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유나이티드는 우라와 레즈(일본)와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원정에서 0-3으로 패하며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이날 경기에서 양 팀 선수는 감정이 격해지며 종료 직전 거친 몸싸움을 벌였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제주 유나이티드와 우라와 레즈 경기 당시 발생한 폭력행위를 둘러싸고 일본언론들은 "전대 미문의 폭거"라며 날을 세웠다.
지난달 31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라와 레즈(일본)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201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양팀은 충돌했다.
이날 경기는 우라와가 3-0으로 승리했다. 제주에서 열린 1차전에서 제주가 2-0으로 승리하며 8강 진출의 기대감을 높였지만 원정에서 0-2로 패하며 연장에 돌입했고, 결국 연장 후반 9분 모리와키 료타에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고 고개를 떨궜다.
경기에서 제주는 단순한 패배 이상의 상처를 입었다. 경기 종료 직전 양 팀 선수의 충돌이 발생하며 추가 징계가 사실상 불가피한 상황이다.
종료 직전 제주 미드필더 권순형이 우라와의 외국인 공격수 즐라탄 류비안키치와 감정 싸움을 벌였고, 양 팀 선수단의 충돌이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벤치에 있던 제주 수비수 백동규가 경기장에 난입해 우라와의 주장인 아베 유키를 팔꿈치로 가격해 퇴장 당하는 등 격앙된 모습이 한동안 계속됐다.
경기 종료 후에는 결승골 당시 다소 큰 동작으로 결승골 세리머니를 했던 우라와 수비수 마키노 도모아키를 권한진이 추격하는 모습도 있었다. 당시 마키노는 라커룸으로 도망갔고, 이 장면을 일본 현지 언론은 '공포의 술래잡기'라고 표현하며 반감을 드러냈다.
우라와전이 끝난 뒤 권한진과 김원일 등 일부 제주 선수가 경기 중 도발적인 세리머니를 했던 우라와 수비수 마키노 도모아키를 추격하고 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경기 후 조성환 제주 감독은 "우라와 선수가 제주의 벤치 앞에서 자극적인 행동을 했다"면서 "패자도, 승자도 매너가 필요하다"고 아쉬운 속내를 드러냈다. 당시 일본선수는 '3대0으로 이겼다'는 의미의 손가락 세 개를 펼쳐 보이며 환호성을 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일은 그라운드 위의 단순한 충돌사건으로 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AFC는 곧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결과에 따라 AFC가 제주 구단에 중징계를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다.
'스포니치' 등 일본 현지 언론은 우라와가 AFC에 지난 경기에서 제주 선수가 폭력적인 행위로 AFC 챔피언스리그의 질을 떨어뜨렸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한 축구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이 충돌로 제주 선수나 구단의 징계와 벌금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크게 흥분한 이유는 우라와 일부 선수가 원인제공을 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