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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CBM 격추 첫 성공…사드배치 논리도 강화될 듯

미국/중남미

    美 ICBM 격추 첫 성공…사드배치 논리도 강화될 듯

    • 2017-05-31 08:41

    태평양서 쏜 ICBM 미 본토에서 쏴서 격추, 아직 북한ICBM 요격은 장담 못해

    미국이 보유한 ICBM,, 미니트맨3 발사장면 (사진=미 국방부 제공/ DoD Photo)

     

    미국이 처음으로 미사일방어체계를 이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요격에 성공했다. 사전에 발사가 예고된 상황에서 ICBM 중에서도 사거리가 비교적 짧은 미사일이 사용됐다는 한계는 있다.

    그러나 이번 요격 훈련의 성공은 그동안 성능에 의구심이 제기됐던 미사일방어시스템의 신뢰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는 한반도 사드 배치 논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마셜제도서 쏜 ICBM, 캘리포니아에서 쏴서 격추

    미국 캘리포니아의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지상발사요격미사일(GBI)이 발사된 것은 미국 동부시간으로 오후 3시 30분, 한국시간으로는 새벽 4시 30분 쯤이다.

    앞서 8,000km가량 떨어진 태평양 마셜제도의 콰절런 환초에 있는 레이건 시험발사장에서 ICBM급 미사일이 발사됐고, 이는 곧바로 태평양에 있는 해상기반 X밴드 레이더와 각종 센서에 포착돼 미군 전투지휘통제(C2BMC)체계로 자료가 전송됐다.

    이후 발사된 요격미사일의 킬 비클(kill vehicle), 즉 요격체는 태평양 상공 대기권 최외곽 외기권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탄두와 충돌했다. 성공적으로 미사일을 격추한 것이다.

    미국은 그동안 17번의 요격 실험에서 불과 9번만 성공해, 미사일방어체계의 유효성에 의구심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이번 요격 훈련 성공으로 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신뢰도는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게다가 이번에 처음으로 가장 속도가 빠른 ICBM 격추에 성공하면서 미국의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미 미 국방부는 최근 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서 79억 달러(한화 약 9조원)를 미사일방어체계 구축 예산으로 요청했다.

    미 국방부 짐 실링 미사일방어국 국장은 "이번에 ICBM을 요격한 것은 지상기반미사일방어체계에 있어서 믿을 수 없는 성취이며, 미사일방어체계 구축에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4년 미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지상발사요격미사일(GBI). 3년 뒤인 30일, ICBM을 대상으로 한 요격 훈련이 성공했다. (사진=미 국방부 사진/ DoD Photo)

     

    ◇ 미사일방어체계 신뢰도 제고...사드배치 논리 강화될 듯

    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면, 이는 우리나라에 배치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를 둘러싼 논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높아진 신뢰도를 바탕으로 한반도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로 하는 것은 물론, 향후 추가 구매 등을 압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드 제조사인 록히드마틴은 남한 전역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현재 성주에 배치된 사드 포대와 별도로 사드 포대 1개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도 "사드 비용을 한국이 지불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며 압박에 나선 것도 큰 부담이다.

    한편, 미 국방부 제프 데이비스 대변인인 30일(현지시간)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 논란과 관련해 "미국은 모든 배치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했으며, 현재 초기 능력만 갖추고 있는 사드의 요격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추가로 발사대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기의 사드 포대는 모두 6기의 발사대로 구성되기 때문에 기존의 2기에 더해 4기를 추가로 배치해야 제대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

    ◇ "아직 북한 ICBM 방어는 역부족" 지적도

    이런 가운데 이번 ICBM 요격 훈련이 성공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참여과학자연합(UCS)'은 전날 미 국방부의 자료를 토대로 이번에 요격훈련에 사용한 ICBM급 미사일은 사거리가 5800km로 추정되며 이는 ICBM 가운데서는 가장 사거리가 짧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미 본토에 도달할 미사일을 쏜다면 이는 사거리가 9,300km (LA)~10,850km (워싱턴DC)에 달해야하고, 따라서 속도 또한 훨씬 빠르기 때문에 아직 북한의 ICBM을 요격할 수 있다고 장담하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리 미사일 발사 시일이 특정이 된 상태에서 실시한 훈련이어서, 불시에 미사일이 발사되는 상황과도 거리가 있다고 UCS는 지적했다.

    한편,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은 이날 관련 자료를 통해 1999년 10월 2일부터 이날까지 모두 18번의 지상미사일방어(GMD) 실험이 있었고, 10번을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사용된 요격미사일은 FTG-15로 가장 최신형 지상요격미사일(GBI)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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