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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차 배우 권상우가 말하는 장점 "두루두루 80점은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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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년차 배우 권상우가 말하는 장점 "두루두루 80점은 돼"

    [노컷 인터뷰] '추리의 여왕' 하완승 역 배우 권상우 ②

    지난달 25일 종영한 KBS2 '추리의 여왕'에서 하완승 역을 맡은 배우 권상우 (사진=수컴퍼니 제공)

     

    MBC 드라마 '맛있는 청혼'으로 데뷔한 권상우는 올해로 17년차 배우가 됐다. 그동안 드라마 '천국의 계단', '태양 속으로' , '슬픈 연가', '대물', '야왕', '추리의 여왕', 영화 '일단 뛰어', '동갑내기 과외하기', '말죽거리 잔혹사', '야수', '탐정: 더 비기닝'까지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그동안 결혼을 해 가정을 꾸리고, 어느덧 40대에 접어든 그는 아직도 대본을 들고 연기 선생님에게 찾아갈 때의 발걸음이 가볍고, 어떤 배역을 맡았을 때 연기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들뜨는 '청춘'이다.

    아직도 해 본 역할보다는 하고 싶은 역할이 훨씬 더 많다는 권상우. 그는 마치 도장깨기 하듯 장르별로 '오랫동안 남는' 작품을 하는 것이 꿈이다. 세대를 막론하고 대표작으로 거론될 만한, 그런 작품을.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권상우에게 배우로서의 장단점과 예능 출연 계획, 평소 남편과 아빠로서의 모습 등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노컷 인터뷰 ① 권상우 "시즌2 갑시다, 하는 말 가장 기분 좋았다")

    일문일답 이어서.

    ▶ 연기한 지 17년이 되었는데 이제 배우로서 이미지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고 느끼는지.

    유연한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코미디도 잘하고 액션도 잘하고 언제든 멜로도 할 수 있고, 그런 배우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 작품 한 작품 만날 때마다, 작품에 묻히지 않고 잘 보이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

    ▶ 그동안 꾸준히 작품을 해 왔지만 그래도 아직 못해 본 역할이 있을 것 같다.

    제가 했던 작품보다는 하고 싶은 게 훨씬 많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잖아요. 제가 앞으로 드라마 주인공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아있을까, 몇 년이나 남아있을까 생각해 보면. 드라마도 좋은 시나리오 있으면 하고 싶고, 젊었을 때 작품을 많이 하고 싶다. 오래 쉬는 게 별로 유익하지 않을 것 같다.

    ▶ 특별히 더 하고 싶은 장르가 있나.

    장르별로 하나씩 해 보고 싶다. 액션물도 멋진 거 하고 싶고 재미있는 코미디 영화도 하고 싶고. 하고 싶은 게 되게 많다. 나중에도 계속 얘기가 나오는, 제2의 '말죽거리 잔혹사' 같은 작품을 하고 싶다. 세대를 뛰어넘어서 어딜 가든 그 얘기를 해 주시니까 되게 고마운 작품이다. 그러면서도 '아, 또 이런 작품을 만나면 좋겠다'는 기대도 한다. 예전에는 바빠서 그랬는지 생각이 딴 데 가 있어서 그랬는지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못 느꼈던 걸 요즘 많이 느낀다. 어떤 작품을 만들 때 저를 컨택해주는 것 자체가 고맙게 느껴진다. 누군가 나를 찾아주고, 제가 이 자리에 있다는 자체가 되게 행복하다.

    ▶ 자신이 배우로서 어떤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배우들마다 장단점이 있고 저도 단점만큼 장점도 있다고 생각한다. 제 입으로 말하기는 좀… (웃음) 유연한, 그런 것? 누가 어떤 대사를 쳐도 다 받아칠 수 있는 유연함이 있다. 어떻게 보면 액션을 잘할 수 있다는 것도 제 장점이다. 그렇다고 멜로 감성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뭐 한 가지를 잘하는 건 없지만 두루두루 80점은 되지 않나 싶다. (웃음) 단점은, 발성이 약하고 발음이 안 좋다고 하는데 그건 이미 제 캐릭터가 된 것 같다. 그걸 제가 굳이… 어떻게 하겠나. 그것도 저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한다. 참 성격 좋아, 그쵸? (웃음) 지금은 제 앞에 놓인 작품에 대한 고민이 클 뿐이다. 제가 이렇게 (단점을) 말할 수 있는 것도 제 자신에 대한 프라이드가 있어서 가능하다고 본다.

    ▶ 연기하는 것이 매우 즐겁다고 거듭 말했는데, 그 원동력은 뭘까.

    아직은 마음이 청년다워서 그런지 몰라도 되게 들뜬다, 진짜. 제가 연기연습한다고 해서 많이 달라질 건 없겠지만 신인 때부터 책 받으면 찾아가는 선생님이 있거든요. 사는 이야기도 하고 리딩 한두 번 하고 그러면 마치 옛날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선생님 찾아갈 때 가는 발걸음이 되게 설렌다.

