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3대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28년 만에 중국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데 이어 중국 국영기업들과 홍콩의 신용등급을 연이어 강등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무디스가 중국 본토와 홍콩 간 밀접한 경제·금융·정치적 관계를 고려해 홍콩의 신용등급을 Aa1에서 Aa2로 한 단계 낮췄다고 25일 보도했다.
무디스는 중국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도 향후 신용등급 전망은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조정하며 추가 강등 가능성을 배제한데 비해 홍콩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신용도 하향 위험 가능성을 경고했다.
홍콩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신경제구상인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와 주식·채권 연계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어 부채급증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그 이유다.
무디스는 한편 26개 중국 국유기업의 신용등급도 중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을 반영해 한 단계씩 강등했다.
등급 강등 대상 기업은 차이나모바일(中國移動)과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중국석유화공그룹(中國石化·시노펙) 등이다.
한편 전날 무디스는 28년 만에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3에서 A1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무디스는 성명을 통해 중국의 부채가 늘어나고 경제 성장률이 둔화하는 가운데 재무 건전도가 악화하고 있다며 강등 배경을 설명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 비율은 2008년 160%에서 지난해 말 260%로 급증했다.
무디스의 중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에 대해 중국 정부와 언론들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재정부는 무디스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결정이 내려지자 곧바로 성명을 내고 "중국 경제가 마주한 어려움은 과대평가하고 정부의 공급 측면의 개혁과 수요 확대 능력은 낮춰 평가했다"며 "신용평가가 부적절한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폴찬 홍콩 재정사장.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폴 찬(陳茂波) 홍콩 재정사장도 무디스의 등급 강등이 기계적이며 홍콩의 건전한 경제 펀더멘털(기초여건)을 간과했다며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는 중국의 신용등급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서구 국가와 다른 이중 잣대를 들이댄다면서 무디스를 강도 높게 비난하고 나섰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25일 중국 상무부 연구원이 분석한 '무디스 등급 강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라는 제하의 평론에셔 "중국의 채무 수준은 평가 등급이 높은 서구 국가와 비교해 이례적인 수준이 아니다"라며 무디스의 평가기준이 불공정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구 국가들의 부채 상환 능력을 필요 이상 낙관적으로 평가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불과 몇 년 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위기와 유럽의 채무 위기를 초래했던 원인이 뭔지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무디스의 평가능력 자체를 꼬집었다.
인민일보는 "중국의 채무의 95%는 외채가 아닌 내부의 빚이며 3조 달러가 넘는 외환을 가지고 있다"며 "이번 등급 강등으로 인해 중국에 미치는 영향은 외채에 크게 의지하지는 신흥 시장국보다 훨씬 적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