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상황판 설명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집무실에 '일자리 상황판'을 만들어 놓고 재벌그룹의 기업별 일자리 동향을 파악하겠다고 밝히는 등 일자리 창출과 상생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재계가 앞다퉈 일자리와 상생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경총 등 경제단체를 중심으로는 산업현장의 갈등을 키울수도 있다는 우려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25일 그동안 1차 협력사들에게만 제공해 오던 물품대금의 현금지급을 다음달 부터는 2차 협력사에도 확대한다고 밝혔다.
다음달 1일부터는 1차 협력사가 2차 협력사에게 물품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30일 이내에 지급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1차 협력사들이 이렇게 하는 과정에서 지게될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5천억원 규모의 펀드도 조성해 무이자로 대출해 주기로 했다.
이 '물대지원펀드'는 2020년 5월 31일까지 3년간 운영되면서 1·2차 협력사간 '납품 대금 30일내 현금 지급' 프로세스를 정착시키고, 추후 협력사들의 요청에 따라 연장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1차 협력사들도 '물대지원펀드'를 적극 활용해 물대 현금 지급의 패러다임을 정착시켜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현대백화점은 국내 최대 유통단지 가든파이브에 '상생형 쇼핑몰'을 선보인다.
26일 서울 송파구 문정동 가든파이브 라이프동에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을 개장한다것이다.
현대시티몰 가든파이브점은 기존 유통시설과 달리 가든파이브에서 영업 중인 중소상인 약 250명과 SH공사가 공동으로 설립한 ㈜가든파이브라이프로부터 매장을 임차해 운영한다.
현대시티몰은 매출액의 일정 부분(수수료)을 임차료 명목으로 상인들에게 지급한다. 현대시티몰 매출이 늘어날수록 상인들이 받는 임대료 수입도 커지면서 진정한 상생이 가능하게 되는 구조다.
문 대통령의 ‘상생과 화합’ 화두에 보조를 맞추려는 재벌기업들의 조치로 해석될 수 있어 보인다.
여기다 일자리 창출이라는 문 대통령의 강력한 정책의지에 부응하는 기업들의 조치들도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직접나서 고용확대 실천을 약속했다.
신 회장은 25일 오전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롯데 가족경영·상생경영 및 창조적 노사문화 선포 2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고용이 최고의 복지라는 말이 있다"며 "롯데는 국내에서 직·간접적으로 35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으며 앞으로도 성장에 따른 고용 확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청년과 기성세대의 조화로운 고용을 추구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이어 "저를 포함한 롯데인 모두 기업가치 창조, 직원 행복 창조, 사회적 가치 창조를 마음에 새기고 역지사지의 자세로 일해 모범적인 노사문화를 가진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황각규 경영혁신실장(사장)도 같은 자리에서 고용 목표의 차질없는 이행을 강조했다.
신세계 그룹은 오는 3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중소 협력사와 함께하는 상생 채용박람회를 개최한다.
올해로 3년째, 횟수로는 5회째를 맞는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구직자들의 고용난 해소를 위해 함께 마련한 채용박람회다.
이를 통해 신세계그룹은 2015년 1만4000명, 지난해 1만5000명을 채용했으며 올해도 지난해보다 많은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재벌그룹의 개별기업별 일자리 동향을 파악할 수 있게 하겠다"며 주요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실적을 점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재계가 이렇게 납짝 업드린채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경제단체를 중심으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경영자 총협회 김영배 상임부회장은 25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226회 경총포럼 인사말을 통해 최근에 진행되고 있는 획일적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슈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그는 "근본적 원인에 대한 해결없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요구가 넘쳐나게 되면 산업현장의 갈등이 더 심화될 것"이라며 "이는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새 정부의 국정운영방향과도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