    배우 손태영-권상우 부부 (사진=노컷뉴스 자료사진)

     

    ▶ 얼마 전까지 드라마를 찍었고, 곧 영화 '탐정'도 크랭크인한다. 계속 바쁜 일정이면 가족들과 같이 있는 시간이 적을 것 같다.

    저는 드라마, 영화 구분 없이 재밌는 걸 하고 싶다. 드라마는 현장이 너무 바빠서 집에 잠깐씩만 들렀는데 5일 내내 가족들이 자는 모습만 봤다. 또 며칠 안 보니까 딸은 곁으로 잘 안 오더라. 영화는 며칠 촬영하고 며칠 쉴 수 있는 여유가 있으니까 다른데.(기자 : 아이들이 아빠가 배우인 걸 인식하나) 룩희는 별로 신경 안 쓰는 것 같고, 리호는 '추리의 여왕' 보고 제가 경찰인 줄 안다. (웃음) 나쁜 놈 잡으러 다닌다고. 경찰 흉내를 내는데 귀여워 죽겠다. (웃음)

    ▶ 아내 손태영 씨도 지금 작품을 같이 하고 있다. (* 손태영은 현재 MBC 주말드라마 '당신은 너무합니다'에서 홍윤희 역을 맡고 있다)

    와이프는 드라마 하면서도 애들을 봐야 되니까 촬영일수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작품에 아주 올인하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미안하다. 둘다 연기하는데도 와이프가 더 책임지고 아이들을 케어하니까. 촬영할 땐 당연히 애들을 못 보지만, 끝나니까 (아내가) 바로 스케줄 잡아주더라. 곧 '콩순이' 보러 가야 한다. (웃음)

    ▶ 내년이면 결혼한 지 10년째다.

    그렇게 느껴지지가 않는다. 벌써 10년? 솔직히 기분으로는 한 2, 3년 된 것 같은데. 저는 진짜 기자님들한테 일부러 하는 소리가 아니라 되게 짧게 느껴진다. 결혼하길 잘한 것 같다. 즐거운 일들이 훨씬 많고. 옛날부터 10주년 되면 기념 촬영을 재밌게 해 보고 싶단 생각이었는데 벌써 이렇게 됐다.

    ▶ 최근에는 부부 동반 광고도 찍었는데.

    '추리의 여왕'이 정말 고마운 드라마인 게 오랜만에 광고를 찍게 됐다. (웃음) 오랜만이라서 좀 어색하더라. 현장에서 사진 찍고 그러는데 웃겼다. 기념으로 사진 뽑아서 집에 걸어놨다.

    ▶ 남편 권상우는 어떤 사람인가.

    뭐 말 잘 들어요, 일단. 와이프는 좀 불만이 있을 때도 많지만 와이프가 시키면 잘 하고. 잘하는데… (웃음)

    ▶ 오늘 인터뷰에서도 느낀 건데 예능감이 여전한 것 같다. 얼마 전 정준하와 같이 MBC 예능 '사십춘기'도 찍었는데 또 예능에 출연할 계획은 없나.

    (준하 형이) 맨날 전화한다. 드라마 딱 끝나자마자. 좋은 아이템 있다고 하면서. ('사십춘기'는) 제가 그걸 어떻게 해 냈지? 할 만큼 아무것도 없이 시작했다. 제주도로 갈지, 블라디보스토크로 갈지도 전혀 몰랐다.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솔직히 예능 나가면 되게 잘할 자신은 있다. (웃음) 인생이 길다는 가정 하에 이런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새로운 포맷으로 해 보고 싶다는 마음이다. 뭔가 잘 맞으면 언젠가 하지 않을까.(기자 : 정준하와 같이 하는 건가) 요새 하는 거 보니 안 될 것 같더라. (웃음) 아마 작품 홍보할 때 (예능에) 나갈 수도 있겠다.

    ▶ '사십춘기'에서 여전한 복근이 꽤 화제가 되었다. 몸매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20년째 저는 그대로에요. 어떤 작품을 들어갈 때 목표를 잡고 몸을 만든 적은 한 번도 없다. 식단조절해본 적도 없다. 그런 작품을 하나 딱 만나서 제대로 더 만들어보고 보여드렸으면 하는 욕심은 있다. 저는 그냥 일주일에 4~5일 50분 정도 제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운동을 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게 습관이 돼 있다. (기자 : 그럼 마음먹고 몸을 만드시면?) 난리난다, 진짜. (웃음) 이번에 다친 게 왼쪽이고 예전에 수술한 게 오른쪽이라 발목이 약해진 감은 있지만, 아직 웬만한 20대보다는… (체력이 낫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에 받은 시나리오에 복싱하는 게 있다. 항상 그런 걸 꿈꿔왔어서 벌써 설렌다. (작품을) 할지 안할지는 모르지만 다시 복싱도 시작하려고 한다. 재미있는 작품 있으면 설레는 게 아직은 청춘 같다. 현장에서 땀 흘리고 나만의 장점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엔돌핀이 돈다.

    배우 권상우 (사진=수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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