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신임 외교부 2차관은 1일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해 "대단히 잘못된 합의"라고 말했다.
전날 임명된 조 차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찾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전 정부 시절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친 외교 사례의 하나로 한일 위안부 합의를 꼽으며 이같이 밝혔다.
조현 신임 외교부 2차관 (사진=청와대 제공)
조 차관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진영에서 같은 미국의 동맹국으로서 중국·북한을 상대해야 하는 측면과, 일본 리더십이 패전 후 자기반성을 할 기회를 갖지 못해 한국과 근본적으로 생각이 다른 측면이 한일관계란 '책꽂이'의 양 끝 받침대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차관은 "이것(한일관계의 양쪽 끝)을 넘어서는 안 된다"며 "한일간의 외교는 제한된 범위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조 차관은 2015년 12월 위안부 합의가 발표됐을 때 부하 직원들에게 "대단히 잘못된 것"이며 "크게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한 일화를 소개한 뒤 "톱다운(위에서 결정해 아래에 지시하는 것)식 의사결정 구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지적했다.
조 차관은 '한국이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를 원치 않으면 미국 정부는 관련 예산을 다른 곳에 쓸 것'이라는 미국 상원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상원의원이 미국을 대표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며 "그런 의견에 대해 그때그때 대응하기보다는 전략적으로 계획을 세우고 현실적 제약과 국민 의견을 수렴해서 로드맵을 만들어 협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차관은 또 통상 부문을 외교부로 복귀시켜 '외교통상부'로 만드는 방안이 타당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인도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을 한다면 그 협상은 외교부에서 종합적으로 보고 정무적 고려도 하면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날 외교차관 임명이 발표된 조 차관의 취임식은 2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