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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블록체인' … 탈중앙화 인터넷 기술의 혁신

책/학술

    '비즈니스 블록체인' … 탈중앙화 인터넷 기술의 혁신

     

    신간 '비즈니스 블록체인'은 낯선 기술인 블록체인을 명료하고 알기 쉽게 설명하는 동시에, 각종 응용 분야와 사례를 조망하고 미래 비즈니스 기회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 저자 윌리엄 무가야가 30년간 기술과 사업 양쪽 영역에서 쌓은 경험을 녹여낸 책이다. 저자는 추상적인 장밋빛 전망을 던지는 대신, 치밀한 기술적 이해를 바탕으로 블록체인을 해부하고 냉철하게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을 모색한다.

    금융계에 돌풍을 일으킨 비트코인은 쉽게 말해 암호를 푸는 일('채굴')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상 화폐다. 이미 전 세계 사람들이 비트코인으로 다양한 물건을 구입하고 있고, 2017년 2월 한국 정부도 제도권 편입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평가받는 비트코인의 이면에 있는 기술이 바로 블록체인이다. 블록체인은 끊임없이 업데이트되는 거대한 장부로서, 모든 거래가 영구적으로 기록되므로, 청산소나 신용카드 회사 같은 중개자가 필요 없다. 하지만 블록체인을 단순히 거래 내역을 기록한 분산 원장 혹은 데이터베이스로만 이해하는 것은 좁은 시각이다.

    블록체인은 핀테크뿐 아니라 모든 산업 분야에 걸쳐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다. 각국에서 금융 외 공공 부문, 토지대장, 헬스케어, 제조업, 유통 등 여러 분야에서 사례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수많은 기기를 연결할 때 생기는 각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물 인터넷의 기반 기술이 될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그 파급력은 이미 우리의 삶과 모든 산업을 바꿔놓은 인터넷(월드 와이드 웹) 혁명과 비견된다.

    실제로 해외 다수의 국가에서는 이미 블록체인 2.0 서비스를 현실에 도입하고 있다. 단순한 디지털 가상 화폐 거래가 블록체인 1.0이라면 블록체인 2.0은 화폐뿐만 아니라 디지털 자산을 비롯한 응용프로그램(스마트 계약)을 블록체인에서 관리할 수 있는 개념이다. 앞서 2017년 1월 런던에서 열린 블록체인 엑스포에서는 정부, 법조계, 에너지 산업, 부동산 거래, 사물 인터넷, 공유 경제 등 각종 분야에서 다양한 블록체인 2.0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이 행사에서는 '스마트 계약'의 중요성이 특히 부각되었고, 암호 화폐 전문가인 그리프 그린(Griff Green)은 "비트코인 암호 화폐란 사실 곧 스마트 계약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스마트 계약은 블록체인에서 일정 조건이 만족될 때 거래가 '자동 실행'되도록 프로그래밍하는 것을 말한다. 즉 은행 등 느리고 비싼 중개자들을 거치치 않고도 안전하게 거래를 수행할 수 있다. 단순한 거래 외에 소유권 이전, 상속, 증여 등 공유 경제가 확산되는 추세에서 응용 분야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도 금융권 외에 공공 부문에서 정보의 투명성을 높이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도 정보 보호, 규제 등의 문제로 크게 활성화된 상태는 아니다. 사실상 비트코인이나 블록체인 1.0의 개념조차 낯설게 받아들여지는 상황이다.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블록체인을 이해하고 비즈니스에 적용한다면 그만큼 혁신에서 앞장설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으로


    은행은 우리가 상품을 구매한 그 즉시 계좌에서 돈을 이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한 수표에 대한 청산을 추후에 정해진 날짜로 미룬다. 정부는 우리가 낸 세금을 쉽게 낭비하지만 우리는 그런 내역을 보기도, 증명하기도 어렵다. 그런가 하면 대출 기준 금리가 1퍼센트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신용카드 회사는 23퍼센트에 육박하는 금리를 부과한다. 공공 기관은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거나 일시적으로 서비스가 중단되는 상황에서도 제대로 된 보상을 해주지 않으며, 어떤 경우는 별다른 공지 없이 약관을 변경하여 더 높은 수수료를 챙기기까지 한다. 이런 상황이 버젓이 존재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우리가 그들을 전적으로 신뢰한 나머지 그들이 믿음을 저버리는 경우에도 관용을 베풀기 때문이다. 결국 신용기관들은 극에 달한 권한 남용으로 불행한 결과를 초래해도 사회에서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는다. 자, 그럼 블록체인은 여기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79쪽)

    사람들은 블록체인이 어떻게 사회에 채택되고 도입될 것인가를 웹이 지난 세월 걸어온 길과 비교하곤 한다. 웹은 상업화된 지 3년(대략 1994~1997년)이 지나서야 다수의 기업들로부터 그 가능성을 온전히 인정받았다. 그리고 인터넷이 1983년 출시된 후 7년이 흘러서야 웹이 본격적인 활약할 수 있었다. 비트코인이 대중의 시야에 자리를 잡기까지 3년의 침묵기(2009~2012년)를 보낸 것처럼 블록체인도 3년 정도(2015~2018년)는 다소 미스터리하고 복잡한 기술적 동향으로 인식될 것이다. (50~51쪽)

    이 책에는 내가 지난 34년간 기술 분야에 몸담으며 체득한 경험과 식견이 담겨 있다. 그 세월의 첫 14년은 휴렛 팩커드에서, 이후 1995년부터 2005년까지의 인터넷 발전사와 함께한 10년은 독립 컨설턴트, 작가, 인플루언서로서 활동했다. (…) 2005년 나는 컨설팅 기관 애버딘 그룹에서 전문 애널리스트로 훈련받고 약 3년간 코그니전트에서 컨설턴트로서 전 세계를 무대로 벌어지는 차익 거래를 전담하며 진정한 의미의 무국적 기업이 무엇인지 몸으로 부딪치며 배웠다. 2008년을 기점으로 약 5년간 나는 두 개의 스타트업을 차려 나름의 성과를 올렸다. (…) 2013년 비트코인과 블록체인 세상을 발견한 순간은 1995년 나를 비롯한 몇 명의 사람들이 인터넷이 이 세상을 뒤집을 만큼 대단한 기술이라는 것을 알고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던 기억을 되새기게 했다. (31~33쪽)

    윌리엄 무가야 지음 | 박지훈, 류희원 옮김 | 한빛미디어 | 244쪽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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