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뒤풀이에서 성적인 농담이오간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된 서울의 한 사립대 단과대학에서 성희롱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27일 한양대 학생 등에 따르면 이 대학 서울 캠퍼스의 한 건물에 '얼마 전 성희롱 사건의 직접적인 피해자가 됐다'는 내용의 대자보가 23일 게시됐다.
'사퇴문'이란 제목의 글은 해당 학과 학생회 간부를 맡은 A씨에 의해 작성됐다. A씨는 본인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 발언, 음담패설에 대응하겠다는 내용을 써놓았다.
A씨는 "같은 학생회 간부 이모(20)씨가 개강 후 17학번 학우들과의 술자리에서 나를 대상으로 성적인 희롱 발언, 음담패설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가 제보받아 공개한 내용을 보면 당시 술자리에서는 '전 여친과 ○○○ 중 누구와의 성관계가 더 좋았나', '17학번 여학우들 중 누구와 하고 싶나' 등의 부적절한 대화가 오갔다고 한다.
이씨와 17학번 남학생 등이 함께한 술자리에서 누군가가 '(대화) 수위를 올려보자'고 제안하자 질문과 답변 형식으로 이러한 성적 발언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학과에서 학생 간 성적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올들어서만 두번째다.
지난달 '우리는 당신의 학우이지 성적 희롱의 대상이 아닙니다'는 제목의 대자보 2장이 같은 건물에 붙었다.
당시 작성자는 익명으로 "16학번 선배들이 동기와 후배를 대상으로 '○○를 먹고 싶다'는 식의 성적인 농담, 얼굴 평가, 외모 순위 매기기 외에 음담패설을 하는 것을 봤다"고 주장했다.
이후 학교와 학과 학생회가 글을 작성한 피해자를 찾는 한편, 해당 발언이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뒤풀이 자리에서 나왔음을 확인하고 이를 대학 양성평등센터에 신고했다. 현재 양성평등센터는 문제 발언을 한 학생의 징계를 상정한 상태다.
당시 '학생 인권 문제를 엄중히 다룰 책임감을 느낀다'던 학생회 간부 사이에서 한 달 만에 성적 논란이 될 발언이 오갔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학생회의 도덕성 논란도 함께 불거질 전망이다.
A씨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성범죄 피해자는 더는 약자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공론화했다. 가해자들의 성적인 평가·비교 발언에 책임을 꼭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