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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갈까? 말까?"…고민에 빠진 여행객들

사회 일반

    "필리핀 갈까? 말까?"…고민에 빠진 여행객들

    분쟁지역 전문 김영미 피디 "필리핀, 테러여도 아니라고 말할 수 있어…"

    계엄령이 선포된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섬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섬에 계엄령이 선포되고, 수도 마닐라 한 복판에서 총기난사사건까지 발생하면서 필리핀 여행을 준비했던 여행객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마닐라 카지노에서의 총기난사 및 방화 사건은 민다나오 섬에서 정부군과 이슬람 무장단체인 IS가 내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발생해 테러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필리핀 방문을 계획했던 여행객들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 "언제 어디서 테러 일어날 지 몰라 불안…"

    이달 말 가족들과 함께 필리핀의 유명 휴양지인 세부로의 여행을 계획했던 이진숙씨(40.여.경기 남양주).

    얼마전 필리핀 남부의 한 섬에서 계엄령이 선포돼 내전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여행지와 거리도 멀고 모처럼 준비한 해외여행을 취소하고 싶지 않아 예정대로 진행하려는 마음이 더 컸다.

    하지만 지난주 수도 마닐라의 한 카지노에 무장한 괴한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하고 방화를 저질러 한국인 관광객 1명을 포함해 37명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행하자 결국 여행을 취소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이씨는 "계엄령이 선포된 지역이 (우리가 가려던 곳하고) 멀다고 해서 그냥 가려고 했다"며 "그런데 (총기난사사건으로) 한국인도 죽었다고 하고, 또 어디서 테러가 있을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괜히 가족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게 아닌가 불안해서 취소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4일 현재 여행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에는 필리핀 여행 취소 수수료 등을 문의하는 글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한 카페 회원은 "가려고 예약 다 끝냈는데, 마닐라에서 사고가 터지니 불안하다"며 "취소하면 얼나마 돌려받을 수 있는지, 상담원들이 다 통화 중이라 답답하다"는 글을 남겼다.

    계엄령에다 카지노 총기난사사건까지 겹친데다, 이틀전에는 필리핀 남서부 휴양지인 팔라완섬에서 보트 투어에 나섰던 일본인 관광객 2명이 괴한에 잔인하게 살해당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필리핀 여행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필리핀은 지난해 해외여행지 가운데 한국 사람들이 여섯 번째로 많이 찾은 곳이다.

    여행 업계에서도 잇따른 사건사고로 인해 필리핀 여행 취소 사례가 증가할 가능성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여행업체 모두투어 관계자는 "통상 필리핀 여행상품은 예약 고객이 취소 고객보다 매일 평균 200~300명씩 많은데 계엄령 선포 이튿날인 지난달 24일과 25일에는 반대로 취소 고객이 예약 고객보다 평균 100명씩 많았다"며 "이번 총기난사사건이 여행 취소로 이어질지는 5일이나 6일쯤이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필리핀 마닐라 소재 호텔에서 일어난 총격·방화사건으로 한국인 1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 '개인 일탈' vs 'IS 테러'…"당분간 필리핀 여행 자제해야"

    특히 총기난사사건의 경우 IS가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테러 피해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상황.

    이런 가운데 필리핀 당국은 마닐라 총기난사건에 대해 테러로 규정하는 것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필리핀 당국은 "마닐라 총기난사사건을 테러가 아닌 카지노에서 돈을 잃고 앙심을 품은 개인의 일탈로 규정하고, 여행객들의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필리핀 당국의 이같은 입장은 주요 외화 수입원인 관광산업의 타격을 우려한 시각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분쟁지역 취재를 전문으로 해온 김영미 PD는 "필리핀 당국은 이 사건이 테러여도 아니라고 할수 있다. 관광수입으로 먹고 사는 나라이기 때문"이라며 "라마단과 필리핀 치안 상황, 계엄령 등으로 필리핀 방문은 당분간 자제하는 편이 좋겠다"고 당부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교전이 있는 마라위시가 있는 민다나오섬은 최상위 경보단계인 ‘여행금지’(4단계)다. 다만 이 섬에서 다바오와 카가얀데오로시는 철수권고(3단계) 상태다.

    주요 휴양지인 보라카이섬, 보홀섬, 세부막탄섬, 수빅시는 여행유의(1단계)로, 이들 지역을 제외한 필리핀 전역은 여행자제(2단계)로 지정돼 있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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