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주민번호 변경 원하면, 보이스피싱 번호 캡쳐하라"

사회 일반

    "주민번호 변경 원하면, 보이스피싱 번호 캡쳐하라"

    <홍명근(보이스피싱 피해자)="">
    - 주민번호 유출로 보이스피싱 피해
    - 개인정보 관리 개선도 필요해보여

    <채홍호(행정자치부 주민번호변경제도추진단장)="">
    - 주민번호 피해에 한해 제한적 변경
    - 제도 근본개선엔 막대한 사회적 비용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홍명근(보이스피싱 피해자), 채홍호(행정자치부 주민번호변경제도추진단장)

     

    우리의 주민번호 아시다시피 앞자리는 생년월일이고요. 뒷자리는 그 사람의 성별 그리고 태어난 시, 구, 동이 어디인지를 알려주는 정보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 주민번호는요, 평생을 지문처럼 절대 바꿀 수 없는 고유한 것이었죠. 그런데 오늘부터 주민번호 뒷자리를 바꿀 수 있게 됩니다. 자신의 번호가 유출이 돼서 피해를 당했거나 혹은 피해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 한한다고 하는데요. 기대 반, 우려 반입니다. 이 제도 오늘 좀 들여다보겠습니다. 우선 자신의 주민번호가 유출이 되면서 보이스피싱 범죄의 타깃이 됐던 한 분을 직접 연결해 보죠. 홍명근 씨 연결이 돼 있습니다. 홍 선생님, 안녕하세요.

    ◆ 홍명근>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주민번호 어디서 어떻게 유출이 됐습니까?

    ◆ 홍명근> 주민번호 유출된 건 한 3, 4년 전쯤에 은행에서 한창 유출됐었잖아요, 은행권.

    ◇ 김현정> 은행에서 유출 많이 됐었죠. 그때 한 번.

    ◆ 홍명근> 그때 한 번하고 통신사 털렸을 때 제 개인정보도 유출됐습니다.



    ◇ 김현정> 그때 홍 선생님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유출됐었는데 그때 유출되신 거군요.

    ◆ 홍명근> 네, 맞아요.

    ◇ 김현정> 그런데 그 후에 어떤 피해를 입으셨어요?

    ◆ 홍명근> 한번은 은행에서 전화 와서.

    ◇ 김현정> 은행?

    ◆ 홍명근> 네, 한창 전세자금대출 신청 받고 있을 때라서 돈 빌려달라는 내용이 있어서 주민번호라든가 주소라든가 가족관계 그리고 계좌번호까지 다 알고 있어가지고요.

    ◇ 김현정> 은행이라면서 전화가 왔는데 돈이 어떻게 됐다 이렇게 다짜고짜 묻는 게 아니라 가족관계도 다 알고 주민번호까지 다 알고 있었어요.

    ◆ 홍명근> 네, 생각할 틈을 주지 않고 대출내용을 다 알고 있으니까 그 내용 관련돼서 당시 돈 같은 거 입금하라는 거였어요.

    ◇ 김현정> 돈을 입금해라 이런 거, 이쪽 번호로 입금해라 이런 거.

    ◆ 홍명근> 그렇게 해서 입금하기 직전에 동료 직원들이 알려줘서 아닌 것 같다고. 입금하지 않은 적이 있었고요. 한번은 또 검찰청에서 통장이 압류됐다고.

    ◇ 김현정> 어디 검찰청 형사1부의 누구 수사관인데요.

    ◆ 홍명근> 네, 맞아요. 그렇게 왔어요.

    ◇ 김현정> 지금 홍명근 씨 통장이 지금 압류됐어요. 뭔가 사기에 이용된 것 같아요, 이런 보이스피싱?

    ◆ 홍명근> 네, 맞아요. 명의도용된 것 같다고.

    ◇ 김현정> 이런 것도 아주 전형적인 보이스피싱인데 어떻게 당할 뻔하셨어요?

