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보수를 표방하는 바른정당이 1일 대선패배 이후 첫 토론회를 열었다.
옛 새누리당을 나와 신생 정당으로 대선을 힘겹게 치른 바른정당이 향후 진로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사진=연합뉴스)
'개혁보수의 길을 묻다'는 제목으로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보수 몰락의 원인이 단순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만 있는게 아니라 보수의 이념과 가치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데 공감했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보수의 몰락 이유는 보수 기득권 집단의 이념적 빈곤 때문"이라면서 "자유한국당이 대표하는 보수 세력 행태를 요약하면 냉전 반공주의와 천민자본주의"라고 비판했다.
윤 교수는 바른정당이 자유민주주의 이념을 온전히 펼쳐야 한다면서 "법 앞의 평등이 확보되고 지나친 경제적 격차를 해소해야 보수가 꿈꾸는 정의로운 공동체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노원병 위원장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에도 이인제·이회창 후보가 57%를 득표했는데 홍준표·유승민 후보가 30%를 득표한 것은 일시적 현상이 아닐 것"이라면서 "구조적으로 보수 지지층 기반이 흔들린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 위원장은 "이는 보수성의 상실 때문"이라면서 "보수가 집권하려면 선명한 이념적 전선을 재구축해야 하며 특히 안보와 교육, 경제 부분에서 바른정당만의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양승함 연세대 명예교수는 "자유한국당은 극우 또는 수구 보수정당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바른정당이 보수 대안으로 자리매김하려면 '어정쩡한 회색분자' 이미지를 버리고 국민에 정책과 비전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양 교수가 바른정당 의원 13명의 한국당 복당을 언급하면서 "오히려 잘 된 일 아니냐"고 하자, 유 전 후보를 비롯해 좌중에서는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국민의당과의 통합 내지 연대도 화두가 됐다.
양 교수는 "국민의당과 합당 혹은 연합을 하게 되면 한국 정치사에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면서 "1987년 이후 최초로 지역주의를 탈피하는 전국 정당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회 반딧불이 중앙회장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해야 영남 패권주의를 극복하고 이념과 노선, 정책도 재정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주호영 원내대표와 유승민 전 대선후보, 정병국 전 대표, 김세연 사무총장 등 소속 의원 절반이 자리를 지키며 토론을 경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