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청와대가 민간단체의 방북신청에 대해 "(남북) 민간 교류는 대북 제재의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검토한다는 기본 입장을 견지한다"고 밝히면서 당장 오는 15일 6·15 기념 17주년 행사가 남북 공동으로 치러질 지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향후 남북관계 복원 속도를 가늠할 수 있는 방향타가 되는 것은 물론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새 정부의 대북 기조를 미국에 설명하는 선제적 성격도 띄기 때문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1일 "오늘 열린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민간 단체의 방북 신청에 대해 사후목적과 남북관계 개선 기여 여부, 국제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고려할 것으로 보고되고 토론했다"고 말했다.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에는 강력하게 대응하지만 민간 차원의 대북 접촉은 허용해 남북관계를 주도적으로 풀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통일부는 이날 오전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가 제출한 대북접촉 신청을 승인했다.
남측위원회는 지난달 23일 통일부에 북측과 함께 6·15 공동선언실천 17주년 행사를 개최하는 문제를 논의하겠다며 접촉 승인을 신청했다.
지난달 26일 우리민족 서로돕기 운동본부의 대북접촉 신청 승인은 말라리아 방역 등 인도적 문제였지만, 6·15 공동선언 행사는 인도주의적 성격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통일부의 이날 승인은 뜻밖이라는 평가다.
이날 통일부가 6·15 공동선언 남측위의 대북접촉을 승인하고, 청와대가 유연한 대응 조치를 밝힌 것은 인도적 지원은 물론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민간 교류도 적극 허용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남북관계 개선 문제를 안보 상황과 연계할 경우 5년 임기 내내 남북관계 복원이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과거 6·15 기념 공동행사는 참여정부 때인 2007년까지 민간 주도로 남과 북을 오가며 열렸고, 정부 측에서는 통일부 장관이 참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출범 첫 해인 지난 2008년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피격사건'이 터지면서 이후 9년 동안 공동행사가 열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