    ◆ 홍명근> 그런데 수사관이라는 그 사람이 저한테 말하기를 원래 주민번호는 입력하셔야 되는데 지금 바쁘니까 뒷번호가 이거 이거 맞으시죠 하는데 맞는 거예요.

    ◇ 김현정> 아, 주민번호 01 땡땡땡땡 맞죠 물으니까 이거 진짜인가 보다.

    ◆ 홍명근> 네, 그렇게 해서 아무래도 통장이 명의도용 당한 것 같으니까 마지막에 보안카드 입력하는 거까지 갔어요. 그 숫자 막 불러주고 있었는데 다행히 동료들이 막아줘서, 그 때도.

    ◇ 김현정> 그 때도 동료들이 막아서.

    ◆ 홍명근> 네.

    ◇ 김현정> 아찔했네요. 보안카드까지 다 내줬으면 정말 큰일날 뻔했는데.

    ◆ 홍명근> 네, 저는 그런 거 안 당할 줄 알았거든요. 아찔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나중에 이게 보이스피싱이라는 걸 알게 된 후에 보이스피싱범들이 내 주민번호 뒷자리 마지막 자리까지 알고 있네라는 걸 깨달았을 때 그 황당함은 어떠셨어요?

    위 사진은 아래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홍명근> 우선 첫 번째로는 놀랐죠. 그리고 좀 화나는 것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가장 큰 거는 좀 무서웠죠. 언제 어떻게 이용될지 모르니까.

    ◇ 김현정> 그래요. 아니, 진짜 주소야 이사 가면 바꿀 수 있고 이름도 어떻게 어떻게 하면 개명을 할 수 있다지만 주민번호는 평생을 지니고 다녀야 되는 거였기 때문에 두 번이나 그렇게 당하고 나면 트라우마 같은 거 생기셨겠는데요.

    ◆ 홍명근> 그렇죠. 아무래도 모르는 전화 오거나 그러면 한 번씩 생각을 해요. 어디 은행이나 아니면 다른 거라고 하더라도 한 번씩 의심을 하고 마음의 준비랄까 그런 걸 하는 것 같기는 해요.

    ◇ 김현정> 주민번호도 바꿀 수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실제로 하셨어요?

    ◆ 홍명근> 네, 주민번호 이미 거의 다 유출이 돼서 거의 포기 상태거든요. 그런데 바꿀 수 있으면 좋기는 할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데 바꿀 수 있답니다. 범죄에 이용당한 적이 있거나 혹은 이용당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 한한다고 그러는데. 그럼 홍명근 씨는 뒷자리 변경 신청할 생각이세요?

    ◆ 홍명근> 저도 뉴스를 보기는 봤는데요. 처음에 바꿔준데 했는데 그 다음 내용 보니까 복잡하더라고요.

    ◇ 김현정> 절차가?

    ◆ 홍명근> 네, 절차가 번거롭고.

    ◇ 김현정> 어떤 식이길래요?

    ◆ 홍명근> 그것도 입증해야 되고, 다 내용도.

    ◇ 김현정> 피해당한 거를 내가 입증을 해야 되는 거군요, 본인이.

    ◆ 홍명근> 네, 그렇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직접 방문도 해야 되고 해서. 가장 중요한 건 사실 개인정보가 지금처럼 함부로 다뤄지는 상항이다 보니까 그런 것들에 대한 개선책이라든가 처벌이라든가 제도적 뒷받침이 없는데 또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 김현정> 복잡한 절차 거쳐서 바꾼다고 해도 또 유출되면 그만인데 라는 생각이 들어서?

    ◆ 홍명근> 굳이 그런 거 개선점 없이 하는 건 효용성이 떨어지지 않나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그래서 좀 고민 중이세요?

    ◆ 홍명근> 네, 고민은 돼요.

    ◇ 김현정> 고민은 되는 상황? 알겠습니다. 홍명근 씨 같은 사례가 특이한 사례가 아니고 많은 사람들이 이미 보이스피싱범들에게 혹은 범죄자들에게 주민번호가 노출이 된 상태라서 비슷한 고민들 하고 계실 것 같은데 제가 뒤에 인터뷰 준비돼 있거든요. 같이 한번 들어보시죠.

