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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시인, 늘 주민들에게 폐 안 끼치려했는데…"

사회 일반

    "고은 시인, 늘 주민들에게 폐 안 끼치려했는데…"

    - 상수원 보호 논란과 시인, 별개문제
    - 고은 시인 떠난다는 와전된 얘기
    - 섬세한 시인, 집필활동 침체 걱정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완하 (시인, 한남대 교수, 고은 제자)

     

    한국문단의 원로 고은 시인. 지금 경기도 수원시 광교산 자락에 살고 있습니다. 4년 전에 수원이 인문학도시로 만들겠다라고 하면서 그야말로 삼고초려 끝에 수원으로 모셔간 거죠. 그런데 지금 그 마을의 주민들이 상수권보호구역 해제를 요구하면서 시하고 갈등을 빚다가 고은 시인에게 그 불똥이 튀었습니다. '우리가 안 되면 고은 시인도 안 된다. 떠나라.' 이렇게 된 겁니다. 지금 이 상황을 어떻게 봐야 될까요. 오늘 화제 인터뷰 고은 시인의 제자죠. 한남대학교 김완하 교수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 김완하>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제가 지금 삼고초려라고 설명을 드렸는데 수원시가 얼마나 강하게 설득을 했던 겁니까?

    ◆ 김완하> 선생님이 이주를 가시겠다고 저에게 말씀해 주신 것이 2010년 추석 때였습니다. 그리고 2013년도 8월에 이주를 하셨는데요. 그 당시 수원 또 김포 그리고 또 다른 곳, 서너 곳에서 선생님을 모셔가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고요.

    ◇ 김현정> 서너 곳에서?

    ◆ 김완하> 네. 그리고 선생님께서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하셔서 경기도 수원 광교산으로 결정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여기저기에서 유치전을 펼 정도였으면 진짜 강한 설득은 있었을 거라 예상은 드네요?



    ◆ 김완하> 네, 선생님께서 그 지역에 거주하시는 것으로써 그 지역에 대한 관심과 문화적 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니까요.

    ◇ 김현정> 그렇죠. 그렇게 해서 수원으로 결정을 하고 광교산 자락으로 이사를 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주민들은 아니, 그 지역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묶여서 50여 년 동안 우리는 아무런 개보수조차 못하고 있는데 왜 고은 시인에게만 특혜를 주느냐. 고은 시인에게 풀어줬으면 우리한테도 풀어줘라. 지금 이런 입장이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김완하> 저도 수원 고은 선생님 댁을 여러 차례 방문했습니다. 왼편에 상수원 보호구역이 있죠. 그런데 최근에 그 부근으로 방문객도 많아졌고 또 그 일대 음식점을 경영하시는 주민들이 어떤 상수원보호구역의 규제로 인해서 식당 경영이 많이 어려움이 있다고 들었고요. 그런데, 이런 문제를 너무 빨리 풀려고 선생님을 끌어들인 게 아닌가 싶어요. 우리가 알기로 상수원보호구역 규제하고 고은 선생님은 절대 별개 문제 아닙니까? 이 문제를 갖다 연결시키는 것은 주민들께도 가장 최선의 방책은 아니고 현명한 것은 아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아니, 그런데 저는 답답한 게 문인이 '먼저 나 거기로 이사가겠소. 나한테 특혜를 주시오.' 이렇게 하신 게 아닌데 그야말로 이분을 모셔가면서 지역 주민들하고 어느 정도의 공감대 형성도 없이 사업을 진행한 건가, 수원시가 조금 답답하단 생각도 들어요.

    ◆ 김완하> 제가 알기로는 수원시에서도 여러 면으로 많이 노력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어떻게 노력하느냐 이런 것을 밖으로 자세하게 밝히지 않았지만 수원시에서도 노력을 하고 있겠죠. 다만 그것이 행정 절차상의 수순과 과정이 있는 것인데 이런 게 너무 빨리 오픈한 게 아닌가 저는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말씀 쭉 듣다 보니까 고은 시인이 어떻게 보면 시와 그쪽 주민들 사이에서 '볼모'로 잡힌 셈이 아닌가. 좀 그런 처지가 되신 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 김완하> 그런 용어들은 저는 조금 그런데요… 어쨌든 상황은 그렇게 이해를 하고 있습니다.

    고은 시인. (사진=창비 제공)

     

    ◇ 김현정> 그래요. 사태가 벌어지고 나서 어떻게 고은 시인하고 통화 좀 해 보셨어요?

    ◆ 김완하> 네, 제가 엊그제 안부전화를 드렸죠. 고은 선생님께. 그러나 저도 세세한 부분을 여쭙기는 그렇고… 선생님과 관련한 이런 보도가 있다 말씀드렸더니 '그렇지' 이러세요. 그래서 '선생님께서 편히 계셔야 되는데' 그랬더니 '그렇지. 그런데 그게 잘 안 되네' 그런 정도. 그래서 '제가 다시 전화드리겠습니다' 했는데요.

    선생님이, 우리가 알기엔 강한 분이시잖아요. 그런데 (사실은) 굉장히 섬세한 분이십니다. 특히 수원 이주 후에 제가 그 지역을 찾을 때도 주민들에게 절대 폐를 끼치면 안 된다고 조심하셨죠. 그래서 제가 차로 어디 모실 때도 마을 입구에서 내리셔서 홀로 걸어들어가기도 하고 이랬어요.

    ◇ 김현정> 폐를 끼치면 안 된다, 주민들한테?

    ◆ 김완하> 왜냐하면 거기 와 계신 상황에서 위화감을 조성한다든가 이런 것에 대한.

    ◇ 김현정> 걱정이 되셨군요.

    ◆ 김완하> 그렇죠. 그런데 이런 상황이 되니까, 아마 집필은 조금 어렵지 않을까... 이게 가장 걱정이 되고요. 그런데 일부 언론 보도에 보니까 선생님께서 떠나시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닐 겁니다. 선생님 입장에서 그런 말씀은 안 하셨는데, 어쨌든 주변에 있던 분들이 전달이라든가 언론 보도에서 지레짐작된 게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게 그러니까 고은 선생의 경우 말고도 통영 하면 윤이상, 강원도 화천 하면 이외수, 또 박경리, 이효석 이런 분들이 각 지역을 대표하면서 그 지역의 이미지를 만들고 사실은 좋은 효과를 많이 내고 있는 거잖아요. 어떻게 좀 마무리되어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 김완하> 가장 안타까운 게 선생님께서 지금 많은 작품을 구상을 하셨고 또 집필 중에 있고 또 이런 과정을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문학활동이 지금 상당히 침체로 들어가시는 게 아닌가, 이걸 가장 우려스럽게 제가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아시다시피 봉평에 가면 이효석이라든가… 콘텐츠 차원에서 문인들을 예우 또는 활용하는 이런 것들은 좋은 일이죠, 사실은. 그런 면에서 수원시가 좀 더 관심을 가지고 주민들과 대화하고 하루빨리 선생님께서 다시 집필을. 저는 그 지역에서 계신 것이 좋지 않을까.

    ◇ 김현정> 계속 사시면서 집필 활동 지금 구상하고 있는 것들, 집필 중인 것들 잘 마무리하셨으면 좋겠다 이런 말씀이세요. 여기까지 오늘 말씀 듣죠. 고맙습니다, 선생님.

    ◆ 김완하> 네, 안녕히 계십시오.

    ◇ 김현정> 고은 선생의 제자입니다. 한남대학교 김완하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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