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2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작가 전여옥이 법정에 선 박근혜 전 대통령을 두고 "청와대의 잠자는 공주였다"고 표현하며 "여전히 '자기 최면'에 걸려 있는 듯하다"고 비판했다.
전여옥은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503' '나대블츠' '플라스틱핀' '올림머리', 어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법정출석을 두고 사람들이 주로 한 이야기였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최초의 대한민국 여성 대통령의 바닥 없는 추락이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내세운 정책의 공과가 아니라 올림머리와 화장기 없는 얼굴, 염색은 했나 안했나가 언론의 관심사였던 것이 더 참담했습니다. 한 인간으로서, 여성으로서 연민과 동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스스로 불러온 것입니다. 그리고 참 답답하고 한심스럽게도 여전히 '잘못된 만남'을 '잘못된 방향'으로 몰고 있습니다."
그는 "그녀(박 전 대통령)에게 과연 판단의 나침반은 있었던 것인가? 하는 의문조차 갖게 합니다"라며 "애초 '최순실게이트'가 터졌을 때 박 전 대통령은 판단을 잘못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바로 그 다음 날 허둥지둥 쫓긴 듯이 '사과'하고 '시인'했습니다. 그녀가 최순실에게 연설문을 부탁했다고 인정하고 뒷모습을 보이며 돌아선 순간, 이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들의 억장은 무너졌습니다.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죠. '내가 사과까지 했는데 이것으로 끝나겠지' 했을 겁니다. 그리고 최순실한테 '귀국하라'고 했습니다. 자신이 있었던 겁니다. 검찰을 비롯한 사법부가 자신의 손안의 놀이공처럼 충실히 움직여 줄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또한 이른바 '콘크리트지지층'에 대한 믿음도 있었구요."
이어 "탄핵이 국회에서 가결됐지만 변호사 선임도 별 신경 안 썼지요. 반드시 탄핵이 기각된다고 믿었지요"라며 "유영하 변호사의 '충정'과 자신을 무조건 떠받드는 반탄핵 지지자의 세 불림, 즉 '자기최면'을 확실히 건 겁니다"라고 진단했다.
전여옥은 특히 "헌재에서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선고가 내려졌을 때 이 나라에서 가장 놀란 사람은 박근혜 전 대통령일 겁니다"라며 "재판에 나온 모습을 보니 박 전 대통령은 여전히 '자기 최면'에 걸려 있는 듯합니다"라고 꼬집었다.
"순결하고 순수하게 '3년 반' 동안 이 나라와 불쌍한 국민을 위해 고생했을 뿐인데 '불순세력'에 의해 '마녀사냥'을 당했다고 믿고 있더군요. 모든 것이 처음부터 잘못됐습니다. 그녀는 청와대의 '잠자는 공주'였습니다. 최면과 수면은 형태로서는 매우 비슷하지요. 국민들은 깨어 있을 때 그녀는 잠들어 있었습니다. 전직 대통령에서 이제 '503'으로 불리우는 그녀, 최태민이라는 사람이 건 '타자최면'에 이어 지금은 '자기 최면'에 빠져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