    ◆ 홍명근> 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홍명근>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주민번호 유출로 인해서 범죄의 타깃이 됐던 홍명근 씨의 사례 여러분 먼저 들어보셨습니다. 이렇게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말이 딱 맞는 것 같은데요. 주무부처를 연결해서 궁금증 더 풀어보죠. 지금 질문들도 꽤 많이 들어옵니다. 그것들 위주로 좀 짚어보겠습니다. 행정자치부 주민등록번호변경제도추진단 채홍호 단장 연결을 해 보죠. 채 단장님, 나와계세요?

    ◆ 채홍호> 네, 안녕하세요. 채홍호입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지금 주민등록번호 뒷자리 변경을 원하면 다 해 주는 건 아니죠?

    ◆ 채홍호> 네, 다 해 주는 건 아닙니다.

    ◇ 김현정> 아니고. 자격이 어떻게 되느냐인데. 일단 청취자 2458님이 내 주민번호가 유출됐다는 것만 확실히 알면 범죄에 이용당한 증거 없더라도 바꿔주시나요, 물어보셨어요.

    ◆ 채홍호> 범죄에 이용당할 우려가 있다면 바꿔줄 수 있습니다.

    ◇ 김현정> 우려가 있다는 것만 입증이 되면?

    ◆ 채홍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거 어떻게 입증을 해서 신청을 하나요? 그 절차가 좀 궁금해요.

    ◆ 채홍호> 보통 통상적으로 주민번호가 유출됐으면 주민번호 유출되었다는 사실을 우리 은행이라든가 금융기관이라든가 신용정보회사 등에서 알려줍니다, 통상적으로. 통지서를 통해서 알려주기 때문에 유출되었다는 사실이 그걸 통해서 입증이 되고. 또 유출을 통해서 피해가 있음을 입증해야 되는데 피해 여부는 금융거래내역에 관한 자료라든가 또는 진단서, 진료기록부, 성폭력 피해 상담 사실 확인서 이런 걸 통해서 입증이 가능하다고 저희들이 보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앞의 경우에는 전화가 걸려와서 당할 뻔했는데, 당하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전화를 녹음해놓지도 않았어요. 그럼 무슨 자료를 냅니까, 이 분 같은 경우는?

    ◆ 채홍호> 그런 경우에는 통신기관과 통화한 내역들은 아마 조사할 수 있는 걸로 저희들이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번호만 가지고도 됩니까? 내용이 저장은 안 되니까.

    ◆ 채홍호> 통상적으로 그 번호를 이용한 경우에는 그 번호를 통해서 여러 건의 아마 보이스피싱이 있을 걸로 저희들이 판단이 되고요. 그런 경우에는 이런 케이스로 많이 활용될 가능성이 있구나 저희들이 판단할 수 있는 자료는 될 거라고 생각이 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조금 복잡하다는 생각이 드신대요. 앞에 분도 그러셨지만 이걸 우리가 스스로 입증하는 거, 여기저기 서류 찾아다니면서 하기가 쉽지 않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사진=자료사진)

     

    ◆ 채홍호> 좀 쉽지는 않습니다만 이 주민번호 변경제도를 도입한 취지가 주민번호 노출로 인해서 피해를 입었거나 입을 우려가 있는 경우에 아주 한정적이고 제한적으로 해 주라는 게 우리 헌법재판소의 재판 결과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거 하나하나 심사 다 하시는 겁니까?

    ◆ 채홍호> 그렇습니다. 하나하나 심사를 다 해서 실제로 피해를 입었다면 입었는지 여부를 입증을 해야 되고 또 입을 우려가 있다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내가 보이스피싱의 전화를 받았었고 그 전화번호 자체를 아마 간직하고 계셔야 될 걸로 저희들이 보여집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이제부터 그 보이스피싱 전화 같은 걸 받으시면 여러분, 그 내역을 캡처라도 해 두실 필요가 있겠네요.

