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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하면서 비밀유지 서약서? 포커스뉴스의 이상한 '명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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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업하면서 비밀유지 서약서? 포커스뉴스의 이상한 '명퇴'

    2015년 8월 창간한 민영뉴스통신사 포커스뉴스가 지난달 31일 폐업을 선언했다. (사진=포커스뉴스 홈페이지)

     

    사측의 편집권 침해 행위에 맞서 직원들이 노조를 설립한 지 2주 만에 돌연 '폐업'을 선언한 포커스뉴스가, 명예퇴직 희망자에게 '비밀유지 서약서'를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포커스뉴스분회(이하 포커스뉴스분회)는 2일 '포커스뉴스 사측의 일방적인 폐업결정을 규탄한다'는 성명을 내어, 사측의 폐업 결정에 의문을 제기했다.

    2015년 8월 창간한 포커스뉴스는 만 2년도 채우지 못하고, 지난달 31일 폐업을 신고했다. 당장 임직원들 월급도 챙겨주지 못할 만큼 적자가 누적됐다는 것이 사측의 설명이었다.

    포커스뉴스분회는 "폐업이라는 극단적인 결정을 일방적이고 갑작스럽게 한 뒤 통보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 지난 4월 창간 이래 첫 흑자를 기록한 것 역시 폐업에 의문을 갖게 한다"며 "사원총회든 기자총회든, 전 사원이 모인 자리에서 현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타개하기 위한 노력을 시도하는 것이 수순"이라고 말했다.

    포커스뉴스분회는 "사측은 폐업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어떠한 소통의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다"며 "내부 구성원들은 갑작스러운 폐업 결정이 포커스뉴스의 사주 홍기태 솔본그룹 회장의 지시로 이뤄졌을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그 결정의 배경에 노조 설립이 있었다는 것 역시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포커스뉴스는 노조가 설립되기 전 비상대책위원회 당시 '노조에 동참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1기 성명을 최초로 배포한 기자에게 대기발령을 명령하고, 성명서 배포를 이유로 노조원을 고소하기도 했다.

    포커스뉴스분회는 "사측의 폐업 신고는 노조가 설립된 뒤 2주가 지나, 사측이 교섭에 나서야 할 때에 맞춰 이뤄진 결정이다. 포커스뉴스라는 신생 매체의 폐업은 홍기태 회장의 비뚤어진 언론관, 비정상적 노사관의 산물이며, 노조는 이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또한 포커스뉴스분회는 사측이 전 직원을 상대로 명예퇴직 신청 때 받는 '퇴직자 영업비밀 유지 서약서'의 존재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 서약서에는 △동종업계 취업시 사측으로부터 사전에 허가를 맡을 것 △퇴사 이후 회사 이익 침해행위 금지 등의 조항 등 매우 포괄적인 형태의 비밀유지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서약서에는 서약을 위반할 시 시정조치, 사과문 제출, 손해배상을 할 의무와 함께 위반행위 1건 당 1천만 원, 총 2억 원 한도의 위약벌 약정도 포함돼 있다.

    포커스뉴스분회는 "폐업을 한 회사로부터 어떻게 사전 허가를 맡을 것이며, 폐업을 한 회사의 이익을 어떻게 침해한다는 말인가? 또 이 서약서는 '업무와 관련 없이 개인이 취득한 정보를 회사에 반납하고 공개하지 말 것'까지 규정하고 있다. 업무와 관련없이 취득한 정보를 왜 회사에 반납해야 하고, 퇴직 이후까지 왜 회사가 통제하려 드는가"라고 반문했다.

    포커스뉴스분회는 "이미 몇몇 조합원은 사측의 명예퇴직을 거부하고 포커스뉴스 사측의 행태를 끝까지 감시하기로 결의했다. 아울러 그간 자행했던 부당노동행위와 홍기태 개인의 언론 사유화에 대한 문제제기도 끝까지 이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포커스뉴스에서는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전후로 편집권 침해 논란이 일어났다. 포커스뉴스분회에 따르면 사측은 선거 당일인 5월 9일,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떤 기사도 작성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고, 11일에는 '문재인 대통령 100人' 제하의 기사 101건을 '가짜뉴스'로 규정해 일괄 삭제했다.

    대선 전에도 포커스뉴스에서는 △유승민 바른정당·심상정 정의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취재 및 기사작성 배제 지침 △'안보'를 강조하라며 온 국민의 아픔이었던 세월호 참사 관련 기사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사를 내리도록 한 편집 지침 △여론조사 기사 작성 금지 및 무차별적인 기사 삭제 등의 일이 일어났다. 이에 반발한 직원들은 비대위 체제를 꾸렸으며 이후 전국언론노동조합에 가입해 포커스뉴스분회를 설립했다. 사측의 갑작스런 '폐업' 통보는 노조 설립 2주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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