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한빛PD의 아버지가 지난 27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 희생자에게 메모를 남겼다. (사진=박원순 서울시장 페이스북 캡처)
고 이한빛PD의 아버지가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 승강장 희생자에게 메모를 남겨 보는 이들을 뭉클하게 했다.
'구의역 사건' 1주기를 맞은 지난 27일 고 이한빛 PD의 아버지는 구의역 9-4 승강장을 찾아 스크린 도어에 메모지를 붙였다.
고인의 아버지가 붙인 메모지에는 "김 군! 하늘나라에서 우리 아들 한빛이랑 만나서 행복하게 잘 지내길 바래. 남은 일(못다 이룬 꿈)은 우리가 열심히 노력해서 이루어 줄 테니 부디 편안하게 지내길 바라오. 젊은이가 희망과 꿈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회를 우리가 만들어줄게"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서울메트로 하도급업체 은성 PSD 직원인 김모(당시 18세) 군은 지난해 5월 28일 구의역에서 홀로 스크린도어를 정비하다 전동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당시 김 군의 가방에는 식사용 컵라면과 나무젓가락이 들어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시민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다음날 고 이한빛PD의 아버지가 붙인 메모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하며 "구의역 9-4 승강장은 저에게도 가장 뼈아픈 곳입니다. 사람이 우선인 도시를 만들겠다는 다짐, 그렇게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노력이 무력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라면서 "사고 이후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고 이한빛PD의 아버지가 붙인 메모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했다. (사진=박원순 서울시장 페이스북 캡처)
이어 "그러나 1년 동안 모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말하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미진한 부분에 마음을 쏟으며, 살피고 노력하고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박 시장은 또 "구의역 9-4 승강장 스크린도어는 제 평생 좌표입니다. 부족함을 알려주는 동시에 제가 나아갈 방향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지요. 매일 매일 이곳에 서 있는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수많은 김 군들의 꿈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습니다"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한편, 케이블 채널 tvN에서 조연출로 일하던 고 이한빛(당시 28세)PD는 지난해 10월 과도한 업무 스케줄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정규직이었던 이 씨는 자신이 관리하던 비정규직 조연출들에게도 이 같은 노동을 강요해야 했고 이로 인해 죄책감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