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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 'E클래스 독주'…팔고 나면 어김없는 '갑질'

사회 일반

    벤츠 'E클래스 독주'…팔고 나면 어김없는 '갑질'

    신차결함 사과,교환·환불 요구에 “AS만”…책임자 면담은 하늘의 별따기

    글로벌 자동차 기업인 메르세데스-벤츠가 결함이 발견된 신차를 교환 또는 환불해 달라는 소비자의 요구를 약관상 문제가 없다며 거부해 비난을 사고 있다.

    경기도 분당에 사는 김모(48)씨는 지난해 9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송파전시장에서 6천650여만원을 지불하고 신차인 벤츠 E220d를 구입했다.

    김씨는 신차 구입 두 달 뒤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나 차량을 구입한 송파서비스센터에 수리를 맡겼다. 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두차례 입고한 끝에 수리비가 신차교환프로그램 대상인 30% 이상 나왔고, 김씨는 같은 차급인 GLC 220d 프리미엄 차량으로 교환을 신청했다.

    그러나 교환을 신청한 'GLC 디젤'은 정부로부터 인증 허가를 받지 못해 언제 출고될지 확정이 되지 않은 상태였다. 더구나 GLC 220d 차량을 인도받기 하루 전에야 벤츠 측으로부터 이같은 설명을 들은 김씨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결국 차값에 차이가 나지만 조기 출고가 가능한 ‘C200 까브리올레’로 교환을 신청했고, 지난 1월26일 차량을 인도받았다.

    김씨가 신차교환프로그램에 따라 교환받은 벤츠 C200 까브리올레 (사진=독자 제공)

     

    더 큰 문제는 여기서부터였다.

    차를 인도받은 당일 고향으로 향하던 김씨는 고속도로상에서 자동차 연료게이지 표시눈금과 주행가능거리 표시창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고 벤츠 영업담당자와 벤츠콜센터에 자동차 불량 사실을 접수시켰다.



    다음날 긴급출동한 벤츠서비스센터 기사는 '연료통센서 오류'라는 진단을 내렸다.이외에 김씨가 교환받은 신차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상에 '목적지 검색 중'이라는 오류 메시지가 계속 뜨는 문제도 나타났다.

    연료통센서 오류 진단 컴퓨터 화면 (사진=독자 제공)

     

    주행가능거리 표시창 오류와 연료게이지 표시눈금 오류 화면 (사진=독자 제공)

     

    송파서비스센터에 차량을 입고했고, 한달 여 뒤인 3월초 수리가 완료됐다는 연락을 받았지만 이미 차를 소유하고 싶은 생각이 사라진 뒤였다.

    앞서 김씨는 차량을 입고시킨 뒤 벤츠코리아 콜센터를 통해 수차례 소비자 담당부서와의 대화를 요청했지만 벤츠 측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못했다. 차량 입고 후 한달 여 만에 연락을 해온 벤츠 딜러사 소비자 담당팀 직원은 환불을 해달라는 김씨의 요구에 "회사정책상 환불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김씨는 이후 담당 팀장과 두차례 면담을 했지만 딜러사 측은 "교환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답변과 함께 200만원 상당의 타이어교환권 또는 주유권 지급을 제시하며 무마를 시도했다.

    ◇ 반년 만의 임원 면담…"사과도 없이 해볼테면 해보라식"

    김씨는 "벤츠 측이 애초 결함이 있는 차를 팔았고, 특히 신차보상을 희망했던 GLC차량이 벤츠 코리아의 귀책사유로 국토부 인증을 받지 못해 어쩔수 없이 교환받은 차량마저 출고일부터 문제를 일으켜 대형교통사고를 당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며 "벤츠코리아의 무대응에 소비자로서 너무나 억울한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신차를 구매하자마자 연료통을 통째로 교체하는 수리를 받아 문제가 있는 중고차가 됐고, 사고 접수 이후 벤츠코리아와 딜러사의 안일한 대응으로 무려 4개월 이상 찻값에 대한 할부금만 부담하면서 차량을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벤츠코리아 측 관계자는 "회사 약관상 고객이 최종적으로 계약한 차량인 C200 까브리올레에 한해 사후서비스(AS)가 가능하며 신차로의 교환이나 환불은 어렵다"고 밝혔다.

    벤츠 딜러사 측 관계자도 "교환할 신차의 종류는 본인 동의하에 C200까브리올레로 결정이 됐고, 교환된 신차에 이상이 생겨 수리를 해드린 것"이라며 "고객이 요구하는 신차 교환이나 환불은 약관상 불가하다"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 역시 '김씨와 같은 사고의 경우 제조사의 약관에 따른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 기업 위상에 걸맞는 서비스 체계 갖춰야…벤츠 "약관에 따라 처리"

    지난해 9월 벤츠 E220d를 구입하면서 시작된 김씨와 벤츠코리아와의 공방은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김씨는 "신차 결함 접수 5개월만인 지난달 19일 벤츠코리아 담당 임원을 면담했지만 차량 결함에 대한 조사와 진정한 사과없이 문제를 덮기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공방이 반년 가까이 계속되면서 김씨는 물질적·시간적 손해와 함께 정신적 피로감까지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김씨는 "글로벌 기업을 자처하는 벤츠가 일련의 문제점에 대한 인정과 진정한 사과없이 문제를 덮기에만 급급한 행태를 보면서 개인의 문제를 떠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며 "문제가 생기면 빠져나갈 틈만 찾는 행태는 반드시 시정하고 기업의 위상에 맞는 서비스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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