적이다.
공개된 소스는 분야를 뛰어넘는 융복합적 분석 등에 활용되고 그 동안 상상하지 못했던 결과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
◈ 메이커(Maker) =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다면 코딩을 거쳐 3D 프린터로 출력해보고, 다른 사람이 공개한 오픈소스를 참조해 직접 물건을 제작하고 나에게 맞게 제어하는 것. 풀리지 않는 문제는 친구들과 협업해 해결하고 자신의 아이디어도 오픈소스로 공유할 줄 아는 사람.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제품을 스스로 구상하고 조립, 개발하는 사람 혹은 단체, 즉 메이커(Maker)에 대한 관심이 크다.
미국이 주목하는 것도 메이커 경제다. 자신이 필요한 물건이나 제품을 3D 프린터 등을 활용해 직접 만들고 네트워크를 통해 쉽게 판매하면서 경제의 한 축을 이루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늘의 DIY가 내일의 USA(Today’s D.I.Y. is tomorrow’s made in America)"를 강조한 오바마 전 대통령의 미국 뿐 아니라 주요 선진국들이 이 같은 추세에 발 빠르게 적응해나가고 있다.
자동차 생산에 오픈 소스와 3D 프린터를 도입한 미국 애리조나의 로컬모터스는 직원이 100여 명에 불과함에도 전 세계 5만여 회원들의 의견을 모아 자동차를 설계하고 '인쇄'하는 방식으로 부품도 가격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었다.
◈ 협업하는 괴짜 = 메이커로서의 발전을 위해서는 공유와 협업이 중요하다. 창조경제연구회 이민화 이사장은 '협업하는 괴짜'를 강조한다.
정동훈 광운대 교수는 기술 발전의 결과물이 아니라 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과정과 능력'으로써 코딩과 데이터, 디자인과 인간에 대한 연구를 강조한다.
정 교수는 "사물인터넷이나 인공지능,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결되는 O2O 비즈니스 등은 결과물일 뿐으로, 앞으로의 결과물이 무엇이 될 지는 아무도 모른다"며 "지금의 현상이나 특정 직종만 볼 것이 아니라 사람의 기본기에 충실한 것이 미래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고용정보원 박가열 연구위원은 "재능은 타고 날 수 있지만, 사회적 가치를 바탕으로 재능을 꽃피우는 게 중요하다"며 "일은 왜 해야 하는지, 왜 살아가야 하는지 등 삶의 방향을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공지능의 개발은 어디까지 허용할지, 윤리는 어떻게 프로그래밍할지, 일자리 대체는 어디까지 양보할지, 로봇세 등 이익의 재분배는 어떻게 진행할지 등에서는 인간의 감성과 올바른 윤리의식이 중요하다.
정동훈 교수는 "인공 지능과 로봇의 위협과 일자리 소멸 등 사회적 문제의 발단은 기술이 아닌 기술을 만드는 인간에게 있다"며 "때문에 두려워할 것은 기술이 아니라 인간의 탐욕과 오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사피엔스(sapie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