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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처럼' 타짜 헤인즈, 이번엔 이종현과 환상 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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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현처럼' 타짜 헤인즈, 이번엔 이종현과 환상 콤비?

    '이승현 형처럼 같이 해볼래?' 모비스 토종 빅맨 이종현(왼쪽)과 오리온이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애런 헤인즈.(자료사진=KBL)

     

    '한국 농구 차세대 빅맨' 이종현은 제 2의 이승현이 될 수 있을까. 대학 선배처럼 KBL 최고의 타짜와 함께 우승을 합작할 기회가 올 것인가.

    지난해 프로농구 1순위 신인 이종현(23 · 203cm · 울산 모비스)은 아쉬움이 적잖았다. 2016-2017시즌 이종현은 부상으로 정규리그의 절반도 못 미치는 22경기만 소화했다. 신인왕 자격도 없어 고려대 동기 강상재(200cm · 인천 전자랜드)의 수상을 지켜만 봐야 했다.

    자신을 지명해 기대가 컸던 팀도 정규리그 4위에 올랐으나 봄 농구를 아쉽게 마쳤다. 원주 동부와 6강 플레이오프(PO)는 이겼지만 1위 안양 KGC인삼공사를 넘지 못했다. 이종현은 PO 6경기 평균 27분여를 뛰며 7.7점 7.3리바운드로 정규리그(10.5점, 8리바운드)에 못 미치는 기록을 남겼다.

    아쉬움이 큰 만큼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도 크다. 명장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시즌을 마무리한 뒤 "이종현과 해야 할 일이 많다"며 혹독한 조련을 예고했다.

    사실 모비스는 지난 시즌 외국 선수 조합이 매끄럽지 못했다. 찰스 로드(200cm)가 퇴출되고 네이트 밀러(187cm)의 부상과 대체 선수까지 시즌 내내 어수선했다. 외인 농사만 잘 됐다면 더 나은 결과도 기대해볼 수 있었다.

    그런 만큼 모비스의 다음 시즌 외국 선수는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건강한 이종현에 KBL 최고 가드인 양동근(181cm)과 정상급 빅맨 함지훈(198cm), 가능성이 무궁한 이대성(190cm)까지 수준급 외인이면 다시금 모비스 왕조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시즌 오리온에서 뛰던 애런 헤인즈를 모비스 양동근과 함지훈이 동시에 막는 모습.(자료사진=KBL)

     

    그래서 애런 헤인즈(36 · 199cm)의 행보가 주목된다. 헤인즈라면 모비스의 화룡점정을 이뤄줄 적임자로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헤인즈는 최근 노쇠화 조짐이 보이지만 탁월한 득점력에 빼어난 농구 센스는 여전히 리그 정상급이다. 헤인즈는 지난 시즌 몸담았던 고양 오리온이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시장에 나왔다.

    특히 수비 전술이 견고해 상대적으로 다소 뻑뻑한 모비스 공격의 숨통을 틔워줄 수 있다. 모비스는 지난 시즌 평균 실점 1위(76점)였지만 득점도 최하위(74.6점)였다. 평균 득점 2위(23.9점)의 헤인즈는 도움도 9위(4.6개)로 모비스 공격의 윤활유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더욱이 모비스는 이종현이라는 최고의 골밑 자원이 있다. 이종현은 데뷔 시즌 블록슛 전체 2위(평균 2개)에 올랐다. 리바운드도 기준을 채웠다면 국내 선수 2위, 전체 11위에 올랐을 기록이다. 외국 선수를 상대한 경험도 쌓여 다음 시즌에는 더욱 존재감을 뽐낼 가능성이 높다. 골밑보다는 미들슛과 돌파를 즐기는 헤인즈와 환상의 조합을 이룰 수 있다.

    실제로 헤인즈는 최근 강력한 토종 빅맨을 보유한 팀에서 공격 본능을 뽐냈다. 특히 2015-2016시즌 고양 오리온에서 이승현(25 · 197cm)과 함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일궈냈다. 지난 시즌에는 아쉽게 챔프전 진출이 무산됐지만 막판까지 4강 PO 직행 싸움을 벌였다.

    이승현이 골밑에서 상대 외인 빅맨을 막아줬기에 헤인즈의 평균 20점 이상 득점이 가능했다. 추일승 오리온 감독도 "이승현이 있기에 헤인즈가 수비 부담을 덜고 자유롭게 공격할 수 있었던 전술"이라고 말했다. 헤인즈는 앞서 2012-2013시즌 서울 SK에서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는데 최부경(200cm)이라는 듬직한 수비형 빅맨이 있었다.

    모비스도 앞서 SK와 오리온처럼 헤인즈를 요긴하게 쓸 수 있는 배경을 갖췄다. 이종현에 골밑 힘이라면 일가견이 있는 함지훈까지 보유한 모비스다.

    2009-2010시즌 모비스의 통합 우승 때 림을 자르고 있는 헤인즈.(자료사진=KBL)

     

    관건은 이종현이 얼마나 골밑 경쟁력을 키우느냐다. 유 감독은 지난 시즌 뒤 "이종현과 어떤 외인이 궁합에 맞을지 고민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현이 외인과 맞설 만큼 골밑 지배력을 갖춘다면 헤인즈 같은 포워드형 장신을, 그렇지 못한다면 골밑을 지킬 외인을 뽑는다는 것이다.

    물론 헤인즈가 모비스의 선택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오는 7월 열리는 외국 선수 드래프트에서 순번이 모비스에게 돌아갈지 정해진 것은 아니다. 이번 드래프트 추첨 결과에 따라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 앞선 구단이 헤인즈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골밑 수비가 약한 헤인즈를 뽑을 만큼 강한 토종 빅맨을 보유한 팀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여기에 유 감독의 농구 철학에 헤인즈가 잘 녹아들어갈지 여부도 변수다. 유 감독은 개인기보다는 팀 전체의 유기적인 조직력을 중요하게 여기는 지도자다. 실제로 헤인즈는 2009-10시즌 모비스에서 뛰었고, 우승까지 일궜지만 당시는 평균 14분여만 뛴 제 2 외인 선수로 크게 중용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당시 헤인즈는 KBL 2년차였다. 이후 서울 삼성, 창원 LG 등에서 평균 20점 이상의 득점력을 뽐내며 KBL에 자리를 잡았다. 현재 KBL에서는 최고의 득점원으로 꼽힌다.

    과연 이종현이 타짜 헤인즈를 만나 모비스의 우승을 이끌 수 있을까. 2년 선배 이승현처럼 헤인즈와 찰떡 호흡을 맞출 수 있을까. 오는 7월 외국 선수 드래프트 결과를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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