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정품 윤활유로 둔갑한 트랙터용 기름이 군에 납품돼 공군 항공기가 추락할 뻔 하고, 해군 군함은 추진장치 부품이 녹아버렸다. 부실한 군 검수절차 때문으로 국방 전력에 심각한 피해를 야기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국내산 저가 유압유 등 34개 품목을 43회에 걸쳐 군에 납품해 15억 원 상당을 챙긴 혐의로 군납업체 대표 A 씨 등 3명을 검거했다고 25일 밝혔다.
A 씨 등은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각종 무기와 장비에 사용되는 특수윤활유를 방위사업청에 납품하면서 국내에서 제조한 저가 윤활유를 정품 유사 용기에 담았다.
그리고는 미국산 정품 상표의 라벨을 위조해 붙였다. 수입신고필증과 시험성적서 등 관련서류까지 가짜로 만들어 제출했다. 자세히 보지 않는 이상 가품이란 걸 알기 어려웠다.
원래는 해외에서 군용 특수윤활유를 구매한 뒤 방위사업청이 지정한 해외 야적장으로 운송, 선적이 이뤄져 국내의 군까지 납품돼야 한다.
하지만 A 씨 등은 군이 제품을 검수할 때 수량과 포장상태, 파손여부만 육안으로 확인한다는 점을 악용했다.
용기와 라벨만 봤을 땐 문제가 없는 가짜 윤활유를 미국으로 보낸 뒤, 해외 야적장에서 국내로 들어오는 절차를 밟은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짜 윤활유를 사용한 공군 항공기의 경우, 추락 위험 때문에 조기 회항하기도 했다. 기체가 흔들리고 엔진 부품에 손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해군의 군함에 사용된 방청제는 추진 제어장치의 전자기판을 녹여버렸다.
또 해군의 한 헬기의 사용된 가짜 윤활유는 수분 함량이 너무 높아 장기 사용할 경우 기체가 망가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불량제품 사용 시 무기와 장비의 성능이 떨어지고 수명이 단축된다면서 관련 제품을 군에 납품할 때 검수절차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방위사업청 권고했다.
경찰은 이와 함께 가짜 윤활유 납품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군 수사기관과 정보를 공유해 방위사업비리를 근절한다는 방침이다.
(사진=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