    ◆ 채홍호> 네, 그럴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뭔가 좀 증거를 남겨두셔라.

    ◆ 채홍호> 네.

    ◇ 김현정> 그러면 두 가지 문제가 생겨요. 하나는 어떤 궁금증이냐면 범죄자들이 자기 신분 숨기기 위해서 이 변경제도를 악용하면 어떻게 하느냐 이런 우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채홍호> 아마 저희들 그럴 우려가 당초부터 많이 제기가 됐습니다.

    ◇ 김현정> 그렇죠.

    ◆ 채홍호> 예를 들면 주민번호가 잘 아시는 것처럼 우리 복지, 의료, 금융, 선거, 취학, 병역 이런 데 행정처리 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자료이기도 하고요. 또 한편으로는 우리 민간 간의 거래에도 굉장히 중요한 자료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주민번호 변경을 이런 범죄라든가 신용 세탁, 탈루 이런 수단으로 악용할 소지가 충분히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주민번호를 변경 허용을 해 주되 가능하면 신중하고 종합적으로 해 줘야 되겠다는 게 저희들의 판단입니다. 그래서 우리 주민번호변경위원회에서는 필요한 경우에는 범죄경력이라든가 수사경력 자료, 국세, 지방세 체납 여부, 금융정보, 신용정보 조회 등 다양한 사실조사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 이런 사실조사를 해서 범죄경력 은폐라든가 법령 사항 의무 회피, 수사나 재판 방해 목적 이런 목적들이 보이는 경우에는 허용을 기각을 할 예정입니다.

    ◇ 김현정> 그렇게 하나하나 세세하게 검토를 하겠다? 또 하나는 앞에 피해 당사자도 그러셨습니다만 어차피 주민번호 변경을 해도 그거 또 유출될 텐데 유출되면 그만 아니냐. 보다 근본적인 대책, 보다 근본적인 개선책을 찾아야지 이거 변경해 주는 것만으로는 방법 안 될 거다 그러세요. 사실은 그동안에도 뭔가 주민번호 말고 다른 체계로 대안을 마련해야 된다 이런 목소리 많았거든요. 고민 안 해 보셨습니까?

    ◆ 채홍호> 네, 맞습니다. 주민번호 유출로 인해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피해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주민번호 변경 제도를 이번에 새롭게 도입하게 됐습니다만 변경된 주민번호가 다시 유출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주민번호 제도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되는 거 아니냐는 요구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좀 전에 말씀드린 대로 우리 주민등록번호가 사용되는 분야가 굉장히 다양합니다. 그 다음에 우리나라 근간의 핵심이 된다고 볼 수 있는데요. 세금, 병역, 사회보장이나 이런 공적인 영역뿐만 아니라 은행, 보험, 민간에도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큽니다. 그래서 새로운 번호체계를 마련하려면 이 은행에 있는 모든 주민번호 체계를 다 바꿔야 됩니다. 민간, 공공.

    ◇ 김현정> 보통 일은 아니다 이 말씀이시군요?

    ◆ 홍명근> 네. 그래서 이런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수반될 걸로 보여집니다. 그래서 우리 행자부에서는 이런 여러 가지 요인들을 고려해서 좀 약간은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될 과제가 아닌가라고 저희들이 판단하고 있고 꾸준히 저희들 연구를 해 나간다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사회적 합의가 우선돼야겠네요. 사회적으로 그 정도 돈을 들여서라도 한번 바꿉시다 한다면 그 다음부터는 추진이 될 수 있는 거고. 그렇죠?

    ◆ 채홍호>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고민을 해 보겠다. 여기까지 이모저모 들어봤습니다. 오늘부터 시행되는 거죠?

    ◆ 채홍호> 네, 오늘부터 시행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채홍호>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주민등록번호변경제도추진단의 채홍호 단장까지 만났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