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이 이달 중 나올 예정인 가운데 은행권도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긴장의 고삐를 놓지 않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이 단순 일몰이 아닌 기존의 규제방식을 벗어난 새로운 대책을 내놓을 경우를 대비해, 은행권 공동 태스크포스(TF)를 마련해 논의하는 방안 등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8일 금융당국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 KB국민, KEB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오는 7월 말 일몰될 예정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과 관련해 당국이 내놓을 행정지도 방안에 주목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2014년 8월 LTV는 50~70%에서 70%, DTI는 50~60%에서 60%로 각각 완화한 것이 이번 정부에서 가계부채 급증의 원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규제 완화 직전인 2013년 말 LTV 60%를 넘는 담보대출의 비중은 19.3%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시중은행이 새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 13조 2천억원 가운데 이같은 대출 비율은 46.1%에 이르는 6조 1천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미 두 차례 일몰을 앞두고 연장됐던 규제가 이번에도 또 한 차례 연장될 지,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대책으로 시장에 제시될 지 관심이다. 정부는 LTV와 DTI를 지역별, 차주별로 선별 강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은행권은 행정지도 방안이 나오는 대로 공동 TF를 구성하는 방안을 포함해 대비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만약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 수준이 일몰에 따른 원상 복귀 정도라면 관행대로 하면 돼서 TF까지는 필요없겠지만, 지역별·차주별로 들쭉날쭉한 대책은 형성성 문제가 제기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원상 복귀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판단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은 정부의 일몰 판단이나 규제를 따라야 하는 입장"이라면서도 "기존에 없던 사례(행정지도)라면 은행권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때처럼 TF를 구성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올 초부터 금융당국이 주도하는 TF에 참여해 은행권이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DSR 가이드라인 마련, 시뮬레이션 작업 등을 하고 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도 "은행별로 대처를 하면 고객이 분산될 수 있다"며 "은행권 공동으로 방향성을 잡고 처리해나가는 게 필요할 것 같다. 아직 구성된 것은 없지만, 새로운 정책방향이 정해지면 TF 차원에서 논의하는 것이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안팎에서 LTV와 DTI 비율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지역별차주별로 선별 강화하는 방안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규제를 '일률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 팀장은 "역대 정부도 투기지역이나 과열지구에 제한적으로 차등을 줘 비율을 적용했는데 특정 지역만 선정해 규제하는 것은 좋은 접근 방식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문제는 전국적 사안인데 또 다른 지역을 도식화할 수 있는 여지가 있고, 특정 지역들이 반발할 수 있어 차등을 둘 필요는 없다. 일률적으로 규제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